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잘하는데' 문동주 시즌은 8월에 끝난다... 멀리보는 한화, 최원호식 미래지향적 투수 관리

잠실=안호근 기자  |  2023.07.13 07:57
한화 문동주가 12일 LG전 역투하고 있다. /사진=OSEN 한화 문동주가 12일 LG전 역투하고 있다. /사진=OSEN
속구 최고 시속 160㎞를 기록할 정도로 위력적인 속구를 앞세워 리그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괴물' 문동주(20·한화 이글스). KBO리그는 10월까지 페넌트레이스를 치르지만 문동주의 시즌은 8월이면 마무리된다. 이 무슨 납득하기 힘든 이야기일까.


문동주는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시즌 10차전에서 7⅓이닝 동안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 호투, 시즌 6승(6패) 째를 수확했다.

지난해 데뷔한 문동주는 부상과 부침을 겪었고 올 시즌 한 단계 진보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16경기에서 83이닝을 소화하며 첫 풀타임 시즌을 훌륭하게 소화해내고 있다. 평균자책점(ERA) 또한 3.47로 팀 선발진 가운데 펠릭스 페냐(2.83) 다음으로 낮다.


이날도 7회까지 압도적인 피칭을 펼치다가 투구수가 100구를 넘어가며 다소 흔들린 게 옥에 티일 뿐이었다. 문동주는 이날 종전 개인 최다 투구수(101구)를 넘어 108구를 뿌리는 혼신의 역투를 펼쳤다.

이런 보물 같은 투수의 시즌이 제한적이라는 게 아이러니하게 느껴진다. 최원호 감독은 11일 잠실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문동주가 내일(12일) 등판하면 후반기 7경기 정도 활용할 계획"이라며 "비가 안와서 정상적으로 던진다면 8월 마지막 주 정도에 끝난다. 비가 오면 조금 미뤄질 수 있지만 총 115이닝에서 최대 120이닝 정도로 던지게 하려고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승리를 이끈 문동주(왼쪽)와 하이파이브하는 최원호 감독. /사진=OSEN 승리를 이끈 문동주(왼쪽)와 하이파이브하는 최원호 감독. /사진=OSEN
최원호 감독은 공부하는 지도자로 잘 알려져 있다. 단국대학교에서 체육학 석사와 운동역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최원호 피칭연구소'를 설립해 투수 전문가로서 입지를 탄탄히한 뒤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프로에서도 14시즌 동안 활약했던 투수다.

누구보다 투수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는 지도자다. 그렇기에 한국을 빛낼 기대주가 오랫동안 활약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도 명확히 알고 있었다.

최 감독은 "아시안게임에서 10이닝 정도를 던져도 130이닝 이하가 되도록하면 괜찮을 것 같다"며 "8월 말 정도에 (개인 일정이) 끝나면 대회까지 3주 정도가 남으니 한국시리즈까지 등판하고 가는 선수들과 비교하면 훨씬 좋은 컨디션에서 가는 것이다. 본인이 더 편할 것이다. 보통 한국시리즈에 직행하고 3주 정도 쉬고 나서면 훨씬 공이 좋아지곤 한다"고 말했다.


이제 풀타임 첫 시즌을 치르고 아직은 성장하는 과정이기에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날 승리로 한화는 8위로 뛰어올랐고 공동 4위 NC, 롯데와 승차가 3경기에 불과해 가을야구까지도 충분히 노려볼 만하기에 에이스 문동주의 시즌을 조기 마감시키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음에도 눈앞의 성과보다는 더 먼 미래를 기약하겠다는 것이다.

최 감독은 전반기 마지막 등판 일정을 소화한 문동주는 7이닝까지 완벽한 투구를 펼쳤고 개인 최다인 108구를 던지며 8회 1사까지 책임졌다. 최 감독은 경기 후 "앞으로 2주간 쉬기 때문에 오늘 문동주를 길게 가져가려는 계획이 있었는데 8회까지 올라와 최소실점으로 역투해줬다"고 칭찬했다.

12일 경기 승리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문동주. /사진=안호근 기자 12일 경기 승리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문동주. /사진=안호근 기자
문동주는 시즌 조기 마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오늘 경기가 있어서 생각을 안 해봤다"는 그는 "사실 내가 컨디션 조절을 할 만한 상황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하면 될 것 같다"는 교과서적인 답변을 내놨다.

이밖에도 최 감독은 젊고 유망한 투수들을 선발로 기용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최고 시속 160㎞에 육박하는 공을 바탕으로 마무리 욕심을 나타냈던 신인 김서현(19)이 시즌 초반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갔고 선발 수업을 시키고 있다.

최 감독은 11일 경기 전 "선발로 시작해서 다양한 경험 토대가 돼야 나중에 불펜 전환해도 훨씬 성공 확률이 높다. 처음부터 불펜하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없다. 위기 상황 경험을 못한다. 불펜에선 위기를 겪도록 놔두지 않기 때문"이라며 "또 선발 투수 여러 덕목 중 하나는 건강한 신체다. 그렇기에 젊은 투수들이 선발진에 들어오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고 밝혔다.

퓨처스리그에서 선발로 3경기에 나섰고 특히 지난 6일 경기에선 5⅔이닝 7탈삼진 1실점 호투하며 후반기 5선발 후보 중 하나로 떠올랐다. 최 감독은 "(김)서현이가 목요일(13일) 등판 예정인데 결과 보고 생각하고 있다. 장민재와 둘 중 더 좋은 선수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문동주가 자리를 비우게 될 9월 이후 김서현이 그 자리를 메워주는 것이다. 불 같은 강속구를 뿌리는 우투수라는 점에서 공통 분모가 있기에 김서현이 연착륙한다면 공백을 최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 김서현. /사진=OSEN 한화 김서현.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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