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석기 센터장/사진제공=이대서울병원
올해는 짝수 해로, 짝수 해에 태어난 사람들이 국가검진 대상자가 된다. 국가검진은 나이와 성별 등에 맞춘 총체적 기본 검진을 잘 포함하고 있지만 기본 검진 외에도 검진 시 신경 써야 할 장기가 있다. 바로 뱃속 깊은 곳에 숨겨진 장기 '췌장'이다.
췌장은 배 안 쪽, 위장의 뒤쪽에 위치하고 있는 15cm 정도의 가늘고 긴 장기다. 췌장은 십이지장으로 소화액인 췌장액을 내보내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인슐린 등의 호르몬을 혈관으로 분비하는 기능을 한다.
이 췌장에 암이 생기는 것을 '췌장암'이라고 하는데 췌장암은 대한종양외과학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암 발생 8위, 사망률은 5위에 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발병률이 그리 높지 않았지만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과 생활습관 변화 등으로 인해 환자가 인구 10만명 당 10명 이상으로 꾸준히 늘면서 서양만큼의 발병률을 보이고 있다.
이 췌장에 생기는 암은 초기 증상은 없는데 재발 확률이 높고 쉽게 전이 되는 암으로, 수많은 암 중 예후가 가장 나쁜 암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조기 발견과 치료가 절대적이다. 50세 이상의 중장년층에서 최근 급격한 체중감소가 있거나 알 수 없는 복부 또는 등의 통증이나 설명하기 어려운 불편감, 약물 치료에도 지속되는 소화 불량, 갑작스러운 당뇨 발병 등의 증상이 있을 때는 췌장암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또 가족 종 췌장염·췌장암 환자가 있을 경우, 과거 실시한 건강검진에서 췌장염이나 췌장 낭종 등이 발견 되었을 경우 전문의를 찾아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관리를 받아야한다.
이대서울병원 민석기 암센터장(외과)은 "췌장암은 뚜렷한 원인이 밝혀진 암은 아니다. 다만 흡연, 음주, 고지방식이, 비만, 당뇨병이 있을 경우 위험도가 올라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며 "췌장암 가족력이 없더라도 위험인자를 가졌을 경우 췌장암을 특히 경계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췌장암은 암이 진행된 후에 발견될 경우 수술로 절제할 수 있는 수준의 환자는 20~30% 밖에 되지 않는다. 또 췌장과 주변 림프절을 제거한 후에도 암이 쉽게 재발하고 다른 장기로 전이 되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 만약 수술로 절제가 어려운 단계만큼 췌장암이 진행됐다면 진단 후 평균 생존기간은 6개월밖에 되지 않는다.
민석기 센터장은 "췌장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발견과 빠른 수술"이라며 "평소 췌장암 위험 인자를 많이 가졌거나 의심 증상이 약간이라도 있다면 건강검진 시 본인 부담비용이 좀 추가되더라도 복부 초음파나 CT 등 영상 검사를 반드시 추가하고 검진하는 것이 좋다. 환자의 편의를 위해서는 복부 초음파가 좋지만, 췌장암의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복부 CT 촬영이 필요하다. 정기적 건강검진으로 복부 초음파를 빠지지 않고 시행하고, 초음파 검사에서 의심 소견이 있거나, 고위험군일 경우 복부 CT 검사를 추천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