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우승 확정 후 믹스트존에서 인터뷰를 하는 이강인. /사진=안호근 기자
4년 전 20세 이하(U-20) 대표팀을 이끌고 우승 문턱까지 갔지만 고개를 떨궜다. 준우승팀 소속으로 골든볼(대회 최우수선수)까지 수상했으나 그에겐 우승컵이 더 간절했다. 그렇기에 태극마크를 달고 처음 우승을 차지한 그에게 아시안게임이 갖는 의미는 더 특별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중국 저장성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0-1로 끌려갔으나 2-1 역전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수확했다.
이강인(22·파리생제르맹)에게도 짜릿한 순간이었다. 대표팀 합류를 두고 다소 잡음이 있었고 대회 본선이 시작한 뒤에야 합류했다. 허벅지 부상도 있었다. 그러나 대회 내내 출전 시간을 관리받으며 뛰었고 팀 우승에 기여했다. 팀에서도 만족스러울 수밖에 없는 결과다. 모든 것이 완벽했던 우승이다.
교체아웃 후 벤치에 머물던 이강인(왼쪽)이 우승이 확정되자 빠르게 선수들에게 달려나가고 있다.
이강인은 "목표였던 게 우승이었는데 이렇게 우승할 수 있게 돼서 너무 기쁘다. 팀 동료들과 코칭스태프 분들, 한국에서 많이 응원해 주시고 그리고 항저우까지 찾아주신 한국 팬분들께 너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타지 생활만 하던 이강인에게 대표팀 생활은 더욱 남다르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값진 금메달까지 목에 걸었으니 오죽하랴. 그는 "(대표팀에서는) 매 순간 느끼고 경험한다"며 "내겐 너무 좋은 추억이었고 경험이었다. 앞으로 축구 선수 생활하는데, 그리고 앞으로 사람으로서 살아가는 데에도 많이 배웠다. 항상 그렇다"고 전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우승을 한 지금이라고 말한 이강인은 팀을 하나로 잘 이끈 황선홍 감독에 대한 감사함도 잊지 않았다. "너무 감사하다. 대회 시작하기 전부터 여론도 많이 안 좋고 많은 분들한테 질타도 받으셨는데 항상 선수들을 믿어주시고 선수들도 감독님을 항상 믿었다"며 "그런 부분에서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분들과 감독님께 너무 감사드리고 꼭 앞으로도 더 좋은 (성적으로) 많은 대회를 우승시켜주셨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이강인(가운데)이 일본 선수들을 제치고 빠르게 돌파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금메달을 걸어본 소감에 대해선 "무겁더라. 특별한 감정은 없다"는 이강인은 병역 문제를 해결한 것에 대한 소감을 묻자 "사실 그렇게 큰 부담은 아니었다. 당연히 축구 선수로서는 병역이, 특히 해외에서 뛰는 선수나 한국에서 뛰는 선수들도 다 마찬가지로 (군 면제가) 편리해 지는 건 맞다"면서도 "하지만 모든 대한민국 남자들이 (군대를) 가야 되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었다"고 답했다.
U-20 월드컵 등부터 동고동락한 선수들이 또래 선수들과 생활이라 더 의미가 깊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너무 좋은 분위기 그리고 (내가) 소집되기 전부터 한 팀이 돼 너무 잘 하고 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선수들이 코칭스태프를 많이 믿었고 코칭스태프분들도 너무 선수들을 잘 믿어서 한 팀이 잘 뭉쳐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 부분에서 앞으로도 이제 올림픽대표팀도 있고 A대표팀도 있고 어린 친구들도 계속 대표팀을 하는데 꼭 필요한 점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데 참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서로 간의 신뢰를 강조했다.
금메달을 목에 건 이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