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준우가 롯데와 FA 계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전준우.
전준우는 지난 20일 롯데와 FA(프리에이전트) 재계약에 합의했다. 2번째 FA 자격을 얻으며 B등급에 해당한 그는 구단과 계약 기간 4년에 보장금액 40억 원, 인센티브 총액 7억 원, 총 47억 원의 조건에 계약을 맺었다.
경주고 시절인 2004년 롯데에 신인 드래프트 2차 7라운드 지명을 받았으나 건국대로 진학한 전준우는 대학리그 최고의 내야수로 거듭났다. 결국 4년 뒤인 2008년 드래프트에서는 2라운드로 순번이 올라 다시 롯데의 선택을 받아 프로 무대를 밟았다. 데뷔 첫 해 1군 15경기에 출전한 그는 2009년부터 외야수로 전향하며 본격적인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3년 차인 2010년 114경기에서 타율 0.289 19홈런 57타점 16도루 OPS 0.850의 성적으로 '공포의 8번 타자'라는 칭호를 들은 전준우는 이후 롯데 외야진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했다. 2011년에는 득점 1위(97득점)로 첫 타이틀을 따냈고, 군 전역 후에는 타격에 집중하면서 20대 시절보다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특히 2018년에는 144경기 전 경기에 출전, 타율 0.342, 33홈런 90타점 118득점, 190안타, OPS 0.992로 득점과 최다안타 1위에 올랐고 외야수 골든글러브도 수상했다.
롯데 전준우.
그리고 본인의 소망대로 전준우는 4년 뒤 다시 맺은 FA 계약에서는 30대 후반에 접어들었음에도 오히려 1차 때보다 총액 10억 원 넘게 오른 조건을 구단으로부터 받아들이며 훈훈한 겨울을 보내게 됐다. 전준우는 계약 후 스타뉴스와 만나 "많이 만나지도 않았는데 좋은 조건을 제시해주셔서 빠르게 (합의가) 됐다"고 밝혔다.
박준혁 롯데 단장은 계약 발표 후 스타뉴스에 "남겠다는 선수와 가치를 인정해주겠다는 구단이 있는데 협의가 진통이 있진 않을 것 아닌가"라며 "팀을 위해 헌신한 선수들을 놓치는 건 가급적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다소 많은 나이에 대해서도 "자기관리나 프로선수로서의 자세는 검증이 된 선수다. 최근 몇 년치 타격지표나 가치를 봤을 때 충분히 팀의 기둥이 돼 우리 팀을 잘 이끌어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롯데 전준우(왼쪽)가 FA 계약 합의 후 박준혁 단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역사상 한 팀에서만 20년 근속을 채운 선수는 아직 없다. 올 시즌 기준 롯데에서 가장 오래 뛰었던 선수는 문규현(현 퓨처스 수비코치)이다. 200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0라운드로 입단한 그는 상무 야구단 복무기간 포함 2019년까지 18년을 선수로 뛰었다. 문규현의 뒤를 이어 이명우(2002~2018년), 이우민, 박종윤(이상 2001~2017년), 염종석(1992~2018년)이 17년을 뛰었다. 팀의 레전드인 이대호 역시 해외 진출 기간을 제외하면 17년(2001~2011년, 2017~2022년)을 롯데 소속으로 활약했다.
선수 시절의 문규현 코치(오른쪽)와 전준우.
전준우는 롯데와 계약 후 "항상 롯데 선수라는 마음이라 떠난다는 생각을 안했다. 팬들의 진심어린 이야기가 많이 있어서 큰 고민 없이 남았다"고 밝혔다. 이어 "항상 팬들께 감사하고, 이런 마음을 야구장에서 보답하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내년 시즌 꼭 다시 한번 열심히 뛰어보겠다"며 각오를 드러냈다.
롯데 전준우(왼쪽)가 박준혁 단장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 롯데 자이언츠 15년 이상 근속 선수(2023시즌 기준, 군 복무 기간 포함)
▶ 18년(1명)문규현: 2002~2019년
▶ 17년(5명)
이명우: 2002~2018년
이우민: 2001~2017년
박종윤: 2001~2017년
이대호: 2001~2011년, 2017~2022년
염종석: 1992~2008년
▶ 16년(4명)
전준우: 2008년~
조성환: 1999~2014년
김사율: 1999~2014년
김응국: 1988~2003년
▶ 15년(6명)
김대우: 2008~2022년
송승준: 2007~2021년
배장호: 2006~2020년
손민한: 1997~2011년
이정훈: 1996~2010년
가득염: 1992~2006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