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사무국이 선정한 EPL 9라운드 이주의 팀. /사진=EPL 공식 홈페이지
손흥민(왼쪽)과 제임스 매디슨. /사진=토트넘 공식 SNS
손흥민(가운데). /AFPBBNews=뉴스1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25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23~24시즌 EPL 9라운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 11명을 포지션별로 선정해 발표했다.
잉글랜드의 살아있는 전설 앨런 시어러가 직접 선정한 이번 '이주의 팀'에서 손흥민은 당당하게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렸다. 시어러는 손흥민에 대해 "올 시즌 주장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즐기고 있는 중이다. 그는 자신의 득점 행렬에 또 다른 위대한 골을 추가했다. 이 득점으로 인해 손흥민은 이미 올 시즌 7골을 기록 중이다(Relishing his role as captain this season. He added another great strike to add to his collection, making it seven goals already for the campaign)"라고 설명했다.
다만 포지션은 최전방 스트라이커 혹은 최전방 측면 공격수가 아닌 2선에 포진했다. 앞서 두 차례 선정 때에는 손흥민이 최전방 공격수 중 한 명으로 자리했던 것과 비교한다면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손흥민은 앞서 EPL 사무국이 공식 선정한 이주의 팀에 두 차례 뽑혔는데, 4라운드(번리전)와 6라운드(아스널전)에 각각 이름을 올린 바 있다. 그래도 완전한 수비 포지션은 아니었다. 이번에 손흥민은 3-4-3 포메이션에서 왼쪽 측면 미드필더에 자리했다. 최전방 공격수를 지원하는 측면 공격형 미드필더 정도의 자리로 볼 수 있다.
손흥민과 함께 최전방 스트라이커 포지션에는 모하메드 살라(리버풀)가 자리했다. 양쪽 측면에는 올린 왓킨스(아스톤 빌라)와 크리스 우드(노팅엄)가 선정됐다. 2선에서 손흥민을 비롯해 제임스 매디슨(토트넘)과 더글라스 루이스(아스톤 빌라), 제이콥 머피(뉴캐슬)가 이주의 팀 선정의 영광을 안았다. 또 수비 라인은 애즈리 콘사(아스톤 빌라), 존 스톤스(맨시티), 키어런 트리피어(뉴캐슬) 순이었다. 9라운드 최고의 골키퍼는 닉 포프(뉴캐슬)였다.
아울러 손흥민은 다른 매체가 선정한 이주의 베스트11에서도 이름을 올리며 위용을 뽐냈다. 소파 스코어가 꼽은 EPL 이주의 팀에서도 손흥민은 최전방 공격수 3명 중 한 명에 자리했다. 또 후스코어드닷컴 역시 손흥민을 매디슨과 함께 나란히 9라운드 베스트11로 선정했다. 반면 영국 공영방송 BBC는 이주의 팀에서 손흥민의 이름을 넣지 않았다.
이번 풀럼전이 끝난 뒤 리버풀의 전설이자 스카이스포츠 해설가로 현재 활동 중인 제이미 캐러거는 손흥민에 대해 "우리는 EPL 역사상 최고의 선수 중 1명을 보고 있다. 손흥민은 대단히 훌륭한 선수"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캐러거는 현역 시절 리버풀에서만 737경기를 소화한 레전드로, 잉글랜드 국가대표로도 38번의 A매치를 뛰었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들을 막아냈던 캐러거가 보낸 찬사라 더욱 의미가 더했다.
슈팅하는 손흥민(등번호 7번). /AFPBBNews=뉴스1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AFPBBNews=뉴스1
손흥민. /AFPBBNews=뉴스1
손흥민을 풀럼전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나와 펄펄 날았다. 전반전에는 환상적인 오른발 감아차기 슛을 작렬시키며 풀럼의 기선을 제압했다. 이 골로 손흥민은 리그 7호골과 동시에 프리미어리그 개인 통산 110호골 기록을 세웠다. 이로써 손흥민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과거 박지성과 함께 뛰었던 '웨일스의 레전드' 라이언 긱스를 제치고 EPL 통산 득점 부문 공동 26위로 점프했다.
손흥민은 풀럼전에서 양 팀이 0-0으로 맞선 전반 36분 득점에 성공했다. 가로채기에 이은 역습 상황에서 왼쪽에 있던 히샬리송이 손흥민에게 패스를 넣어줬다. 이를 받은 손흥민이 침착하게 페널티 아크 정면에서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을 시도해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순간적으로 수비수 2명이 앞을 가로막으면서 방해하려 했으나, 손흥민은 감각적으로 슈팅 템포를 늦추며 수비수 한 명을 벗겨낸 뒤 정확하게 골문 구석으로 차 넣었다. 미리 골문의 위치도 파악했기에, 골대도 보지 않고 슈팅을 시도해 득점으로 연결할 수 있었다. 손흥민의 장기인 마무리 득점 능력이 제대로 빛난 순간이었다.
이어 후반 9분에는 도움까지 올리며 팀의 완승을 이끌었다. 토트넘이 압박을 통해 상대 수비진을 흔든 게 주효했다. 손흥민이 풀럼의 레노 골키퍼를 향해 달려간 뒤 압박을 시도했다. 동시에 순간적으로 토트넘 공격수들이 모두 전방 압박에 가담했고, 레노가 옆으로 패스를 시도했으나 다시 한번 압박에 걸리면서 패스 미스를 범하고 말았다. 이때 공을 잡은 토트넘의 미드필더 피에르 호이비에르가 공을 빼앗은 뒤 손흥민에게 연결했다. 공을 받은 손흥민은 차분하게 옆으로 침투하던 제임스 매디슨에게 패스를 줬고, 매디슨이 침착하게 마무리 득점으로 연결하며 2-0으로 달아났다. 토트넘의 쐐기골이 손흥민과 매디슨의 합작품으로 만들어진 순간이었다. 올 시즌 손흥민이 처음으로 도움을 올린 장면이기도 했다.
손흥민은 후반 37분 교체 아웃될 때까지 82분을 소화했다. 유럽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손흥민은 슈팅 총 3개를 시도했는데, 그중 2개가 유효 슈팅으로 연결됐으며, 1골을 기록했다. 또 패스 성공률은 83%였으며, 키패스 4차례, 드리블 돌파 3차례, 태클도 1차례 각각 성공했다. 경기가 끝난 뒤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양 팀 통틀어 가장 높은 평점 8.9점을 부여했다. 또 다른 통계 매체인 풋몹도 손흥민에게 가장 높은 평점 8.7점을 매겼다. 영국 축구 전문 매체 90MIN도 최고 평점 9점을 주면서 "손흥민이 중앙 공격수 자리를 즐기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손흥민(왼쪽)과 제임스 매디슨. /AFPBBNews=뉴스1
제임스 매디슨. /AFPBBNews=뉴스1
슛하는 제임스 매디슨. /AFPBBNews=뉴스1
손흥민. /AFPBBNews=뉴스1
손흥민(왼쪽). /AFPBBNews=뉴스1
히샬리송(왼쪽). /AFPBBNews=뉴스1
손흥민이 올 시즌 두 번째로 EPL 사무국이 공식 선정한 이주의 팀에 뽑힌 건 바로 아스널전이었다. 손흥민은 아스널과 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도 4-2-3-1 포메이션에서 측면 공격수가 아닌 최전방 공격수 자리에 섰다. 손흥민은 팀이 0-1로 뒤지고 있던 전반 42분 동점골을 터트렸다. 매디슨이 왼쪽 측면에서 수비수를 제친 뒤 페널티 박스 안까지 침투했고, 중앙에 있던 손흥민에게 연결했다. 이를 손흥민이 아스널 수비수들의 견제를 이겨내고 왼발 슈팅으로 연결하며 아스널의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의 리그 4호골이자 북런던 더비 6호골이었다. 이어 손흥민은 후반전에 실점을 허용한 직후인 후반 10분 또 동점골을 넣었다. 매디슨이 조르지뉴의 볼을 빼앗은 뒤 드리블을 펼치면서 오른쪽으로 침투하던 손흥민에게 연결했다. 이어 손흥민이 골키퍼와 맞선 상황에서 침착하게 마무리 슈팅으로 연결해 아스널 홈 팬들을 침묵에 빠트렸다.
손흥민(왼쪽)과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AFPBBNews=뉴스1
손흥민. /AFPBBNews=뉴스1
손흥민(왼쪽). /AFPBBNews=뉴스1
손흥민. /AFPBBNews=뉴스1
한편 손흥민은 현재 득점왕 경쟁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손흥민은 올 시즌 리그에서 9경기에 출전해 7골을 터트렸다. 맨체스터 시티의 '괴물 공격수' 엘링 홀란(9골)을 2골 차로 바싹 추격하고 있다. 손흥민은 지난 2021~2022시즌 23골을 터트리며 리버풀 공격수 모하메드 살라와 함께 공동 득점왕을 차지했다. 아시아인이 EPL 득점왕을 차지한 건 손흥민이 최초였다.
제임스 매디슨(왼쪽)과 손흥민. /AFPBBNews=뉴스1
손흥민의 유니폼. /사진=토트넘 SNS
경기장에 들어서는 손흥민. /사진=토트넘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