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우. /AFPBBNews=뉴스1
권순우 자필 사과문. /사진=대한체육회
한국 테니스 간판 권순우(26)가 거센 비난 속에 고객를 숙였다. 자신의 비매너 논란 때문이다. 지난 25일, 권순우는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테니스 남자 단식 2회전에 출전했으나 카시디트 삼레즈(태국)에게 1-2(3-6, 7-5, 4-6)로 패했다.
있을 수 없는 충격패였다. 권순우는 세계 랭킹 112위, 반면 삼레즈는 636위에 불과한 선수다. 상대 선수가 여러 차례 타임을 불러 흐름을 끊었다고 해도, 변명이 될 수 없는 결과였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권순우의 그 다음 행동이었다. 패한 것에 분에 이기지 못한 듯 라켓을 수차례 내리쳤다. 관중 모두 깜짝 놀라 말없이 쳐다본 과격한 행동. 여기에 권순우는 삼레즈의 악수 요청도 거부해 더 큰 논란을 만들었다.
이와 관련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중국 소후닷컴 등은 권순우가 비매너 행동을 보였다고 비난했다. 당시 경기를 지켜봤던 일부 관중들도 권순우를 향해 거센 야유를 보냈다.
3년 전이던 지난 2020년, 권순우는 한 인터뷰를 통해 "100위 안에 오래 남는 선수가 되고 싶다. 또 인성과 매너도 좋은 선수로 성장하겠다"는 목표와 약속을 전했다. 실력적으로는 그 약속을 지켰다. 권순우는 한국 최고 테니스 스타로 자리 잡았다. 지난 2021년 11월에는 개인 최고 랭킹 52위까지 찍었다. 하지만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벌어진 한순간의 실수 때문에 두 번째 약속은 지키지 못한 셈이 됐다.
이후 권순우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논란의 경기 바로 다음 날 오전, 태국 선수단을 직접 찾아가 삼레즈에게 사과했다. 삼레즈도 이를 받아들이면서 두 선수는 오해를 풀었다.
비매너 논란에 휩싸인 권순우. /사진=SNS 캡처
이어 "경기 후에 보인 행동들에 대해 진심으로 후회하며 반성하고 있다"며 "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 선수로서 태극마크의 무게를 깊게 생각하고 책임감 있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성찰하며 모든 행동에 신중을 기하겠다"고 했다. 3년 전 자신에게 했던 그 약속, 이젠 자필 사과문에 담아 팬들에게 건넸다.
경기에 집중하는 권순우. /AFPBBNews=뉴스1
권순우. /AFPBBNews=뉴스1
하지만 권순우는 아직 20대 중반의 어린 선수다. 회복할 기회는 언제든지 있다. 권순우는 "다시 한 번 스포츠를 사랑해주시는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책임감 있는 선수가 되겠다"는 이번 약속, 이제는 잊지 말아야 한다.
권순우. /AFPBBNews=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