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빙 캐치 실패→투런포+4타석 출루' 임병욱 결자해지, 키움 59일 만에 3연승 질주... 롯데 3연패 [고척 현장리뷰]

고척=김동윤 기자  |  2023.08.20 18:02
키움 임병욱. 키움 임병욱.
키움 하영민. 키움 하영민.
키움 히어로즈가 불펜 투수들의 릴레이 호투에 힘입어 롯데 자이언츠전 스윕에 성공했다. 6월 20~2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약 두 달만의 시리즈 스윕이자 3연승이다.


키움은 20일 서울특별시 구로구에 위치한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롯데에 7-6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46승 3무 64패를 기록한 키움은 9위 삼성과 격차를 1경기 차로 좁혔다. 롯데는 3연패에 빠지면서 50승 54패로 5위 진입을 앞두고 주춤하게 됐다. 공동 5위 KIA 타이거즈, 두산 베어스가 아직 경기를 치르지 않은 가운데 격차가 2경기로 벌어졌다.


쉽게 이기기 어려운 경기였다. 키움은 신인 오상원이 데뷔 첫 선발 등판을 한 반면, 롯데는 최근 반등한 박세웅이 나섰기 때문. 선발 싸움은 예상대로 흘러갔으나, 키움 불펜이 버텨내면서 역전승을 해냈다.

2회부터 등판한 하영민이 2⅓이닝 1실점으로 안 좋은 흐름을 끊었고, 박승주(2이닝 무실점)-문성현(1이닝 무실점)으로 버텼다. 김재웅이 2실점하긴 했으나, 이명종이 1이닝 무실점으로 위기를 차단하면서 승리 투수가 됐다. 마무리 임창민은 키움이 7-6으로 앞선 9회말 올라와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시즌 21세이브를 따냈다. 타선에서는 임병욱이 2타수 2안타(1홈런) 2볼넷 2타점 3득점으로 전 타석 출루에 성공하며 역전승을 이끌었다. 1회 다이빙 캐치 실패로 인한 실점을 만회하는 결자해지 활약이었다.


한편 롯데 박세웅은 6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9탈삼진 3실점(1자책)으로 기대대로 호투했으나, 불펜의 방화로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타선에서는 이정훈과 정보근, 배영빈이 각각 3안타를 때려냈으나, 승부를 뒤집기엔 부족했다.





8월 20일 롯데 자이언츠-키움 히어로즈 선발 라인업





롯데 한동희(왼쪽)와 키움 오상원. /사진=OSEN 롯데 한동희(왼쪽)와 키움 오상원. /사진=OSEN


롯데는 안권수(좌익수)-김민석(중견수)-이정훈(지명타자)-안치홍(1루수)-윤동희(우익수)-한동희(3루수)-박승욱(2루수)-정보근(포수)-배영빈(유격수)으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은 박세웅.


키움은 김준완(좌익수)-김혜성(2루수)-로니 도슨(중견수)-송성문(3루수)-김휘집(유격수)-이주형(지명타자)-전병우(1루수)-임병욱(우익수)-김시앙(포수)으로 타순을 꾸렸다. 선발은 오상원.

양 팀 라인업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기대주' 한동희의 복귀와 키움 신인 오상원의 첫 선발 데뷔전이다. 한동희는 지난 7일 성적 부진을 이유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1군 말소 전까지 한동희의 시즌 성적은 타율 0.217(254타수 55안타), OPS 0.569. 하지만 이학주가 18일 경기에서 주루 도중 충돌해 부상당한 것을 비롯해 주전 내야수들이 잔부상에 시달리면서 한동희의 존재가 필요해졌다. 1군 말소 후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0.455(22타수 10안타) 2홈런 6타점으로 활약한 것도 이유가 됐다.

경기 전 래리 서튼 감독은 "지금 내야에 부상 선수도 있고 잔부상이 있는 선수들이 많다. 모두 100% 몸 상태가 아니다. 니코 구드럼은 햄스트링에 당김 증상이 있고 노진혁은 이번 주 4경기 연속 나가면서 피곤한 모습을 보였다. 안치홍도 무릎에 살짝 통증이 있고 정훈은 지난주부터 계속 몸 상태가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야수 백업이 필요했다. 한동희는 2군에서 22타수 10안타를 기록할 정도로 좋은 조정 과정을 거쳤고, 몸 상태도 굉장히 좋다. 오늘(20일) 콜업하려고 계획한 건 아니지만, 여러 가지 상황과 변수를 고려해 한동희가 필요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키움 오상원은 시즌 첫 선발 등판을 가진다. 청원중-선린인터넷고를 졸업한 오상원은 2023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16번으로 키움에 입단했다. 지난달 29일 고척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구원 등판하며 1군에 데뷔했으나, 2경기 3이닝 3실점을 기록한 채 2군으로 향했다. 퓨처스리그 성적은 19경기 평균자책점 6.06. 하지만 최근 아리엘 후라도가 휴식을 취하고 정찬헌의 부상이 재발하면서 선발 로테이션에 공백이 생겼고 막중한 임무를 띄게 됐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3이닝까지만 잘 버텨줬으면 좋겠다. 본인이 준비했던 그 모습만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올해 신인이기 때문에 큰 걸 바라지 않는다. 선발 투수로 수업을 받았기 때문에 잘하면 좋겠지만, 가능성을 본다는 것에 비중을 두고 싶다"고 기대했다.





'1회 실책→4회 추격의 투런포' 임병욱의 결자해지... 롯데 박세웅, 꿋꿋하게 2경기 연속 QS 성공





키움 하영민. 키움 하영민.
키움 임병욱. 키움 임병욱.
롯데 박세웅. 롯데 박세웅.


신인의 떨리는 첫 선발 경기를 선배들이 도와주지 못했다. 키움 오상원은 안권수를 2루 땅볼, 김민석을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순조롭게 시작했다. 이정훈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한 뒤 안치홍에게도 우측 방향 큰 타구를 내줬다. 이때 우익수 임병욱의 수비가 아쉬웠다. 다이빙 캐치를 시도했으나, 실패로 돌아가면서 선취점을 내줬다.

1회를 어렵사리 막아냈으나, 결국 롯데의 집중타를 이겨내지 못했다. 롯데는 2회 선두타자 박승욱이 볼넷으로 출루했고 정보근이 좌전 안타, 배영빈이 우전 안타로 무사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이날 1군 데뷔전을 치른 배영빈의 KBO 첫 안타였다. 안권수와 김민석을 범타 처리하면서 위기를 넘기는 듯했으나, 이정훈에게 우중간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고 안치홍을 맞히면서 결국 하영민과 교체됐다. 하영민이 윤동희를 포수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 처리하면서 추가 실점은 없었다.

오상원은 1⅔이닝 5피안타 3사사구(2볼넷 1몸에 맞는 볼) 1탈삼진 3실점으로 데뷔 첫 선발 등판을 마무리했다. 총 투구 수는 55구(직구 30개, 슬라이더 18개, 체인지업 7개)였고 최고 구속은 시속 145㎞였다.

롯데의 분위기로 흐를 것 같았던 경기는 구원 등판한 키움 두 번째 투수 하영민의 호투와 타선의 집중타로 팽팽하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하영민은 3회를 삼진 2개 포함 삼자범퇴로 끝낸 뒤 4회 배영빈에게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맞은 위기에서도 실점을 최소화했다. 롯데는 안권수의 희생번트와 김민석의 중견수 희생플라이 타점으로 한 점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이정훈이 좌전 안타와 폭투로 2루에 도달했으나, 안치홍이 중견수 뜬 공으로 물러났다.

키움 타선도 점수를 뽑아냈다. 1회 아쉬운 수비를 보여준 임병욱이 결자해지했다. 임병욱은 3회말 선두타자로 나서서 볼넷으로 출루했고 김시앙의 안타 때 3루까지 도달했다. 김준완이 3루수 키를 살짝 넘기는 절묘한 안타 때 홈을 밟았다. 4회에는 2사 2루에 들어서서 박세웅의 2구째 시속 123㎞ 커브를 걷어올려 고척돔 우측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15m의 시즌 5호포.

그러나 박세웅도 추가 실점 없이 끝까지 마운드를 책임졌다. 5회 김준완을 9구 승부 끝에 루킹 삼진을 돌려세운 데 이어 도슨에게도 헛스윙 삼진을 끌어내면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6회 역시 두 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삼자범퇴로 이닝을 끝냈고 7회를 앞두고 김상수와 교체됐다. 박세웅은 6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9탈삼진 3실점(1자책)으로 시즌 11번째 퀄리티 스타트를 달성했다. 총 투구 수는 107구(직구 37개, 커브 25개, 슬라이더 19개, 슬러브 14개, 포크 12개), 최고 구속은 시속 149㎞였다.





보답받지 못한 박세웅의 QS 호투, 마무리 김원중도 막지 못했다... 난타전 끝에 키움 7-6 역전승





키움 김혜성. 키움 김혜성.
롯데 김원중. 롯데 김원중.


박승주가 5, 6회를 2이닝 1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 문성현이 7회를 안타와 볼넷 없이 한동희만 삼진으로 잡아내며 실점 없이 마무리하면서 1점 차 팽팽한 승부가 이어졌다. 불펜 투수들의 잇따른 호투에 타선이 응답했다. 7회 바뀐 투수 김상수를 상대로 대타 김태진이 출루했다. 앞서 4회에도 실책을 범한 2루수 박승욱이 이번에도 땅볼 타구를 한 번에 잡지 못한 것. 뒤이어 임병욱이 중전 안타, 김동헌이 희생번트로 1사 2, 3루를 만들면서 실책은 더욱 뼈아프게 다가왔다.

김준완이 좌익수 뜬 공으로 3루 주자 김태진을 홈으로 불러들였고 김혜성은 김상수의 바깥쪽 직구를 결대로 밀어 쳐 좌익선상 1타점 2루타로 5-4 역전을 만들었다. 롯데는 구승민으로 마운드를 교체했으나, 도슨이 중전 1타점 적시타로 한 점을 더 뽑았다. 키움의 6-4 리드.

하지만 롯데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대타 작전이 모두 들어 맞았다. 8회 시작에 앞서 박승욱을 대신한 정훈은 바뀐 투수 김재웅을 상대로 볼넷을 골라 걸어 나갔고 정보근의 우중간 2루타 때 전력질주로 홈을 밟았다. 정보근이 대주자 고승민으로 교체됐고, 고승민은 배영빈의 좌전 안타 때 3루까지 진루했다. 이번엔 안권수 대신 들어온 전준우가 바뀐 투수 이명종을 상대로 땅볼 타구를 만들며 고승민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6-6 동점. 후속타 불발로 역전은 이뤄지지 못했다.

난타전이 이어졌다. 키움은 8회말 대타로 들어선 이용규가 볼넷 출루, 김태진이 우전 안타, 임병욱이 또 한 번 볼넷을 골라내면서 1사 만루 찬스를 잡았다. 롯데는 마무리 김원중을 소방수로 투입했으나, 김동헌을 2구 만에 맞히면서 밀어내기로 6-7 역전을 허용했다.

키움은 마무리 임창민이 9회 등판해 1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내면서 7-6으로 승리, 3연승을 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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