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중국 항저우 린핑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배구 조별리그 C조 1차전 대한민국 대 인도 경기, 세트스코어 2대3으로 인도에 패한 한국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임도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0일 중국 항저우 린핑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배구 C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인도에 세트 스코어 2-3(27-25, 27-29, 22-25, 25-20, 15-17)으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총 19개 팀이 참가하는 이번 대회는 6개 조로 나뉘어 각 조 2위까지 12강 토너먼트 진출권이 주어진다. 한국, 캄보디아와 함께 C조에 속한 인도는 한국을 제압하면서 2승으로 1위를 확정, 12강 토너먼트로 향했다. 한국(1패)도 21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캄보디아(1패)와 2차전을 이긴다면 12강 토너먼트는 갈 수 있다.
갑작스럽게 주포 정지석이 빠지긴 했으나, 허수봉(현대캐피탈), 나경복(국방부), 전광인(현대캐피탈) 등 최정예로 나섰기에 시작은 괜찮았다. 초반 허수봉과 나경복의 득점력을 앞세워 10-6의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인도의 높은 미들블로커진에 차츰 고전하면서 20점 선취를 빼앗기는 등 경기를 어렵게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나경복의 오픈 공격과 전광인의 서브 에이스로 23-22 역전에 성공했고 25-25 듀스에서는 나경복이 상대의 터치 아웃을 끌어내고 인도의 공격 범실이 터지면서 간신히 1세트를 가져왔다.
20일 중국 항저우 린핑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배구 조별리그 C조 1차전 대한민국 대 인도 경기, 세트스코어 2대3으로 인도에 패한 한국 임도헌 감독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2세트에서도 인도의 높은 벽을 좀처럼 공략하지 못했다. 경기 중반까지 시소 게임을 이어간 한국은 이번에도 전광인의 공격 범실로 20점째를 먼저 내주면서 끌려갔다. 이어진 듀스 상황에도 계속해서 세트 포인트를 선점하지 못하다가 결국 임동혁(대한항공)의 공격이 상대 블로킹에 막히면서 2세트를 내줬다.
세트 내내 끌려가는 것은 3세트도 마찬가지였다. 한때 7점 차까지 밀리던 것을 22-24로 2점 차까지 좁혔으나, 전광인의 범실로 허무하게 3세트를 빼앗겼다. 원하는 대로 경기 흐름을 가져간 것은 4세트뿐이었다. 나경복, 전광인의 공격이 다시 살아나고 황택의도 좋은 서브를 넣으면서 승부를 5세트까지 끌고 갔다.
하지만 막판 집중력에서 아쉬움을 드러내며 11년 만에 굴욕을 겪었다. 5세트에도 인도가 앞서가고 한국이 따라잡는 형국이 이어졌다. 듀스에서 나경복의 오픈 득점으로 15-14로 첫 리드를 잡았으나, 나경복과 허수봉의 공격이 연달아 인도 블로커들에게 막히면서 한국은 2012년 베트남에서 열린 아시아배구연맹컵(AVC) 이후 11년 만에 인도에 패하고 말았다.
나경복이 31점, 허수봉과 전광인이 각각 22점으로 분전했으나, 블로킹 득점 6대12로 높이에서 크게 밀리며 목표했던 17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도 적신호가 들어왔다.
같은 날 세자르 에르난데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폴란드 우치에서 열리고 있는 2024 파리올림픽 예선 조별리그 C조 4차전에서 미국(3위)에 세트 스코어 1-3(25-20, 17-25, 19-25, 17-25)으로 져 4연패로 사실상 본선 진출이 물거품됐다. 이달 초 끝난 여자 배구대표팀의 아시아선수권 6위에 이어 남녀 모두 세계는커녕 아시아 무대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진지하게 한국 배구의 미래를 걱정할 때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