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베이스원(왼쪽위부터 시계방향), 스트레이 키즈, 아이브, 에이티즈,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세븐틴, 뉴진스, 블랙핑크, NCT /사진=KQ엔터테인먼트, 웨이크원엔터테인먼트, 스타쉽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빅히트 뮤직,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어도어, YG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2000년대 이후 보아, 동방신기, 빅뱅, 소녀시대, 카라, 2PM 등 2세대 아이돌 가수들이 바다를 건너 일본 열도를 흔들었고,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까지 접수하며 한류 열풍을 주도했다. '텔 미'(Tell Me) 신드롬을 일으킨 원더걸스는 2009년 당시 K팝 불모지였던 미국 땅에 처음 도전장을 내밀었고, 2012년 '말춤'으로 전 세계를 휩쓴 싸이는 '강남스타일'로 미국 빌보드 메인 차트 핫100 2위에 오르며 K팝 글로벌화의 물꼬를 텄다.
방탄소년단(BTS)은 K팝 열풍의 방점을 찍었다. 2013년 데뷔한 방탄소년단은 2020년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한국 가수 최초로 미국 빌보드 '핫100' 정상에 등극하며 명실상부 글로벌 스타 반열에 올랐다. 이후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빌보드 뮤직 어워즈, 그래미 어워즈 등 미국 3대 음악 시상식 무대를 섭렵하며 K팝의 위상을 드높였다. '21세기 비틀스'라는 찬사를 받으며 전무후무(前無後無)한 업적을 세운 방탄소년단은 멤버들의 군입대를 기점으로 2막을 써 내려가고 있다. 이제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K팝 스타의 활약이 중요해졌다. 방탄소년단의 바통을 이어받아 K팝의 미래를 책임질 스타는 누가 될까.
스타뉴스는 창간 19주년을 맞아 연예계에 영향력 있는 전문가 31명을 대상으로 'K팝의 다음 세대를 이끌 '포스트 BTS''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13일 설문 조사를 집계한 결과, 걸 그룹 뉴진스가 1위가 1위를 차지했다. 보이 그룹 스트레이 키즈와 세븐틴이 2위와 3위로 뒤를 이었다.
설문에 응한 31명은 지난 2021년 8월 1일 이후 빌보드 메인 차트(핫100, 200)에 진입했던 아티스트들 가운데, 각각 2팀(명)씩 선택했다. 공정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자사 소속 가수는 선택지에서 제외했다.
뉴진스 /사진=김창현 기자 chmt@
뉴진스는 지난해 7월 가요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5인조 걸 그룹이다. 소녀시대, f(x) 등을 기획한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총괄 프로듀서로 나서 뉴진스를 탄생시켰다. '언제 입어도 질리지 않는 진(Jean)'처럼 듣기 편안하고 세련된 음악을 선보이며 빠르게 대중음악 시장을 장악했다. 데뷔곡 '어텐션'(Attention)은 단숨에 국내 음원차트 1위에 올랐고, 발매 8일 만에 미국 빌보드 차트(글로벌 (미국 제외) 174위)에 진입해 큰 주목을 받았다.
'어텐션'이 수록된 EP 1집 '뉴진스'(New Jeans)는 발매 첫날 26만 2815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국내 역대 걸그룹 데뷔 앨범 발매 1일차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고, '어텐션'과 함께 타이틀곡으로 지정된 '하입 보이'(Hype Boy)와 '쿠키'(Cookie)도 각종 국내외 차트 상위권에 랭크되며 인기를 끌었다. 뉴진스는 지난 1월 공개한 'OMG'와 'Ditto', 지난 7월 발표한 'Super Shy'와 'ETA'까지 히트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Super Shy'와 'ETA'가 수록된 EP 2집 'Get Up'은 빌보드 200 1위에 등극하는 쾌거를 이뤘다. K팝 걸 그룹 중 블랙핑크에 이어 두 번째로 거둔 성과다.
이상철 인넥스트트렌드 대표는 뉴진스에 대해 "트렌드를 이끄는 음악과 잘 기획된 콘텐츠로 미래가 정말 기대가 되는 그룹"이라고 평가했다. 임승채 WM엔터테인먼튼 부사장은 "데뷔부터 전곡 뮤직비디오 공개 등 곡의 트렌드와 마케팅 등 모든 면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며 "이런 시도가 대중과 팬덤의 니즈를 확실히 충족시키며 열광하게 했다"고 뉴진스의 인기 요인을 분석했다.
뉴진스는 'MZ세대'를 관통하는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 세대의 경계를 허무는 확장성까지 갖췄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노현태 인코드 대표는 "MZ세대의 대표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이들이 하는 노래, 춤, 패션 등 모든 것이 MZ 세대 사이에서 특히 유행하기 때문이다. MZ가 아닌 어른들 또한 뉴진스로 인해 그때 그 시절의 향수를 다시금 느끼게 해 다양한 나이대의 팬들을 보유한 만큼 앞으로의 기대와 발전 가능성은 더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스트레이 키즈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스트레이 키즈는 2018년 3월 국내 대표 가요 기획사 JYP엔터테인먼트가 론칭한 8인조 보이 그룹이다. 음반을 낼 때마다 한 단계씩 성장하며 '성장형 아이돌'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는 팀이다. 팀 내 프로듀싱 유닛 쓰리라차(방찬 창빈 한)가 앨범 전곡을 작곡, 작사하며 뚜렷한 음악적 색깔을 만들었고,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의 유의미한 성과로 이어졌다.
특히 스트레이 키즈는 지난해 3월과 10월 발매한 두 장의 미니 앨범 '오디너리'(ODDINARY), 'MAXIDENT'(맥시던트)에 이어 올해 6월 공개한 정규 3집 '★★★★★'까지 3연속 빌보드 200 1위에 등극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빌보드 200에서 3회 이상 1위를 기록한 K팝 그룹은 방탄소년단에 이어 두 번째다. 스트레이 키즈는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에 이어 올해 미국에서 가장 많은 앨범을 판매한 가수 2위(8월28일까지 집계 기준)로 기록되기도 했다. 한층 막강해진 스트레이 키즈의 글로벌 영향력을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권재영 A9미디어 대표는 "익숙한 팝 사운드에 한국적인 색을 가미한 음악으로 정형화된 K팝이 아닌 독창적인 그룹 색을 선보이고 있어 해외에서 듣기에 한국적이고 신선하게 느껴질 것"이라며 "K팝 특색인 칼군무 퍼포먼스 또한 뛰어나 더욱 인기를 끌 것 같다"고 평했다. 한 가요기획사 대표는 "글로벌 인지도에 있어서 블랙핑크가 가장 앞서 있다고 볼 수 있으나, 향후 완전체 활동이 불투명한 점과 일반적으로 보이 그룹의 팬덤 확장성이 더 크다"고 전했다.
세븐틴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세븐틴은 2015년 5월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에서 데뷔했다. 13명의 한국, 미국, 중국 남성으로 구성된 대표적인 다인(多人), 다국적(多國籍) 그룹이다. 세븐틴은 '자체 제작'을 통해 구현한 독창적인 퍼포먼스와 음악성, 탄탄한 팬덤을 바탕으로 K팝 시장을 이끄는 대표 아이돌로 성장했다.
특히 압도적인 음반 판매량은 세븐틴의 남다른 위상을 증명한다. 지난해 5월 발매된 세븐틴의 정규 4집 '페이스 더 선(Face the Sun)은 초동 물량(발매 후 일주일간 음반 판매량)만 206만 장을 기록했다. 이로써 세븐틴은 방탄소년단에 이어 한국 가요 역사상 초동으로 200만 장을 돌파한 두 번째 가수가 됐다. 이듬해 4월 발표된 미니 10집 'FML'은 무려 초동 455만 장을 달성했다. 초동 400만 장은 방탄소년단을 뛰어넘는 기록이다. 62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FML은 K팝 단일 앨범 중 역대 가장 많이 팔린 음반으로 남아 있다. 세븐틴은 'FML'로 빌보드 200 2위에 오르며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권재영 A9미디어 대표는 "여느 K팝과 달리 외국 작곡가가 아닌 아티스트가 작사, 작곡을 직접해 세븐틴만의 음악색을 만든 점. BTS처럼 청춘에 대한 그들의 고민을 진솔하게 담아낸 가사 내용이 좋은 셀링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엔터테인먼트사 대표는 "남자 아이돌 가수들이 겪는 군대 문제가 있지만, 맴버 수가 많아서 순차적으로 갔다 오면 공백 없이 인기를 꾸준히 올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아이브와 블랙핑크는 5표로 공동 4위를 차지했다. 5위는 3표를 얻은 NCT와 에이티즈, 르세라핌, 6위는 2표를 받은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와 제로베이스원, 7위는 1표를 획득한 엔하이픈 순이었다.
■설문 참가자 명단(가나다 순)
권재영 A9미디어 대표, 김남형 GF엔터테인먼트 대표, 김용습 FNC엔터테인먼트 상무, 김종도 나무엑터스 대표, 김지원 SM엔터테인먼트 CRO, 김형곤 피네이션 이사, 노현태 인코드 대표, 박희영 MLD엔터테인먼트 부대표, 방재혁 KQ엔터테인먼트 이사, 배기환 탱고뮤직 이사, 백창주 씨제스스튜디오 대표, 성현수 눈컴퍼니 대표, 양현승 UL엔터테인먼트 대표, 연한준 생각엔터테인먼트 이사, 오종헌 IST엔터테인먼트 제작2본부장, 유형석 유본컴퍼니 대표, 이상철 인넥스트트렌드 대표, 이인규 안테나 본부장, 이진성 킹콩by스타쉽 대표, 이해종 DSP미디어 이사, 이훈희 스타쉽엔터테인먼트 대표, 임승재 WM엔터테인먼트 부사장, 장두봉 스토리제이컴퍼니 대표, 정덕균 제이와이드컴퍼니 대표, 정욱 JYP엔터테인먼트 대표, 조대권 에일리언컴퍼니 대표, 진정균 GLG 이사, 탁영준 SM엔터테인먼트 COO, 한정수 미스틱스토리 대표, 허성문 미디어랩시소 이사, 허재옥 큐브엔터테인먼트 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