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속 김민선 2연속-스켈레톤 정승기 WC 첫 金, '포스트 이상화-윤성빈'으로 우뚝!

안호근 기자  |  2023.12.09 12:57
김민선(가운데)이 9일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4차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ISU 김민선(가운데)이 9일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4차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ISU
전설적인 동계 스포츠 스타 이상화(34)와 윤성빈(29). 돌연변이와 같았던 이들의 시대는 가고 그 뒤를 이을 선수가 마땅히 보이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들이 떠난 뒤 몇 년이 흐른 지금 왕좌를 넘겨받을 재목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간판 김민선(24·의정부시청)은 9일(한국시간) 폴란드 토마슈프마조비에츠키의 로도바 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4차 대회 여자 500m 디비전A(1부리그)에서 37초82를 기록, 펨케 콕(37초95·네덜란드)을 따돌리고 정상에 섰다.

앞서 노르웨이에서 열린 월드컵 3차 대회(37초73)에 이어 두 대회 연속 금빛 질주에 성공한 김민선은 월드컵 랭킹 포인트 298점으로 이번 시즌 랭킹 2위에 올랐다. 1위는 에린 잭슨(314점·미국)으로 최고 자리까지 넘볼 만큼 가파른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프랑스에서도 낭보가 전해졌다. 정승기(24·강원도청)는 8일 프랑스 라플라뉴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월드컵 2차 대회에서 2분0초61(1차 1분0초15, 2차 1분0초46)로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정승기의 월드컵 우승은 커리어 최초다. 윤성빈 이후 메달권에도 쉽게 근접하지 못했던 한국 스켈레톤에 확실한 에이스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됐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나오(오른쪽)에 밀려 은메달로 선수 생활을 마감한 이상화. /사진=뉴스1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나오(오른쪽)에 밀려 은메달로 선수 생활을 마감한 이상화. /사진=뉴스1
이상화와 윤성빈은 해당 종목에서 전설을 쓴 선수다. 이상화는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 이어 2014년 소치 대회에서도 금메달을 차지했다. 2018년 평창 대회에서 절친한 사이이자 라이벌인 고다이라 나오(일본)에 아쉽게 금메달을 내줬지만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에 전설적인 인물로 남아 있는 인물이다.

윤성빈 또한 마찬가지다. 불모지나 다름 없었던 한국은 2018년 평창 대회를 목표로 봅슬레이와 함께 스켈레톤에 집중 투자를 했고 윤성빈은 타고난 운동신경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해 평창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당당히 세계 최강자로 우뚝 섰다.

다만 윤성빈은 이후 부상 치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해외 대회 참가 불발 등으로 인해 훈련에도 어려움을 겪었고 이후 부침을 겪으며 은퇴의 길을 걸었다.

김민선과 정승기는 이들을 보며 꿈을 키웠다. 처음엔 기대 만큼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으나 차곡차곡 쌓이는 경험과 함께 실력을 향상시켰다.

특히 지난 시즌 월드컵 1차 대회부터 500m에서 정상에 오르며 첫 월드컵 금메달의 기쁨을 누린 김민선은 이후에도 4개의 금메달을 더 추가하며 기세를 드높였다.

9일 경기에서 질주하고 있는 이상화. /사진=ISU 9일 경기에서 질주하고 있는 이상화. /사진=ISU
올 시즌을 앞두고 부츠를 교체한 김민선은 월드컵 1~2차 대회에서 새 스케이트 부츠 적응에 애를 먹었고 3차 대회부터는 다시 예전 스케이트 부츠를 착용하며 날아올라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 2차 대회 때는 은,동메달에 만족해야 했지만 이후 3,4차 대회에서 연달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8 평창 올림픽 때는 허리 부상으로, 지난해 베이징 대회 때는 뒷심 부족으로 나란히 16위에 머물렀다. 세계 정상권 선수로 등극한 만큼 이제 남은 건 올림픽 금메달이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김민선은 오는 10일 새벽 500m 2차 레이스에서 3회 연속 금메달에 도전한다.

김민선은 대한빙상경기연맹을 통해 "지난 3차 대회에 이어 금메달 딸 수 있어 기쁘고 이전 시즌에 1등에서 경기를 했는데 이번엔 다른 선수들과 경쟁하며 한 단계씩 올라가는 재미가 있는 것 같아 즐겁게 월드컵을 치르고 있다"며 "앞으로 남은 월드컵 일정에서도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승기의 질주는 더욱 놀라웠다. 앞선 월드컵 시리즈에서 은메달 3개와 동메달 2개에 머물던 정승기는 이날 1차 시기에서 1분00초15로 선두에 올랐고 2차 시기에선 1분00초64로 3위를 지키며 1,2차 시기 합계 2분00초61로 지난 2월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인 맷 웨스턴(2분0초69)을 단 0.08초 차로 제치고 포디움 최상단에 섰다.

정승기(가운데)가 금메달을 목에 걸고 스태프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정승기(가운데)가 금메달을 목에 걸고 스태프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특히 스타트에선 1,2차 시기 스타트에서 모두 1위(1차 5초52·2차 5초51)에 오르며 세계 정상권 선수로 거듭났음을 만천하에 알렸다.

정승기는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을 통해 "꿈에 그리던 월드컵 우승을 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1차 시기에 1위를 기록하고도 흔들리지 않기 위해 정신을 부여잡아 2차 시기에서도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비시즌 훈련 기간 열심히 해서 좋은 결실을 볼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월드컵 3차 대회에서도 좋은 경기력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함께 출전한 김지수(강원도청)는 1, 2차 시기 합계 2분02초07로 전체 출전선수 32명 가운데 10위를 기록하며 한국 선수 2명이 모두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함께 나선 김지수(29·강원도청) 또한 10위에 올라 함께 톱 10을 장식하며 한국 스켈레톤의 미래를 밝혔다.

한편 스피드스케이팅 남자부 매스스타트 디비전A에서는 정재원(22·의정부시청)이 은메달을 땄다. 이번 시즌 자신의 첫 메달이다. 베테랑 이승훈(35·알펜시아)은 19위(7분37초89)에 그쳤다.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는 정승기. /사진=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는 정승기. /사진=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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