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영 선수 장위페이의 사복 모습. /사진=장위페이 SNS
장위페이. /사진=장위페이 SNS
중국 대중교통 어디에도, 편의점에도 장위페이의 사진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장위페이의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 팔로워는 무려 186만 명에 달한다.
마치 현역 시절 피겨스케이팅 김연아를 떠올리게 한다. 어릴 적부터 중국에서 수영 천재로 명성을 날린 장위페이는 여전히 중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수영 선수 중 하나다.
대회 초반 금메달을 차지한 왕순(29)을 향한 관심이 들끓었다. 그러나 대회 수영 일정이 후반부로 돌입하면서 점점 관심은 장위페이로 옮겨갔다.
장위페이(오른쪽)를 향한 중국 취재진의 뜨거운 취재열기. /사진=안호근 기자
장위페이가 믹스트존에 등장하자 수 많은 취재진들이 달려들어 장위페이의 모습을 담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대회에서도 주종목인 접영에서 50m와 100m, 200m 최정상에 올랐고 자유형에서도 50m, 계영 400m, 혼성 혼계영 400m 등 6관왕에 오르며 대회 최우수선수(MVP)를 예약해 놓은 상태다.
현지 취재진의 열기도 상당하다. 장위페이가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을 지날 때면 약속이라도 한 듯 하나 같이 휴대전화 카메라를 키고 영상 촬영을 하기 바쁘다. 왕순 때와 비슷한 열기로 판잔러 등 또 다른 수영 스타들의 경우와는 그 열기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왕순의 경우 여성 취재진들의 촬영 열기가 대단했다면 장위페이는 그 반대로 남성 취재진들이 상당수를 차지했다.
압도적인 실력에 예쁘장한 외모, 늘 밝게 웃는 미소까지 갖춰 중국인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애정이 다소 비뚤어진 방식으로 표출하는 이들이 있다는 점이다. 물론 중국 팬들로선 개탄스러운 일이 있었다. 지난달 29일 여자 혼계영 400m 예선에서 중국은 일본, 한국과 함께 레이스를 펼쳐 1위로 결승행을 확정짓는 듯 했다.
이번 대회 차지한 메달을 목에 걸고 사진을 찍은 장위페이. /사진=장위페이 SNS
중국 항저우 지하철역에서 장위페이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경기 후 이상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왕쉐얼이 다소 빠르게 스타트를 끊어 부정 출발로 실격을 당한 것. 중국의 우승을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는 경기였기에 중국 내에서 왕쉐얼을 향한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1위였던 중국이 왕쉐얼의 반 박자 빠른 부정 출발로 실격패를 당하면서 2위였던 일본이 예선 1위로 올라선 것. 이에 중국 언론과 국민은 왕쉐얼에게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중국 인기 사이트 웨이보에서는 부정 출발을 한 왕쉐얼, 7관왕이 무산된 장위페이 등에 대한 검색어가 실시간 순위에 오를 정도로 뜨거운 관심이 집중됐다.
이는 곧 왕쉐얼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졌다. "국가대표 자격이 없다", "그렇게 급하게 출발할 필요가 있나" 등의 타당한 비판을 넘어 "장위페이의 금메달이 날아갔다", "한 선수의 경력을 망쳤다" 등 책임 소재를 묻는 반응에 심지어는 원색적인 비난까지 번져나갔다.
왕쉐얼도 중국 수영에 큰 공헌을 한 선수다. 이미 여자 배영 5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10년 가까이 중국 수영에 큰 공을 세웠음에도 장위페이의 7관왕 무산에 왕쉐얼을 향해 원색적인 비난이 이어지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왕쉐얼이 부정출발하고 있는 장면. /사진=SBS 중계화면
이번 대회에서도 여자 배영 50m 금메달을 차지한 왕쉐얼. /AFPBBNews=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