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수술→8월 복귀' LAD 커쇼, 3개월 뛰고 최대 160억 받는다 "슈퍼팀 일원 되고 싶었다"

김동윤 기자  |  2024.02.10 19:11
FA 신분이던 클레이튼 커쇼가 10일(한국시간) 친정팀 LA 다저스로 복귀했다. /사진=스포츠넷 LA 공식 SNS FA 신분이던 클레이튼 커쇼가 10일(한국시간) 친정팀 LA 다저스로 복귀했다. /사진=스포츠넷 LA 공식 SNS
FA 신분이던 클레이튼 커쇼가 10일(한국시간) 친정팀 LA 다저스로 복귀했다. /사진=LA 다저스 구단 공식 SNS FA 신분이던 클레이튼 커쇼가 10일(한국시간) 친정팀 LA 다저스로 복귀했다. /사진=LA 다저스 구단 공식 SNS
FA 신분이던 클레이튼 커쇼가 10일(한국시간) 친정팀 LA 다저스로 복귀했다. /사진=LA 다저스 구단 공식 SNS FA 신분이던 클레이튼 커쇼가 10일(한국시간) 친정팀 LA 다저스로 복귀했다. /사진=LA 다저스 구단 공식 SNS
'선발 왕국' LA 다저스가 어깨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인 36세 노장에게 최대 1200만 달러(약 160억 원)의 1년 계약을 안겨줬다. 이름을 가려놓고 보면 이해가 가지 않는 일. 하지만 그 이름이 LA 다저스에서의 클레이튼 커쇼(36)라면 오히려 헐값으로도 느껴진다.


LA 다저스 구단은 10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원클럽맨 커쇼의 복귀를 알렸다. LA 타임스, MLB.com 등 주요 언론에 따르면 올해 커쇼가 받는 보장 연봉은 500만 달러(약 67억 원)로 선발 등판 횟수에 따라 인센티브를 통해 최대 1200만 달러를 받는 조건이다. 2025년에도 보장 연봉 500만 달러에 선발 등판 인센티브가 붙는 올해와 비슷한 조건의 선수 옵션이 있어 사실상 1+1년 계약으로 밝혀졌다.

커쇼는 "복귀를 결정하고 나니 모두가 환영했다. 지금의 나는 어떻게 보면 하자 있는 물건이지만, 그런 나를 원한다고 느꼈다. 정말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2023시즌 24경기 13승 5패 평균자책점 2.46, 131⅔이닝 137탈삼진으로 리그 수위급 성적을 낸 커쇼가 보장 연봉이 박한 이유는 지난해 11월 받은 어깨 수술 탓이다. 어느덧 만 36세의 노장이 된 커쇼는 지난해 6월 어깨 염증으로 부상자 명단으로 향했고 8월 복귀해서는 후반기 36⅓이닝 7피홈런으로 구위가 현저히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후반기 부진은 가을야구에서 최악의 형태로 돌아왔다. 커쇼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선발 등판해 ⅓이닝 동안 삼진 없이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6실점으로 커리어 최악의 경기를 했다. 이때의 충격으로 LA 다저스는 3전 전패로 업셋을 당하며 포스트시즌에서 광탈했고, 구단은 시즌 종료 후 FA가 된 커쇼에게 퀄리파잉 오퍼를 제시하지 않았다. 2024년 퀄리파잉 오퍼 금액은 2032만 5000달러(약 271억 원)로 LA 다저스 구단은 커쇼가 이정도 몸값에 어울리는 활약을 내년에 하지 못한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LA 다저스도 18년을 함께한 프랜차이즈 스타 커쇼를 쉽게 놓을 수 없었다. 2006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7번으로 LA 다저스에 입단한 커쇼는 2008년 만 20세의 나이로 빅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이후 16시즌 동안 통산 425경기에 출전해 210승 92패 평균자책점 2.48, 2712⅔이닝 2944탈삼진의 대단한 기록을 남겼다. 커쇼와 함께한 16시즌 동안 LA 다저스는 8년 연속을 포함해 총 12번의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13번의 포스트시즌에서 3번의 내셔널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2020년에는 60경기 단축 시즌이지만 꿈에 그리던 월드시리즈 반지를 손에 넣었다.

클레이튼 커쇼. /AFPBBNews=뉴스1 클레이튼 커쇼. /AFPBBNews=뉴스1
클레이튼 커쇼. /AFPBBNews=뉴스1 클레이튼 커쇼. /AFPBBNews=뉴스1
클레이튼 커쇼가 지난해 애리조나와 NLDS 1차전에서 강판된 후 자책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클레이튼 커쇼가 지난해 애리조나와 NLDS 1차전에서 강판된 후 자책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MLB.com에 따르면 커쇼는 이번 겨울 은퇴까지 고려했다. MLB.com은 "성공적인 오프시즌에도 투수와 포수가 출근하는 캐멀백 랜치(LA 다저스 스프링캠프) 주변에 커쇼가 없다는 건 이상했다"며 "하지만 커쇼를 올 시즌 LA 다저스의 품으로 데려오는 건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았다. 지난해 디비전시리즈가 실망스럽게 끝난 후, 커쇼는 자신의 커리어에서 중요한 오프시즌이 시작될 걸 알고 있었다"고 계약까지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17년간 몸 담은 친정팀의 퀄리파잉 오퍼조차 제시하지 않는 냉정한 선택에 커쇼는 세 가지 길을 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현역 은퇴와 LA 다저스 복귀 그리고 고향팀 텍사스 레인저스로 향하는 갈림길이었다. 일단 지난해 11월 현역 연장의 뜻을 품고 왼쪽 어깨 상완골 인대를 재건하고 관절낭을 치료하는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이때를 떠올린 커쇼는 "내 인생에서 (이정도의) 큰 결정을 내린 적이 없다. LA 다저스에 드래프트됐고 고등학교 때부터 사귄 여자친구와 결혼했다. 이 과정에서는 크게 결정내릴 일이 없었지만, 이번 오프시즌에 난 몇 가지 선택을 해야 했다"고 전했다. 이어 "수술을 하지 않아도 아이들과 캐치볼은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빠른 공을 던지진 못할 것 같았다. 수술을 결정하기 전, 커리어 처음으로 은퇴에 대한 생각이 떠올랐다. 그와 동시에 집에 머물며 텍사스와 계약할 생각도 어렴풋이 떠올랐다"고 덧붙였다.

사실 지금의 LA 다저스에 선수로서 커쇼의 가치는 애매했다. FA 최대어로 불리는 오타니 쇼헤이(30)와 야마모토 요시노부(26)를 모두 잡은 것을 시작으로 역대급 오프시즌을 보낸 덕분이다. 지난해 12월 LA 다저스는 오타니와 10년 7억 달러, 야마모토와 12년 3억 2500만 달러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오타니가 7억 달러 중 97%를 10년 후인 2034년부터 10년간 지급하는 획기적인 디퍼 계약을 제안해준 덕분이었다. 사치세가 7000만 달러에서 연 4600만 달러로 확 깎이면서 야마모토를 데려올 수 있었다.

오타니 쇼헤이./AFPBBNews=뉴스1 오타니 쇼헤이./AFPBBNews=뉴스1
야마모토 요시노부. /사진=LA 다저스 구단 공식 SNS 야마모토 요시노부. /사진=LA 다저스 구단 공식 SNS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타일러 글래스노우. /사진=폭스스포츠 공식 SNS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타일러 글래스노우. /사진=폭스스포츠 공식 SNS


이후 타일러 글래스노우(31)를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한 뒤 5년 1억 3500만 달러의 연장계약을 체결해 3선발을 꾸렸다. 좌완 제임스 팩스턴(36)까지 1년 1200만 달러 규모의 FA 계약으로 데려오면서 이번 겨울 영입 선수로만 4선발 로테이션을 꾸릴 수 있게 됐다. 네 사람 모두 한 팀의 1선발도 가능하다는 평가받는 선수들. 여기에 지난해 커쇼와 함께 LA 다저스의 100승 시즌을 만든 유망주들이 도약을 꿈꾸고 있다. 기존 에이스 워커 뷸러(30)가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에서 돌아와 상반기 복귀를 앞두고 있고,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낸 바비 밀러(25)도 대기 중이다. MVP만 세 명인 타선에 탄탄한 선발 로테이션이 더해진 LA 다저스를 두고 미국 현지에서는 슈퍼팀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슈퍼팀 LA 다저스는 명예의 전당급 커리어에도 월드시리즈 우승은 한 번뿐인 커쇼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커쇼는 "LA 다저스의 이번 겨울은 솔직히 정말 놀라웠다. 내 마음 속에는 그 슈퍼팀의 일원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분명히 있었다"며 "오프시즌 승자라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지만, 꽤 좋은 팀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지금 모인 선수들은 아마 내가 겪어왔던 팀 중 최고일 거라 생각한다. 나도 그 일원이 되고 싶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LA 다저스 입장에서도 오히려 슈퍼팀이라는 점에서 커쇼의 존재가 더욱 필요했을지 모른다. 야구뿐 아니라 모든 스포츠에서 급조된 슈퍼팀은 구성원 대다수가 슈퍼스타인 탓에 구심점 없이 표류하는 경우가 잦았다. LA 다저스에 있어 커쇼는 명성과 기량 그리고 팀 내 입지 등 모든 면에서 다른 슈퍼스타들을 아우를 수 있는 선수다.

클레이튼 커쇼. /AFPBBNews=뉴스1 클레이튼 커쇼. /AFPBBNews=뉴스1
클레이튼 커쇼(오른쪽)가 2011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트로피를 받고 있다. /AFPBBNews=뉴스1 클레이튼 커쇼(오른쪽)가 2011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트로피를 받고 있다. /AFPBBNews=뉴스1


어깨 부상으로 고생한 지난해도 팀 내 최다승, 평균자책점 1위로 LA 다저스의 정규시즌 100승을 이끌었다. 현재 기량뿐 아니라 구단 역사에서도 커쇼를 따를 선수는 없다. LA 다저스 통산 탈삼진 1위, 최다승 2위, 최다 이닝 5위, fWAR 1위(팬그래프 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등 커쇼를 빼놓고는 21세기 LA 다저스 역사를 설명하기란 불가능하다.

2011년 첫 수상을 시작으로 총 세 번의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따냈고, 2014년에는 절정을 이뤘다. 2014년 커쇼는 27경기 21승 3패 평균자책점 1.77, 198⅓이닝 239탈삼진, 조정평균자책점 197로 투수 3관왕, 만장일치 사이영상 수상에 46년 만에 투수로서 내셔널리그 MVP까지 차지했다. 2015년에는 33경기 16승 7패 평균자책점 2.13, 232⅔이닝 301탈삼진으로 개인 커리어 한 시즌 최다 이닝과 탈삼진을 마크했다. 2015시즌을 마지막으로 단 한 번도 한 해에 200이닝을 소화하지 못할 만큼 부상이 잦아졌지만, 마운드에 있을 때만큼은 최고였다.

앤드루 프리드먼 LA 다저스 사장은 계약 후 LA 타임스에 "우리는 그동안 이 말을 정말 많이 한 것 같다. 하지만 정말 커쇼가 다저스의 파란 유니폼을 입고 있으면 세상 모든 것이 이치에 맞게 돌아가는 것처럼 느껴진다"며 "구단은 우리의 이런 생각이 얼마나 중요한지 커쇼에게 알리고 싶었다. 커쇼와 엘렌(커쇼의 부인) 그리고 그의 가족에게 가장 합리적인 방식이 무엇인지 알아내고 생각할 시간을 주려 했다. 우리는 끈질겼고, 또 존중했다. 그리고 마침내 이렇게 모든 것이 잘 마무리됐다"고 만족감을 한껏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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