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김민철 기자= 지지부진한 아시안컵 반성과 달리 영국발 루머에 대한 대응은 너무나도 빨랐다.
영국 매체 ‘더 선’은 13일(한국시간) “손흥민이 지난 요르단과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을 앞두고 동료들과 다퉈 손가락이 탈구됐다”라고 보도했다.
보도된 내용은 꽤 상세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이강인을 비롯한 일부 선수들이 탁구를 치기 위해 저녁 식사 자리를 일찍 벗어났고, 손흥민이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다툼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 해당 보도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축구 팬은 거의 없었다. ‘더 선’이라는 매체에 대한 신뢰도가 너무 낮았다. ‘더 선’은 선수들의 이적설, 사생활 관련 괴소문을 쏟아내는 매체로 이미 악명높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한국 축구에 대한 해외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았다.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과 같은 빅리그 소속 선수들이 포함된 한국 축구 대표팀의 행보는 해외 축구팬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해 보였다.
문제는 대한축구협회의 반응이었다. 대한축구협회는 ‘더 선’의 보도가 나온 직후 관계자의 말을 빌려 “대회 기간 중 일부 선수들의 다툼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소문을 공식 인정했다.
그러면서 “탁구장에서 마찰이 있었다. 물리적인 수준의 충돌까진 아니었다. 손흥민이 뿌리치는 과정에서 손가락을 다치게 됐다”라며 구체적인 설명까지 덧붙였다.
불필요한 대응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더 선’은 하루에도 수십개의 괴소문을 내놓은 황색 언론이다. 이런 괴소문에 대해 당사자들이 일일이 직접 대응에 나서는 거의 없다. 대중들도 웃고 넘길 뿐이지 구체적인 진상 파악을 원하지 않는다.
대한축구협회의 발 빠른 대응은 의아하기까지 하다. 대한축구협회는 아시안컵에서의 부진에 대한 결과 보고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과 확연히 대조를 이뤘다.
대응 시기도 적절하지 않았다. 대한축구협회와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 이후 거센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선수들의 불화를 인정해버리는 대응은 선수들을 방패막이로 삼겠다는 의도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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