퍼플키스 수안, 프로듀서 정키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수안은 지난 2일 첫 싱글 'Twenty'를 발매했다. 신보 'Twenty'는 정키가 프로듀싱을 맡았고, 수안이 전곡 작사에 참여했다. 이번 앨범에는 동명의 타이틀곡 'Twenty'와 사랑에 빠진 이의 설렘을 표현한 '나를 비추면 (Be my everything)'이 수록됐다. 스무 살을 맞이하며 느낀 두려움과 설렘 등 복합적인 감정을 녹여낸 수안은 어른이 되는 것을 두려워 말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마음껏 펼치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담았다.
데뷔 2년 4개월 만에 솔로 가수로 첫 발을 내디딘 수안. 스무 살의 시작과 함께 'Twenty'로 새로운 음악 활동을 예고한 그와 정키를 최근 스타뉴스가 만났다.
◆ "전부 엎고 수정 녹음"..'Twenty'가 완벽할 수밖에 없는 이유
퍼플키스 수안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정키는 "지난해 늦가을부터 수안의 솔로 앨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가이드 녹음을 하면서 타이틀곡을 추리기 시작했다. 당초 딱 두 곡만 쓴 게 아니라 열 곡 가까이 작업을 한 이후 모두의 투표를 통해 두 곡을 선별했다. 나, 수안, 소속사 대표님의 의견이 모두 같았다"라며 수안의 솔로 데뷔곡 선정 방법을 설명했다.
"'리슨 업'에서 수안과 '밤이 깊었네'를 했을 때 저도 까먹고 있었는데 녹음이 끝나고 친구들에게 전화해서 '괴물이 나타났다', '천재 보컬이 나타났다'라고 했대요. 물론 당시 수안이 잘했던 건 기억이 나지만, 통화한 기억은 없었는데 이번에 수안과 새롭게 작업을 한다고 하니까 친구들이 이야기해 주더라고요." (정키)
정키는 수안의 보컬에 푹 빠진 만큼 함께 작업을 하면서 재미도 있었지만, 그에 못지않은 부담감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정키는 "내가 수안의 첫 앨범을 프로듀싱하면 나와의 작업물이 어떠냐에 따라 다음 앨범의 작곡가가 곡을 쓸 때 참고가 될 것 같았다. 이렇게 재능 있는 아티스트가 앞으로 더 큰 날갯짓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기 때문에 부담감과 책임감을 가지긴 했지만 재밌었다"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정키는 선배 아티스트로서 수안의 첫 솔로 시작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대한 조언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까지 제시하면서 그의 솔로 데뷔를 열정적으로 응원했다고. 수안은 정키와 나눈 방향성에 대해 "평소 대중들에게 딥하고 몽환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드려서 '솔로곡도 비슷한 분위기로 가지 않을까'라고 생각하셨을 것 같았다. 때문에 이번에는 풋풋한 보컬을 사용해 퍼플키스에서는 보여드리지 않았던 새로운 모습으로 리스너들에게 재미를 드리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Twenty'는 그간 수안이 보여줬던 파워풀하면서도 팝적인 보컬이 아닌, 다소 힘을 빼고 편안하게 부른 듯한 느낌이 강했다. 리스너들의 공통적인 반응이기도. 이에 수안은 "많은 분들이 '힘 빼고 부른 것 같다'라고 해주셔서 다행이었지만, 난 그 어느 때보다 정말 열심히 부른 힘든 노래였다. 특히 한 곡을 나만의 목소리로 혼자 채우다 보니까 기승전결 디테일이 많아서 꽤나 애를 먹었다. 심지어 두 곡 끝까지 다 불렀다가 엎고 다시 부를 정도로 수정 녹음도 굉장히 많이 했다. 그래서 더 애정이 간다"라고 고백했다.
"제가 수정 녹음을 요청한 이유는 아이러니하게 매주 녹음을 할 때마다 계속 좋아지는 거예요. 곡을 이해하는 능력이 굉장히 좋더라고요. '이렇게 부를 수 있었는데 지난주에는 왜 이렇게 안 했어?'라고 농담을 할 정도였죠. 아쉬움이 남아서 완벽함을 추구하려다 보니까 엎고 새로 녹음을 하게 됐어요." (정키)
◆ 수안 음색에 제대로 반한 정키.."처음 보는 무적 보컬"
프로듀서 정키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정키는 "'수안의 보컬이 세계에서도 통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이 있어서 그 감성이 통용되는 노래를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발라드를 하더라도 전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느낌의 발라드 장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번 앨범 발매 후, 정통 발라드까지는 아니고 수안 목소리와 잘 어울리는 미디움 템포 발라드도 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라며 'Twenty'와 같은 장르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정키는 "수안이 스무 살인 점을 많이 고려했다. 또 수안의 보컬 톤이 워낙 강렬하다 보니까 이미 소속사에서 센 발라드 곡을 많이 받았을 것 같았다. 센 노래를 하더라도 나이를 밝힌 이후 점점 무르익어가는 아델처럼 수안도 점점 무르익는 노래를 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처음에는 순수한 동심의 앨범을 내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그래야 작곡가들이 수안의 다음 앨범을 작업할 때 좋은 상상력을 준비할 수 있는 레퍼런스를 주지 않을까 싶어서 주제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 발라드로 한 번 히트하면 발라드를 벗어나기 힘들다. 나와 작업한다고 발라드를 하면 수안의 재능을 일부분 밖에 보여줄 수 없을 것 같아서 발라드는 피하려고 했다"라며 수안을 향해 무한 애정을 드러냈다.
"본인 취향인 가수를 만나면 그 사람이 세상에서 제일 예쁘고 자식같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리슨 업'에서 수안과 최고 점수를 받았었는데 당시 MC였던 다이나믹 듀오 개코 형이 '정키가 일찍 결혼했으면 수안 같은 딸이 있었을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더 애정이 가고, 조카처럼 가깝게 느껴져서 책임감도 생기죠. 수안은 굉장히 보기 드문 재능이 있는 가수예요. 단순히 '노래 잘하고 어린 친구'가 아닌, '천재'에요. 저뿐 아니라 스태프들도 수안을 천재라고 바라보니까 더 큰 시너지가 나타나는 것 같아요. 수안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언제든지 돕고 싶어요." (정키)
정키는 수안의 매력 포인트도 자랑했다. 정키는 "누군가는 얼핏 들으면 '목소리 특이하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수안은 그 특이함 속에 '아이'가 있다. 이게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방향이 여러 개로 나갈 수 있다. 허스키 보이스에서 목이 상하면 농익으면서 허스키함만 남는데 수안은 아직 건재하다 보니까 표현할 수 있는 방향성이 다양해진다. 모든 장르로도 표현이 가능하니까 수안의 재능을 높게 보고 있다. 어느 한쪽으로 고착되지 않고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정키는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규모가 작든 크든 국내외로 전국 혹은 월드투어를 개최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국적 상관없이 팬들이 늘어날 것 같다. 수안의 목소리를 실제로 들어야 한다. 라이브가 녹음에 절대 뒤처지지 않는다"라며 수안의 라이브 실력까지 칭찬했다.
"수안이 가지고 있는 허스키한 보컬, 어린 나이, 스킬 등을 하나하나 뜯어놓으면 특화된 사람들이 있어요. 근데 수안은 이 모든 게 합쳐졌기 때문에 너무 무적이에요. 옆에서 듣고 있으면 '정말 잘한다'라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올 수밖에 없어요. 수안 같은 보컬을 국내에서 정말 보지 못한 것 같아요.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가수가 잘 돼야 수안을 롤모델로 삼고 연습하는 친구들이 많이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정키)
◆ "'Twenty' 듣더니 울컥"..퍼플키스→마마무 문별 응원ing
퍼플키스 수안, 프로듀서 정키 /사진=김창현 기자 chmt@
특히 'Twenty'는 스무 살을 맞이한 수안만의 이야기를 그려낸 트랙인 만큼 그는 지난 10대를 추억함과 동시에 앞으로 펼쳐질 20대를 머릿속으로 그려봤다.
"저의 10대는 연습생이 되기 전후로 나뉠 수 있는 것 같아요. 전에는 공부도 열심히 하고 반장도 할 만큼 모범생 이미지여서 중학교 2학년 때 연습생 생활을 시작하니까 담임 선생님이 굉장히 아쉬워하셨어요. 연습생 후에는 여러가지 평가들을 하느라 힘든 일이 많았지만, 그때마다 김도훈 대표님이 제 노래를 아껴주시고 많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했어요. 20대에는 지금 'Twenty'를 발매하는 것처럼 제 이야기를 담은 곡들이 꾸준히 나왔으면 좋겠어요. 그룹 활동도 병행하다 보니까 퍼플키스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싶어요." (수안)
정키는 'Twenty' 녹음을 하면서 수안에게 특별히 조언을 해준 부분도 언급했다. 다만 수안은 본인이 디렉팅을 해주는 것보다 편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게 결과적으로 더 좋았다고. 정키는 "내가 디렉을 몇 번 줬는데 그보다 '내가 지금까지 한 말 전부 무시하고 편하게 불러봐라'라고 한 게 훨씬 좋았다. 수안은 편하게 해주고, 본인이 노래하는 맛을 잘 살릴 수 있게 서포트해주는 게 좋은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수안 또한 "퍼플키스는 콘셉추얼한 곡들이 많다 보니 멤버로서 녹음할 때 PD님들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더 내야할 것 같아'라고 해주시긴 했다. 하지만 정키는 그런 거 없이 완전 자유롭게 풀어주셨다. 또 그 안에서 다양하게 해보라면서 나를 많이 존중해주셨다"라고 털어놨다.
수안을 편안하게 해준 사람은 정키 외에 또 있었다. 바로 퍼플키스 멤버들. 특히 수안은 'Twenty' 작업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멤버들에게 한 번도 곡을 들려준 적이 없다면서 "작업 중간에 들려주는 게 긴장되기도 했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만큼 완성된 것만 들려주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중간에 힘들 때는 '할 수 있는 거 편안하게 하면 될 것 같다'고 조언을 해주기도 했다. 완성본을 들려줬을 때는 '울컥했다'고 하더라. 사실 나도 울컥했었다. '진심으로 나를 응원해주고 바라봐주는 사람들이 있구나'라는 생각에 감사했다"라고 퍼플키스 멤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소속사 RBW 선배 아티스트들의 응원도 이어졌다. 수안은 "유튜브를 통해 처음으로 청음회 콘텐츠를 선보였다. RBW 선배님들이 거의 다 참여해주셨다. 문별이 '노래를 딱 들었을 때 걸 그룹이 아니고 솔로 아티스트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의 퀄리티다'라고 해주셨다. 또 공통적인 의견이 '생각 외의 콘셉트를 하게 됐는데 요즘 트렌드, 수안의 상황과 걸맞은 곡인 것 같다' 였다. '드라이브송', '자기 직전에 들어도 편안하게 들을 수 있다'고 해주셔서 감사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