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빙빙 / 사진=김창현 기자
5일 부산시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녹야'의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한슈아이 감독을 비롯해 배우 판빙빙, 이주영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녹야'는 낯선 곳에서 쳇바퀴 같은 삶을 사는 '진샤'(판빙빙 분)가 자유로운 영혼의 '초록머리 여자'(이주영 분)를 만나 돌이킬 수 없는 밤으로 뛰어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FH,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공식 초청됐다. 2007년에 신설된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은 세계적인 거장들의 신작 또는 화제작을 상영하는 프로그램이다.
먼저 "제가 부산국제영화제에 온 게 7~8년 전인데 다시 방문하게 돼 기쁘다"라고 소감을 전한 판빙빙은 '녹야'에 대해 "인생의 기질이나 경험 등 두 명의 여자가 나오는 영화"라고 설명했다.
이어 "'진샤'는 조심스럽고 얌전한, 마음속에 담겨진 스토리가 많은 여성이다. 그러다가 초록 머리를 한 여성을 만나서 그 색에 이끌리고, 감정의 변화가 전개되는 스토리가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앞서 2018년 판빙빙은 2억 5500만 위안(약 440억 원)에 달하는 세금을 탈루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충격을 안겼다. 당시 종적을 감춘 판빙빙은 한동안 실종설, 사망설, 구금설, 정치인 스캔들 연루설 등에 휩싸였다. 이후 판빙빙은 중국 세무국에 총 8억 8000만 위안(약 1509억 원)을 납부했고 자숙을 이어오다 할리우드 영화 '355'를 통해 복귀했다.
이후 '녹야'를 통해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판빙빙은 "연기자는 때로 시간을 가지고, 자신을 침착하게 가라앉힐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면서 새로운 스토리, 새로운 사람들도 만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배우들도 인간의 생명 주기와 마찬가지로, 인생의 스토리나 삶의 기복은 누구에게나 있기 마련이다. 전혀 나쁜 게 아니고 그런 생활을 통해서 콘텐츠를 쌓아갈 수 있는 시간이다. 스스로 가라앉히고 침착하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새로운 눈으로 다른 인생을 바라보고, 또 다른 인물을 만나고, 또 다른 느낌을 쌓아가면 인생을 대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고 밝혔다.
판빙빙은 "평생 제가 추구해야 하는 일이 있는 건 당연하다"면서 "공백기 동안 영화를 많이 봤고, 영화인들과 교류하며 영화 수업도 많이 들었고, 시간이 없어서 할 수 없었던 일들을 하면서 제 인생의 경험을 축적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녹야'의 시나리오를 봤을 때 감동적이었고, 한 여성과 여성이 구제하는 역할이라는 것에 이끌렸다. 개인적인 사건이나 스토리, 여기서 나왔던 역할이 잘 맞는 것 같았다. 좋은 역할이나 스토리는 늘 매력적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