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준우 "4년 전 FA 아쉬웠다" 뒤늦은 고백, 이젠 "롯데 너무 좋다, 김태형 감독님과 오래 하고파" 화색 [부산 현장인터뷰]

부산=양정웅 기자  |  2023.11.20 17:13
전준우가 롯데와 FA 계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전준우가 롯데와 FA 계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전준우. 롯데 전준우.
생애 2번째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통해 사실상 '종신롯데'가 된 전준우(37·롯데 자이언츠). 팀에 대한 애정과 팬들의 사랑이 그를 '원클럽맨'으로 남게 했다.


전준우는 20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항상 롯데 선수라는 마음이라 떠난다는 생각을 안했다. 팬들의 진심어린 이야기가 많이 있어서 큰 고민 없이 남았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롯데는 "전준우와 4년에 보장금액 40억 원, 인센티브 총액 7억 원(총 47억 원)으로 계약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두 번째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은 전준우는 공시 이틀 만에 올해 스토브리그 1호 계약자가 됐다.


경주고-건국대 졸업 후 2008년 롯데에 입단한 전준우는 올 시즌까지 통산 1616경기에 출전, 타율 0.300(6039타수 1812안타), 196홈런 888타점 996득점, 133도루, OPS 0.829의 성적을 거뒀다. 입단 후 롯데가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전성기(2008~2012년)부터 침체기까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원클럽맨으로 남았다.

롯데 전준우의 타격 모습. 롯데 전준우의 타격 모습.
이제 30대 후반으로 접어드는 나이에도 최근 타격지표는 떨어지지 않고 있다. 2021년에는 192안타로 리그 1위에 올랐고(타율 0.348) 지난해에도 3할 타율(0.304)을 기록했다. 올 시즌 역시 138경기에 출전, 타율 0.312, 17홈런 77타점 OPS 0.852의 성적를 거뒀다. 특히 후반기 66경기에서 타율 0.356, 11홈런을 올리면서 체력 저하 없이 오히려 상승세를 보였다.


박준혁 롯데 단장은 계약 발표 후 스타뉴스에 "남겠다는 선수와 가치를 인정해주겠다는 구단이 있는데 협의가 진통이 있진 않을 것 아닌가"라며 "팀을 위해 헌신한 선수들을 놓치는 건 가급적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다소 많은 나이에 대해서도 "자기관리나 프로선수로서의 자세는 검증이 된 선수다. 최근 몇 년치 타격지표나 가치를 봤을 때 충분히 팀의 기둥이 돼 우리 팀을 잘 이끌어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전준우는 협상 과정에 대해 "이전부터 이야기가 잘 이뤄져서 공감대가 형성되다 보니 빠르게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어제(19일) 저녁에 합의하고 오늘 아침에 계약을 했다"고 전한 그는 " 많이 만나지도 않았는데 좋은 조건을 제시해주셔서 빠르게 됐다"고 밝혔다.





롯데 전준우(왼쪽)가 FA 계약 합의 후 박준혁 단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전준우(왼쪽)가 FA 계약 합의 후 박준혁 단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협상 과정에서 전준우의 마음을 흔든 건 구단의 '진심'이었다. 그는 박 단장의 위와 같은 말에 대해 "그 부분이 공감됐다. 구단에서 너무 잡고자 하는 게 보였고, 나도 남고 싶다는 모습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그런 마음 속에 타 팀의 제안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여러 '썰'이 많더라"며 웃은 그는 "오퍼는 있었는데, 그거보다는 롯데에 남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롯데가 좋았다"고 단호히 말했다.

롯데는 2010년대 중반부터 프랜차이즈 스타급 선수들을 FA 시장에서 잡지 못하는 일이 잦았다. 2015년 장원준(두산 베어스·은퇴)을 시작으로 2018년 강민호(삼성 라이온즈)와 황재균(KT 위즈), 2022년 손아섭(NC 다이노스) 등이 타 팀으로 이적했다. 당연히 전준우의 잔류가 롯데 팬들에게는 경사가 아닐 수 없다. 이에 그는 "너무 감사하다. 팬들이 그렇게 많이 말씀해주시니 사람이라 동요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또 애정이 있고 제일 좋아하는 팀이라 많이 쏠렸다. 그래서 계약이 빠르게 성사됐다. 쉽진 않았지만 주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롯데 전준우(왼쪽)가 지난 2020년 1차 FA 계약을 체결한 후 이석환 당시 대표이사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전준우(왼쪽)가 지난 2020년 1차 FA 계약을 체결한 후 이석환 당시 대표이사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앞서 2020시즌을 앞두고 전준우는 첫 FA 자격을 얻었고, 롯데와 4년 최대 34억 원의 조건에 합의했다. 당시에도 다소 적은 금액이라는 평가를 들었고, 그는 계약 기간 54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1 61홈런 333타점 336득점 OPS 0.839의 성적을 올렸다. 같은 기간 1500타석 이상 소화한 선수 중 타율 5위, 안타 공동 2위, OPS 6위, 홈런 12위 등 리그 상위권의 성과를 거뒀다.

헐값 계약이 전준우에게는 다른 의미로 동기부여가 됐다. 그는 "솔직히 그전 FA는 조금 아쉬운 계약이었다. 그러다 보니 '한 번 더 해야지'라는 마음이 4년 동안 계속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그러다보니 좋은 성적이 났고, 내 가치를 구단에서 인정해줘서 (신동빈) 구단주님이 결정을 내려주셔서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좋은 조건으로 롯데에 남게 되자 가족들도 기뻐했다. 전준우는 "가족들도 부산 사람이다 보니 이제는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보다 부산에 있으면 너무 좋다. 가족도 계약에 만족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롯데 전준우(왼쪽)가 지난 10월 열린 신임 감독 취임식에서 김태형 감독에게 꽃다발을 전해주고 있다. 롯데 전준우(왼쪽)가 지난 10월 열린 신임 감독 취임식에서 김태형 감독에게 꽃다발을 전해주고 있다.
앞서 김태형(56) 롯데 신임 감독은 지난달 취임식에서 FA 선수들에 대해 "당연히 팀에 남아서 도와달라고 하고 싶다. 감독은 선수가 많을 수록 좋고 욕심이 있다. 대표님께 필요한 선수라고 말씀드렸다"며 러브콜을 날렸다. 전준우는 "너무 기대된다. 명장이시고 많은 걸 이루셨던 분이라 명성에 흠이 되지 않게 해야 하는 걸 선수들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기 위해 선수들이 똘똘 뭉쳐서 높은 순위를 기록해 감독님과 오래오래 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다만 경찰청 야구단 시절부터 함께했던 2루수 안치홍(33)이 떠난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그는 같은 날 한화 이글스와 4+2년 총액 72억원에 계약하며 롯데 입단 4년 만에 팀을 떠났다. 전준우는 "(안)치홍이는 오래 동고동락했던 동생이고, 후배를 떠나서 인생에 있어서 몇 안 되는 든든한 동생이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잘 돼서 간 거다. 같이 못하는 건 너무 아쉽지만 축하를 해주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가서 잘하길 바라는 마음뿐이다"며 절친한 동생의 앞날을 응원했다.

20일 한화 이글스와 FA 계약한 안치홍.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20일 한화 이글스와 FA 계약한 안치홍.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전준우(왼쪽)와 안치홍. 전준우(왼쪽)와 안치홍.
이제 전준우는 젊어진 롯데에서 리더로서 역할을 맡아야 한다. 박 단장도 "팀 리더로서의 역할이 전준우에게 있다고 생각하고 그에 대한 가치를 평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전준우도 "그건 원래 해야 하는 역할이다. 야구뿐만 아니라 그런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써서 팀이 지금보다 좀 더 발전하도록 하는 게 목표다. 구단과 생각이 같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끝으로 전준우는 자신의 계약을 기다렸던 팬들에게 "항상 롯데 선수라는 마음이라 떠난다는 생각을 안했다. 팬들의 진심어린 이야기가 많이 있어서 큰 고민 없이 롯데에 남았다"며 "항상 팬들께 감사하고, 이런 마음을 야구장에서 보답하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내년 시즌 꼭 다시 한번 열심히 뛰어보겠다"며 각오를 드러냈다.

롯데 전준우(왼쪽)가 박준혁 단장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전준우(왼쪽)가 박준혁 단장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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