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가 26일(한국시간) QPR전에서 슈팅하고 있다. /사진=노리치시티 공식 SNS
황의조. /사진=노리치시티 공식 SNS
황의조. /사진=뉴시스
노리치 시티는 26일 영국 노리치의 캐로우 로드에서 열린 퀸스파크레인저스(QPR)와 '2023-24시즌 챔피언십(2부리그)' 17라운드 홈 경기에서 황의조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2연승을 거둔 노리치시티는 리그 13위로 올라섰다.
A매치 기간에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2연전(싱가포르-중국)을 모두 뛰고 노리치에 합류한 황의조는 이날 4-2-3-1 포메이션의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격했다.
황의조는 전반 21분 이날 경기 선제골이자 결승골을 터트렸다. 가브리엘 사라가 전방으로 찔러준 로빙패스를 침착하게 컨트롤한 황의조는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오른발로 밀어 넣어 마무리했다. 리그 3경기 만에 골 맛을 본 황의조는 리그 2호골을 기록했다. 황의조는 홈팬들에게 다가가 눈을 감고 검지를 입에 갖다 대는 '쉿 세리머니'를 펼쳤다. 황의조는 후반 19분 교체될 때까지 64분을 뛰었다.
경기 후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황의조에게 상위권 평점인 7.4를 부여했다. 볼터치는 15회뿐이 없었지만 1골을 포함해 슈팅 3회, 패스 성공률 86%(6/7), 공중볼 경합 성공 1회, 걷어내기 1회 등을 기록했다.
다비트 바그너 노리치시티 감독은 경기 후 "황의조는 쉽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이 얼마나 뛰어난 선수인지 증명했다. 그는 뛰어난 기술과 프로 정신을 지니고 있다. 경기를 잘 이해했고 멋진 골도 넣었다"고 극찬했다.
노리치시티의 QPR전 출전 명단. /사진=노리치시티 공식 SNS
황의조. /사진=뉴시스
황의조(가운데). /사진=뉴시스
바그너 감독의 입장은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A대표팀 감독과 비슷하다. 혐의가 명확히 드러나기 전까지 선수 외적 상황이 아닌 컨디션과 몸 상태를 보고 출전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의미다.
중국과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차전 원정을 마치고 돌아온 클린스만 감독은 2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황의조 사건이) 한국에서 논란이 있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명확한 사실이 나오기 전까지 진행 중인 사안이다. 당장 죄고 있고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없다. 그전까지 선수들이 운동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돕는 게 내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40년 동안 축구를 하면서 여러 추측이 제기되는 상황을 자주 맞닥뜨렸다"며 "명확한 사실이 나오기 전까지 황의조가 그라운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골을 넣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황의조가 경찰 조사를 받은 이후에도 대표팀에 승선해 21일 중국전을 뛰자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비판 여론이 일었다. 피해자 측 또한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황의조(왼쪽)와 황희찬. /사진=뉴시스
황의조 불법 촬영 혐의 피해자 법률대리인 이은의 변호사가 지난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소재 사무실에서 황의조와 피해자의 메신저 내용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은의 변호사. /사진=뉴시스
또 "범죄 혐의에 대한 유죄 판단은 차치하더라도 축협이나 클린스만 감독이 생각하는 축협 공정위원회 규정 제14조의 폭력, 성폭력, 품위훼손에 이것이 해당하지 않는 것인가"라며 "범죄만 아니라면 국가대표 선수가 불법행위, 부도덕하거나 비윤리적 행위를 하는 것은 괜찮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적어도 대한민국 국민들이 생각하는 국가대표 지위와 자격은 그런 게 아니라고 분명하게 전해달라. 피해자가 (중국전) 축구를 볼 수 있었겠느냐"라며 "축협도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고 전했다.
황의조(가운데). /사진=뉴시스
이후 황의조 측은 사실 무근이라며 해당 누리꾼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과 성폭력처벌법상 촬영물 등 이용 협박·강요 혐의로 고소하며 법정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경찰은 황의조가 불법촬영 혐의가 있다고 보고 그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 황의조는 대표팀 소집 기간이던 지난 18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휴대전화 여러 대를 압수해 포렌식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황의조. /사진=뉴시스
황의조. /사진=뉴시스
뉴시스에 따르면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휴대전화를 해킹당했다"라며 자신이 유포자가 아니라는 취지의 주장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의조도 지난 16일 A씨에 대한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처벌 불원 의사를 밝혔다.
황의조 측은 23일 형수 A씨의 결백을 믿는다며 항간에 떠오른 형제간 금전 다툼 의혹 등을 전면 부인했다. 황의조 측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대환은 입장문을 통해 "황의조와 가족들은 형수의 결백을 믿고 있고, 형과 형수는 황의조의 안위를 최우선으로 해 여전히 헌신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황의조. /사진=뉴시스
황의조(왼쪽). /사진=뉴시스
황의조와 유출 영상 피해자 측의 '불법촬영이었냐' 여부의 진실 공방도 계속되고 있다. 뉴시스에 따르면 피해자 법률대리인 이은의 변호사는 23일 불법촬영된 증거라며 과거 황의조와 피해자가 나눈 통화와 메신저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황의조. /사진=대한축구협회
황의조. /사진=대한축구협회
해당 통화 직후 황의조는 "불법으로 촬영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소유하고 있던 걸 도난당한 건 내 부주의니까 피해 안 가게 노력하겠다"는 카카오톡을 보냈다. 이에 대해 이은의 변호사는 '불법촬영이 아니었다'는 대화를 남기기 위해 의도적으로 보낸 메시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황의조는 통화에선 불법촬영이란 말에 반박하지 못하다가 돌연 카카오톡(메신저)으로 언급하고 있다. 향후 증거 사용에 대비한 것이다. 전화를 끊자마자 변호사와 통화했을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한편 황의조는 지난 21일 중국전이 끝나고 한국으로 들어오지 않곡 영국으로 직행했다. 손흥민 등 유럽리그에서 뛰고 있는 다른 선수들이 경기 직후 전세기를 타고 귀국했지만 황의조는 비판 여론을 의식해 귀국을 피한 것으로 보인다.
논란 속 골을 넣은 황의조는 이제 다음 경기를 준비한다. 노리치는 오는 29일 오전 5시 왓포드와 리그 18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4경기 연속 선발 출전으로 감독의 신뢰를 쌓아가는 황의조가 이번에도 선발로 출격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황의조. /사진=뉴시스
황의조. /사진=뉴시스
황의조(위).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