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월화드라마 '환상연가'./사진=몬스터유니온, 판타지오
KBS 2TV 월화드라마 '환상연가'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환상연가'(극본 윤경아, 연출 이정섭, 제작 몬스터유니온·판타지오)는 1월 2일 첫 방송했다. 상반된 두 인격을 가진 남자와 그 남자를 사랑한 여자, 풋풋한 사랑과 지독한 집착을 넘나드는 판타지 사극 로맨스다.
'환상연가'의 주인공은 박지훈(사조 현, 악희 역), 홍예지(연월, 계라 역)가 맡았다. 박지훈은 데뷔 후 처음으로 1인 2역을 소화했고, 홍예지는 떠오르는 신예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2024년 KBS 월화극의 포문을 연 '환상연가'. 1회(1월 2일) 방송 후 시청률 부진에 빠지면서 위기에 직면했다.
1회 4.3%(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동일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어 2회부터 6회까지 2%대 시청률에 머물렀다. 7회(1월 23일)는 1.8%의 자체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후 8회에 2.4%의 시청률로 기사회생 하는 듯 했지만, 9회(1월 30일) 시청률이 1.7%로 자체 최저 시청률을 경신했다. 시청률 쓴맛을 제대로 봤다.
'환상연가'는 첫 방송 전 '기대작'이었다. 그러나 시청자들에게 외면 당했다. 무엇보다 '사극 열풍'에 합류하지 못하고, 부진에 빠진 상황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안방극장에는 '사극 열풍'이 일었다. MBC 드라마 '연인'에 이어 KBS 2TV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 MBC 드라마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등 사극 장르가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연인' '고려거란전쟁'은 시청률 10%대를 기록하며 '사극 열풍'을 이끌어 갔다.
2024년에도 안방극장은 사극 열풍이 이어졌다. '고려거란전쟁'을 필두로 MBC 금토드라마 '밤에 피는 꽃'(1월 12일 첫 방송), tvN 토일드라마 '세작, 매혹된 자들'(1월 21일 첫 방송. 이하 '세작')까지 시청자들의 관심과 사랑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환상연가'는 부진에 빠져 매회 위기에 직면해 있다. 동시간대(오후 10시대) 예능 프로그램과 경쟁 이유도 있겠지만, 극 전개와 주연 배우의 활약에 아쉬움이 크다. 박지훈, 홍예지 등 신예들은 열연을 펼치고 있지만 흡입력이 높지 않다. 멜로와 암투를 오가는 전개는 매끄럽지 못해 극적 재미를 반감시킨다.
KBS 2TV 월화드라마 '환상연가'./사진=몬스터유니온, 판타지오
시청률 1%대라는 굴욕적인 성적표를 남긴 '환상연가'. 쓴맛이 가득하지만, KBS가 다루지 않았던 판타지 사극에 도전했다는 점은 눈여겨 볼만하다. 이 도전이 최종회(16회)까지 어떤 반전으로 시청률 부진 굴욕을 털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극 열풍 속에 안 되는 사극도 있음을 보여준 '환상연가'.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꺼져가는 불씨를 되살리고 체면을 세울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