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日 기쿠치에 등판일 밀렸다... TB 상대 10월 1일 '출격' 토론토도 초강수

김동윤 기자  |  2023.09.29 19:44
류현진. /AFPBBNews=뉴스1 류현진. /AFPBBNews=뉴스1
류현진(왼쪽에서 두 번째)이 마운드에서 내려오고 있다. /AFPBBNews=뉴스1 류현진(왼쪽에서 두 번째)이 마운드에서 내려오고 있다. /AFPBBNews=뉴스1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의 2023년 정규시즌 마지막 선발 등판이 하루 뒤로 밀렸다. 류현진을 대신하는 선수는 일본의 기쿠치 유세이(32·이상 토론토 블루제이스). 정규시즌 종료까지 단 3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토론토도 와일드카드 레이스를 이기기 위한 초강수를 뒀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29일(한국시간) 토론토의 선발투수 등판 변경을 알렸다. 토론토는 30일부터 10월 1일까지 탬파베이 레이스와 마지막 홈 3연전을 치른다. 당초 예정된 선발 로테이션은 30일 류현진, 10월 1일 기쿠치, 2일 케빈 가우스먼이었다. 하지만 토론토는 류현진과 기쿠치의 자리를 맞바꿨다.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 등 프런트를 통해 류현진과 기쿠치의 순서를 맞바꾼 정확한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현지 언론을 통해 그 이유가 간접적으로 드러났다. 캐나다 매체 스포츠넷은 "토론토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는 상황이며, 슈나이더 감독은 기쿠치가 이번 시리즈 첫 선발로 나서길 바랐다. 류현진의 등판은 2차전으로 밀릴 예정"이라고 알리면서 "기쿠치는 커리어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의 소개대로 기쿠치는 2019년 메이저리그 진출 후 5시즌 만에 31경기 10승 6패 평균자책점 3.82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류현진도 나쁜 것은 아니다. 지난해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 후 지난 8월 복귀해 10경기 동안 3승 3패 평균자책점 3.31을 기록했다.

성적에 있어 큰 차이는 없으나, 토론토 구단으로서는 최근 류현진의 탬파베이전 내용과 결과가 마음에 걸린다. 지난 24일 탬파베이 원정에서 류현진은 4⅓이닝 7피안타(3피홈런) 4사사구(3볼넷 1몸에 맞는 볼) 2탈삼진 5실점을 복귀 후 최악의 투구를 보여줬다. 헛스윙을 유도한 것이 4차례에 불과했고 탬파베이 타자들은 최고 시속 89.4마일(약 143.9㎞)에 불과한 류현진의 느린 공을 11개의 정타(시속 95마일 이상의 잘 맞은 타구)로 답했다. 그 중 3개가 홈런이었고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서 한 경기 3개 이상의 홈런을 내준 것은 2021년 8월 27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홈 경기 이후 758일 만이었다.


류현진이 24일(한국시간) 탬파베이와 원정경기에서 투구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류현진이 24일(한국시간) 탬파베이와 원정경기에서 투구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류현진이 24일(한국시간) 탬파베이와 원정경기에서 투구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류현진이 24일(한국시간) 탬파베이와 원정경기에서 투구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결과적으로도 류현진과 탬파베이는 상극에 가까웠다. 24일 경기 전에도 류현진은 탬파베이와 5번을 만나 평균자책점 2.55로 성적은 나쁘지 않았으나, 단 한 번도 승리가 없었다. 탬파베이는 류현진이 2013년 메이저리그 진출 후 승리를 챙기지 못한 7개 팀 중 하나다.

올해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는 기쿠치 역시 탬파베이를 상대로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3경기에 나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했다. 다만 류현진과 달리 기쿠치는 삼진을 잡는 능력이 뛰어났다. 하지만 기쿠치는 같은 좌완으로써 여전히 평균 시속 95마일 이상의 빠른 공을 던지면서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162⅔이닝 동안 177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뛰어난 구위를 보여줬다. 올 시즌 탬파베이를 상대로도 15이닝 동안 21개의 삼진을 솎아냈다. 그에 반해 전통적으로 정교한 콘택트 능력이 돋보이는 탬파베이 타자들에게 류현진의 느린 공은 상성이 좋지 않다.


한층 더 치열해진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상황도 토론토로 하여금 조금이라도 이길 가능성이 높은 카드를 먼저 내게 만든다. 이날 토론토는 크리스 배싯의 7⅔이닝 5피안타 1볼넷 12탈삼진 무실점 투구에 힘입어 뉴욕 양키스에 6-0 승리를 거뒀다. 88승 71패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3위, 와일드카드 2위에 오르면서 3위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1경기 차, 4위 시애틀 매리너스에 2경기 차 앞섰다.

토론토가 가장 유리하나, 안심하기 이르다. 휴스턴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3연전, 시애틀은 텍사스 레인저스와 3연전을 앞두고 있고, 한 경기라도 내주게 되면 언제든 순위는 바뀔 수 있다. 지구 우승팀 텍사스와 3경기를 남겨둔 시애틀이 제일 불리해 보이지만, 그들 역시 9회말 2사 만루에서 나온 J.P.크로포드의 끝내기 안타로 짜릿한 3-2 역전승하며 기세를 한껏 끌어올린 상황이다.

3연전을 앞두고 기쿠치와 류현진의 등판일을 맞바꾼 토론토의 선택이 어떤 식으로 돌아올지 야구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기쿠치의 경기는 30일 오전 8시 7분, 류현진의 경기는 10월 1일 오전 4시 7분 로저스센터에서 치러진다.

기쿠치 유세이./AFPBBNews=뉴스1 기쿠치 유세이./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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