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경기력향상위원회와 한국야구위원회(KBO) 전력강화위원회는 21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24명 중 부상 혹은 부상에서 회복 단계이지만 대회 기간 정상적인 경기력을 보이기 어렵다고 판단된 2명에 대해 교체를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부상으로 인해 3개월 넘게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 구창모, 그리고 7월 말 왼 발목 수술로 시즌아웃된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를 교체하기로 했다. 대신 NC 다이노스의 좌완 김영규(23)와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김성윤(24)을 대체선수로 발탁했다.
이정후는 시즌아웃 발표가 난 후 이미 교체가 사실상 확정됐기에 놀라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구창모의 탈락은 주목할 만하다. 몸 상태가 올라오지 않아 그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지만, 최근 1군에 올라왔기 때문이다.

구창모 본인에게는 실망스러운 결과다. 올 시즌을 끝으로 군 복무를 시작하는 그는 이번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병역특례를 받고 중단 없이 커리어를 이어가야 했다. 그러나 대표팀에서 탈락하면서 1년 반 동안 구창모의 모습을 볼 수 없게 됐다.
구창모는 그동안 미래의 국가대표 에이스로 기대받은 선수다. 특히 입단 5년 차인 2019시즌 23경기에서 10승 7패 1홀드 평균자책점 3.20을 기록하면서 준수한 선발 자원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올 시즌에는 다소 승운이 따르지 않으며 9경기에서 1승 3패를 기록했지만 평균자책점은 3.26로 준수했다. 4월 3.86이었던 평균자책점도 5월 들어 2.20으로 내려가며 안정감을 되찾았다.
부상에 울어야 했던 구창모, 불펜 복귀까지 시도했지만... 끝내 태극마크 탈락

부상 이후 구창모는 한동안 회복이 더디게 이뤄지면서 일각에서는 '시즌아웃'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실제로 8월 초까지만 해도 구창모는 계속해서 재검진을 받았지만 여전히 훈련조차 소화하지 못하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8월 말부터 구창모는 캐치볼을 시작하며 조금씩 투구를 준비하고 있었다. 9월 들어서는 불펜 투구에 들어갔고, 지난 19일에는 류중일 감독 등이 보는 앞에서 퓨처스리그 등판까지 완료했다.
109일 만의 실전 등판에서 구창모는 패스트볼 최고 구속이 145㎞까지 나왔다. 패스트볼(20구)과 슬라이더(5구), 포크볼(2구)을 던지며 컨디션을 점검했다. 이어 20일에는 전격적으로 1군 콜업이 결정됐다.

하지만 조계현 위원장과 류중일 감독은 구창모의 상태에 확신을 가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구창모는 다 잡았던 항저우행 티켓을 놓치고 말았다. 지난 6월 상무 야구단에 최종 합격한 그는 12월 18일 입대 예정이다.

현재 NC의 선발 구성을 봐도 포스트시즌에서 구창모가 선발진에 합류해야 하는 이유는 있다. 현재 NC는 부동의 에이스 페디를 주축으로 태너 털리, 이재학, 송명기, 신민혁, 최성영 등이 로테이션을 돌고 있다. 하지만 이재학과 송명기를 제외하면 포스트시즌 경험이 많지 않고, 그마저도 이들은 올해 완벽히 자리를 잡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구창모 역시 가을야구 선발 경험이 많지 않은 건 사실이다. 그러나 2020년 한국시리즈에서 2차례 선발로 나와 1승 1패 평균자책점 1.38로 호투해 팀의 통합우승을 도왔던 기억이 있다. 이를 생각한다면 구창모가 당연히 선발로 돌아와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