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맨 오른쪽)을 필두로 경기장에 들어서는 한국 축구대표팀.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드리블 시도하는 손흥민(가운데).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클린스만호가 5경기 무승 부진을 이어갔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8일 오전 3시 45분(한국시간) 영국 웨일스의 카디프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일스와 A매치 평가전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결과는 물론, 내용도 좋지 못했다. 분위기를 완전히 뺏겼다. 전체슈팅만 놓고 보면 한국이 4개, 웨일스는 11개였다. 상대보다 훨씬 찬스가 적었다. 이마저도 대부분 손흥민이 만들어낸 것이다. 이날 손흥민은 슈팅 3개를 날렸다. 한국의 유효슈팅은 1개뿐이었는데, 이것도 손흥민의 슈팅이었다. 전반 40분 손흥민은 다소 먼 거리에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골키퍼에게 잡혔다.
이후에도 손흥민은 홀로 공격을 이끌었다. 전반 42분 손흥민에게 찬스가 오는 듯 했으나 먼저 오프사이드에 걸렸다. 전반 45분에는 손흥민이 오른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렸다. 상대 수비가 다급히 걷어내 아쉬움을 삼켰다. 후반 11분에도 과감하게 왼발 중거리 슈팅을 날렸지만 골대 위로 떴다.
손흥민과 함께 선발 출전한 조규성(미트윌란), 교체로 들어간 황희찬(울버햄튼), 양현준(셀틱)도 상대 골문을 노렸지만, 소득이 없었다.
결과도 속이 쓰리지만, 더욱 아쉬운 건 클린스만 감독의 색깔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3월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공격축구를 선언했다. 그런데 이번 경기 무득점이었다. 지난 경기에선 '황금재능'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앞세워 활발한 공격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대표팀에서 이강인이 빠지자 한계를 드러냈다.
이강인은 지난 달 소속팀 PSG에서 왼쪽 대퇴사두근(허벅지) 부상을 당했다. 이에 앞서 클린스만 감독은 이강인을 선발하겠다고 공표했지만, 계획이 틀어졌다. 이를 대체할 다른 옵션을 찾지 못했다.
경기 전 대표팀 미팅 장면.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손흥민.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이번 상대 웨일스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35위다. 지난 해 카타르 월드컵에 진출했지만, FIFA 랭킹에서는 한국(25위)보다 낮다. 그래서 더욱 아쉬운 결과다.
전력 평가에서 앞섰지만, 오히려 매서운 공격을 보여준 건 웨일스였다. 김승규의 슈퍼세이브, 또 후반 21분 웨일스 장신 공격수 키퍼 무어의 헤더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온 덕분에 간신히 실점을 피했다. 결국 클린스만호는 득점 없이 0-0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손흥민은 외로워 보였다. 지난 2일 번리전에서는 해트트릭을 넣으며 엄청난 득점력을 과시했다. 대표팀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팀 승리를 만들지 못했다. 고군분투였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오른쪽).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 대표팀.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내년 아시안컵에서 사우디를 포함해 중동 강호들을 만날 수도 있어 다음 경기 승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한국은 사우디와 A매치 역대전적에서 17전 4승 7무 6패로 밀린다. 가장 최근에 치른 경기는 2019 아시안컵을 앞두고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린 친선경기로, 결과는 0-0 무승부였다. 클린스만호의 무승 부진도 길어지고 있어 걱정이 큰 상황이다.
공격 시도하는 황희찬(왼쪽).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조규성(왼쪽).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