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원 맞히고 사과한 日 투수, 경기 후 보이는 한국사람마다 붙잡았다 "꼭 미안하다고 전해주세요" [APBC 현장]

도쿄(일본)=김동윤 기자  |  2023.11.19 09:34
일본의 스미다 지히로가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한국과 2023 APBC 예선 풀리그 2차전 경기 5회초 1사에서 자신의 투구에 맞은 김주원에게 모자를 벗어 사과하고 있다. 일본의 스미다 지히로가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한국과 2023 APBC 예선 풀리그 2차전 경기 5회초 1사에서 자신의 투구에 맞은 김주원에게 모자를 벗어 사과하고 있다.
일본의 스미다 지히로가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한국과 2023 APBC 예선 풀리그 2차전 경기 5회초 1사에서 자신의 투구에 맞은 김주원에게 모자를 벗어 사과하고 있다. 일본의 스미다 지히로가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한국과 2023 APBC 예선 풀리그 2차전 경기 5회초 1사에서 자신의 투구에 맞은 김주원에게 모자를 벗어 사과하고 있다.
"스미마셍(미안합니다)."

자신의 공에 맞아 1루로 나가던 김주원(21·NC 다이노스)에게 모자를 벗어 사과하던 스미다 지히로(24·세이부 라이온즈)의 마음은 진심이었다. 경기가 끝난 후에도 보이는 한국 사람마다 붙잡고 부탁한 탓에 김주원은 여러 사람에게 같은 말을 전해 들어야 했다.


발단이 된 상황은 이러했다. 스미다는 지난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펼쳐진 한국과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예선 풀리그 2차전 5회초 1사에서 시속 148㎞의 빠른 공을 김주원의 엉덩이에 맞혔다. 김주원은 곧바로 주저앉아 고통을 호소했고 스미다의 얼굴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도 그럴 것이 스미다는 올해 일본프로야구(NPB)에서 22경기 9승 10패 평균자책점 3.44, 131이닝 41볼넷 128탈삼진을 기록할 정도로 제구가 좋은 투수로 정평이 나 있다. 이날 한국을 상대로도 단 77구로 7이닝 3피안타 1사사구(1몸에 맞는 볼) 7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해 놀라움을 안겼다. 그런 자신의 몇 안 되는 실투가 김주원이 맞고 고통스러워했으니 당황스러울 법도 했다.


스미다는 경기 후 공식기자회견에서 "너무 힘이 들어갔다. 타자(김주원)가 너무 아파해 미안했다"고 사과했다. 그 정도로는 미안한 마음이 풀리지 않았던 것일까. 스미다는 인터뷰를 마치고 도쿄돔 호텔 숙소로 향하면서도 김주원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달하고 싶어 했다.

김주원이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 2023 APBC 예선 풀리그 2차전 경기 5회초 1사에서 스미다 지히로의 공에 맞아 주저앉았다./사진=뉴스1 김주원이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 2023 APBC 예선 풀리그 2차전 경기 5회초 1사에서 스미다 지히로의 공에 맞아 주저앉았다./사진=뉴스1


도쿄돔과 외부 통로로 연결돼 있는 도쿄돔 호텔에는 현재 한국, 일본 대표팀 선수들과 관계자들이 함께 묵고 있다. 도쿄돔 호텔로 가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직접 만난 한 KBO 관계자는 "스미다가 KBO 관계자에게 먼저 와서 '김주원에게 꼭 좀 미안하다'고 전해달라고 하더라. 본인이 직접 영어로 '결승전에서 만나면 꼭 직접 사과하겠다'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 말을 한 사람한테만 한 것이 아니었다. KBO 관계자는 "그 말을 전하려 김주원한테 가니 이미 알고 있었다. 스미다가 'KOREA' 단복을 입은 관계자마다 붙잡고 여기저기 말한 탓인지 여러 사람에게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말을 대만전을 앞두고 전해 들은 김주원은 "그래요? 그때는 아팠는데 지금은 괜찮다"고 웃어 보였다.

결승전에서 사과하고 싶다는 스미다의 바람은 현실이 됐다. 공교롭게도 결승행에 큰 역할을 한 선수가 김주원이다. 대만전에서 7번·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김주원은 4타수 3안타 1타점으로 팀 내 가장 많은 안타를 때리며 한국의 6-1 승리와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5-1로 앞서던 5회 무사 2루에서는 우익선상 1타점 적시 3루타를 날려 팀의 마지막 득점을 뽑았다.

김주원과 스미다는 이날 오후 6시 도쿄돔에서 다시 마주한다. 두 사람이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김주원이 일본과 재대결에서 어떠한 활약을 펼칠지도 관심사다.

한국은 곽빈(24·두산 베어스)을 내세워 이마이 타츠야(25·세이부 라이온즈)를 앞세운 일본을 상대로 이틀 전 패배와 2017 APBC 결승에서의 설욕을 노린다. 이마이는 최고 시속 159㎞를 던지는 강속구 투수로 스미다와 같은 세이부에서 3선발로 활약 중이다. 올해 성적은 19경기(133이닝) 10승 5패 평균자책점 2.30, 133이닝 130탈삼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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