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전인데 훈훈' 이강인vs쿠보, 힘이 된 절친→특급스타로 성장해 만난다... PSG, UCL 16강서 소시에다드와 맞대결

이원희 기자  |  2023.12.19 06:00
이강인. /사진=PSG SNS 이강인. /사진=PSG SNS
쿠보 타케후사. /사진=레알 소시에다드 SNS 쿠보 타케후사. /사진=레알 소시에다드 SNS
'별들의 무대'에서 한일전이 성사됐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두 어린 스타 이강인(22·PSG), 쿠보 타케후사(22·레알 소시에다드)가 맞대결을 펼친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18일(한국시간) 스위스 니옹의 UEFA 하우스에서 2023~2024 유럽챔피언스리그 16강 대진 추첨을 진행했다. 그 결과 이강인의 소속팀 PSG와 쿠보의 소시에다드가 16강에서 만나게 됐다.

프랑스의 '절대 1강'으로 불리는 PSG지만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는 죽음의 조를 뚫어내고 어렵게 16강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F조에서 도르트문트(독일), AC밀란(이탈리아), 뉴캐슬(잉글랜드)과 경쟁했다. 모두 우승권 전력을 갖춘 상대들이었기에 치열한 순위 경쟁이 벌어졌다. F조 선두는 도르트문트(3승2무1패·승점 11)가 차지했다. PSG는 2승2무2패(승점 8)로 조 2위를 기록했다. 밀란도 같은 승점 8을 올렸으나, PSG가 골 득실차에서 앞서 16강에 진출했다. '부상병동' 뉴캐슬은 악재를 극복하지 못한 채 탈락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새로운 강팀으로 올라선 소시에다드는 D조에서 1위를 차지했다. 조별리그 6경기 동안 한 번도 패하지 않고 3승 3무를 기록했다. 인터밀란(이탈리아), 벤피카(포르투갈),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와 경쟁했고, 선두 소시에다드의 뒤를 이어 인터밀란이 2위를 가져가 16강에 올랐다. PSG와 같이 '혈투급' 순위 경쟁은 없었다. 소시에다드와 인터밀란 모두 승점 12를 기록했고, 벤피카, 잘츠부르크의 승점은 4에 불과했다.

다른 대진도 마찬가지겠지만, PSG와 소시에다드의 맞대결 역시 빅매치로 꼽힌다. PSG는 이강인을 비롯해 슈퍼스타들이 뛰고 있다. 킬리안 음바페는 세계 축구계를 대표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올 시즌 리그 15경기에서 무려 16골을 몰아쳤고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도 3골을 넣었다. 이외에도 우스망 뎀벨레, 랑달 콜로 무아니, 뤼카 에르난데스 등이 프랑스 대표팀에서 활약 중이고 마르퀴뇨스, 아치라프 하키미, 잔루이지 돈나룸마 등이 유명선수로 꼽힌다. PSG는 이강인과 동기인 마누엘 우가르테, 마르코 아센시오, 밀란 슈크리니아르, 곤살루 하무스 등을 영입해 전력을 강화했다.


소시에다드는 지난 시즌 리그 4위에 이어 올 시즌 리그 6위를 기록하며 강력함을 유지하고 있다. 쿠보와 함께 스페인 대표팀에서도 뛰고 있는 미켈 오야르사발이 대표 선수로 평가받는다. 잉글랜드 우승후보 아스널에서 활약했던 키에런 티어니도 소시에다드에서 활약 중이다. 수비형 미드필더 마르틴 주비멘디도 뛰어난 퍼포먼스를 선보여 빅클럽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2023~2024 유럽챔피언스리그 16강 대진표. /사진=유럽챔피언스리그 SNS 2023~2024 유럽챔피언스리그 16강 대진표. /사진=유럽챔피언스리그 SNS
파리 생제르맹vs레알 소시에다드. /사진=유럽챔피언스리그 SNS 파리 생제르맹vs레알 소시에다드. /사진=유럽챔피언스리그 SNS
이강인과 쿠보의 맞대결 주목할 부분이다. 한국과 일본을 넘어 아시아 특급 스타로 올라선 둘은 각별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스페인 마요르카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명문클럽 레알 마드리드 유스 출신인 쿠보는 경험을 쌓기 위해 대부분 임대생활을 보냈다. 비야레알, 헤타페(이상 스페인) 등을 거쳤다. 마요르카에서는 2019년~2020년, 또 2021년 임대이적했다.

스페인 발렌시아 유스 출신 이강인도 2021년 마요르카 유니폼을 입었다. 이강인과 쿠보는 팀 동료로서 서로에게 든든한 힘이 됐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쿠보는 인터뷰를 통해 가장 친한 친구로 이강인을 지목해 국내 축구팬들에게 큰 화제가 됐다. 이강인과 쿠보는 지금까지도 SNS 등을 통해 변함없는 우정을 과시하고 있다.


이강인과 쿠보는 단기간에 폭풍 성장했다는 공통점도 가졌다. 이강인은 지난 시즌까지 마요르카 에이스로 뛰었다. 활약이 엄청났다. 지난 시즌 프리메라리가 36경기에 나서 6골 6도움을 올렸다. 최전방 공격수 아님에도 팀에서 두 번째로 많은 골, 또 팀 최다 도움을 기록했다.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팀 전술에 따라 수많은 포지션을 소화했다는 점에서 이강인의 가치는 더욱 컸다.

이강인(왼쪽). /AFPBBNews=뉴스1 이강인(왼쪽). /AFPBBNews=뉴스1
쿠보 타케후사. /AFPBBNews=뉴스1 쿠보 타케후사. /AFPBBNews=뉴스1
반면 쿠보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2022년 소시에다드로 이적했다. 첫 시즌부터 주전 자리를 꿰찼고 지난 시즌 리그 35경기에서 9골 4도움을 몰아쳤다. 덕분에 소시에다드도 유럽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따냈다. 올 시즌에도 쿠보는 리그 16경기 6골 3도움을 기록 중이다. 계속된 활약에 꽤 많은 러브콜까지 받고 있다. 쿠보는 전 소속팀 레알,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연결되고 있다.

이강인도 지난 여름 PSG로 이적해 빅클럽 입성에 성공했다. PSG는 이적료 2200만 유로(약 315억 원)를 주고 이강인 영입을 이뤄냈다. 이는 아시아 선수 역대 이적료 5위에 해당하는 거액이다. 또 PSG는 이강인과 5년 계약을 맺으며 큰 신뢰를 보냈다.

올 시즌 이강인은 리그 9경기에 출전해 1골 1도움을 올렸다. 유럽축구통계매체 후스코어드닷컴 기준 시즌 평점 7.13을 기록 중이다. 팀에서 6번째로 높은 평점이다. PSG 입단 당시만 해도 주전 경쟁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다. 하지만 이강인은 보기 좋게 이를 뒤집었다.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 당당히 경쟁을 펼치고 있고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의 신뢰를 받으며 주전으로 올라섰다.

이강인은 별들의 무대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조별리그 5경기에 출전해 1골을 기록했다. 리그에서와 달리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이강인은 주로 조커 역할을 맡았다. 교체로 뛸 때가 많았다. 하지만 지난 조별리그 3차전 AC밀란(이탈리아)과 홈경기에서 자신의 유럽챔피언스리그 첫 골이자, PSG 이적 데뷔골을 뽑아냈다. 팀 동료 미드필더 자이레 에메리의 패스를 받아 정확한 슈팅을 날려 골망을 흔들었다. 이강인은 조별리그 4차전 밀란 원정에서 골대를 강타하는 날카로운 슈팅도 선보였다.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강인을 선발로 내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PSG 레전드 출신 제롬 로탕은 프랑스 RMC스포츠와 인터뷰를 통해 "이강인이 비티냐보다 뛰어나다. 발기술이 좋다. AC밀란(이탈리아)전처럼 많은 경합이 있는 경기에선 볼을 지켜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로탕은 "이강인이 출전했을 때는 발기술이 뛰어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의견을 드러냈다. 르10스포르트는 "로탕은 이강인을 선발로 기용해야 한다는 자신의 의견을 바꾸지 않았다"고 전했다. 덕분에 이강인은 5차전 뉴캐슬전 선발로 나섰다.

앞서 루이스 캄포스 PSG 단장은 이강인 영입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하기도 했다. 스포츠전문 야드베이커에 따르면 캄포스 단장은 프랑스 르 파리지앵과 인터뷰를 통해 "이강인을 PSG에 데려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재정적인 측면에서 이적료를 초과할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영입전이 치열했음을 의미한다. 또 캄포스 단장은 "스포츠 관점에서 이강인을 많이 좋아했다. 엔리케 감독이 원하는 부분과도 잘 맞았다. 이강인이 아시아 마케팅에도 이렇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만족했다.

엔리케 감독도 "나는 이강인이 스페인에 있을 때부터 그를 알고 있었다. 이강인이 발렌시아, 마요르카에서 뛰었을 때도 알았다"면서도 "이강인을 PSG로 데려온 사람은 캄포스 단장이다. 이강인은 훌륭한 영입이고, 캄포스 단장에게도 축하를 보내고 싶다"고 높게 평가했다.

마요르카 시절 이강인(오른쪽). /AFPBBNews=뉴스1 마요르카 시절 이강인(오른쪽). /AFPBBNews=뉴스1
마요르카에서의 쿠보 타케후사. /AFPBBNews=뉴스1 마요르카에서의 쿠보 타케후사. /AFPBBNews=뉴스1
일본 언론도 이들의 맞대결을 주목했다. 일본 도쿄스포츠는 "쿠보는 소시에다드에서 뛰고 있고, 프랑스 공격수 음바페가 있는 PSG와 유럽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대결한다. 한국 대표팀 미드필더 이강인도 PSG 소속"이라고 밝혔다. 일본 스포니치아넥스는 유럽챔피언스리그 16강 대진이 완성된 직후 일본 축구팬들의 반응을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일본 축구팬들은 "마요르카에서 가장 친한 친구끼리의 매치업", "이강인과 쿠보가 재회한다", "아시안컵보다는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맞붙었으면 좋겠다" 등의 반응을 남겼다. 한일전답지 않은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강인과 쿠보는 내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에서 맞붙을 수 있다. 한국은 이번 대회를 통해 지난 1960년 대회 이후 64년 만에 우승에 도전한다. 한국은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에서 바레인, 요르단, 말레이시아와 맞붙는다. 오는 1월 15일 바레인과 첫 경기를 펼친다.

한국의 전통 라이벌이자, 쿠보의 일본도 우승후보로 꼽힌다. 일본은 D조에 속했다. 인도네시아, 이라크, 베트남과 토너먼트 진출을 위해 경쟁할 예정이다. 한국과 일본이 아시안컵에서 맞붙는다면, 이강인과 쿠보의 대결은 유럽챔피언스리그보다 일찍 이뤄질 수 있다. 이번 유럽챔피언스리그 16강은 내년 2월 13일부터 홈 앤드 어웨이로 펼쳐진다.

한국 대표팀에서의 이강인(오른쪽). /AFPBBNews=뉴스1 한국 대표팀에서의 이강인(오른쪽). /AFPBBNews=뉴스1
일본 대표팀에서의 쿠보 타케후사. /AFPBBNews=뉴스1 일본 대표팀에서의 쿠보 타케후사. /AFPBBNews=뉴스1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PSG는 지난 2019~2020시즌 아쉽게 이루지 못했던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하겠다는 각오다. 당시 PSG는 결승에 올랐으나 '독일 최강' 바이에른 뮌헨 패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다시 우승에 도전한다. PSG 입장에선 그나마 최고의 16강 대진에 걸렸다. 조별리그 2위를 기록해 16강에서 뮌헨, 레알, 맨체스터 시티, 아스널(이상 잉글랜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바르셀로나(이상 스페인)과 맞붙을 수 있었다. 이중에서 가장 전력이 떨어지는 소시에다드를 만났다

스포츠 전문 PSG 포스트도 "PSG가 올 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16강에 오른 팀들 중 가장 쉬운 상대를 만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소시에다드는 수비가 강한 팀이다. 올 시즌 리그 17경기에서 단 18골만 내주며 최소 실점 부문 5위에 올랐다. 바르셀로나(19실점)보다 적은 실점을 기록했다.

파리 생제르맹 선수단. /AFPBBNews=뉴스1 파리 생제르맹 선수단. /AFPBBNews=뉴스1
레알 소시에다드 선수단. 레알 소시에다드 선수단.
한편 '괴물 수비수' 김민재가 뛰고 있는 뮌헨은 이탈리아 명문 클럽 라치오와 격돌한다. 뮌헨은 A조 1위를 차지했다. 덴마크 강호 코펜하겐, 튀르키예 명문 갈라타사라이,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경쟁했다. 이 가운데 뮌헨과 코펜하겐이 16강에 올랐다. 참고로 맨유는 조 최하위로 떨어져 축구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잉글랜드 선두 아스널은 포르투갈의 강호 FC포르투와 맞붙는다.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는 비교적 약체인 코펜하겐를 만난다.

또 바르셀로나는 김민재의 전 소속 팀 나폴리(이탈리아), '명장'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의 아틀레티코는 인터밀란을 상대한다. 도르트문트는 PSV아인트호벤(네덜란드)과 8강 티켓을 놓고 맞붙고, RB라이프치히(독일)는 레알과 운명의 대결을 펼친다.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 /AFPBBNews=뉴스1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 /AFPBBNews=뉴스1
이마놀 알과실 레알 소시에다드 감독. /AFPBBNews=뉴스1 이마놀 알과실 레알 소시에다드 감독. /AFPBBNews=뉴스1
▶2023~2024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대진

-바이에른 뮌헨(독일) vs 라치오(이탈리아)

-레알 소시에다드(스페인) vs 파리생제르망(프랑스)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 vs FC 코펜하겐(덴마크)

-FC 바르셀로나(스페인) vs 나폴리 SSC(이탈리아)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vs 라이프치히(독일)

-아스날(잉글랜드) vs FC 포르투(포르투갈)

-도르트문트(독일) vs PSV 아인트호벤(네덜란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 vs 인터밀란(이탈리아)

유럽챔피언스리그 16강 대진표. /AFPBBNews=뉴스1 유럽챔피언스리그 16강 대진표. /AFPBBNews=뉴스1
유럽챔피언스리그 트로피 '빅이어'. /AFPBBNews=뉴스1 유럽챔피언스리그 트로피 '빅이어'.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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