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희가 10일 싱가포르의 타나메라 컨트리클럽 탬피니스 코스(파72)에서 막을 내린 2024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개막전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KLPGT
김재희가 10일 싱가포르의 타나메라 컨트리클럽 탬피니스 코스(파72)에서 막을 내린 2024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개막전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방송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KLPGT
김재희는 10일 싱가포르의 타나메라 컨트리클럽 탬피니스 코스(파72)에서 열린 2024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개막전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총상금 110만 싱가포르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6개를 잡아내며 66타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한 김재희는 방신실(20·KB금융그룹·16언더파 272타)을 한 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2018년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김재희는 2020년 드림투어(2부)에서 데뷔해 첫 대회부터 우승을 차지하고 최다승과 상금왕, 최저 평균타수 상을 휩쓸며 큰 기대속에 KLPGA투어로 향했다. 이후 3차례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번번이 마지막에 고개를 숙였다.
91번째 도전의 최종 라운드는 마침 자신의 23번째 생일과 겹쳤고 완벽한 경기력으로 챔피언의 자격을 스스로 증명해냈다. 김재희는 개막전부터 우승 상금 19만 8000 싱가포르 달러(1억 9628만원)도 챙겼다.
KLPGA에서 생일에 우승을 차지한 건 1997년 제일모직로즈 여자오픈골프대회(9월 28일) 때 박세리(47), 2016년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8월 28일)의 김예진(29)에 이어 역대 3번째다.
김재희가 10일 싱가포르의 타나메라 컨트리클럽 탬피니스 코스(파72)에서 막을 내린 2024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개막전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 최종일에 드라이버 티샷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 /사진=KLPGT
김재희가 10일 싱가포르의 타나메라 컨트리클럽 탬피니스 코스(파72)에서 막을 내린 2024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개막전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 최종일 4번 홀에서 아이언 티샷을 하고 있다. /사진=KLPGT
김재희는 4번 홀(파3)을 시작으로 6번 홀(파3)까지 3홀 연속 버디를 잡아냈다. 정교한 아이언샷을 비롯해 컨디션이 예사롭지 않아 보였다. 9번 홀(파4)에서도 버디를 보태며 전반을 기분 좋게 마친 김재희는 후반에는 13번 홀(파4)과 14번 홀(파3)에서 연속으로 타수를 줄였다. 준우승자 방신실과 이번 대회 돌풍을 일으킨 아마추어 오수민(16)이 한 타차로 추격했으나 끝까지 자신만의 페이스를 지켰다.
18번 홀(파5)에선 방신실의 버디 퍼트가 홀을 외면했고 김재희는 침착하게 파로 타수를 지켜 감격의 커리어 첫 우승을 이뤄냈다.
2020년 KLPGA투어 데뷔 후 이듬해 하이원리조트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김재희는 또렷한 이목구비를 바탕으로 한 빼어난 외모로 많은 인기를 얻었고 '힘재희'라는 애칭을 얻을 만큼 파워풀한 샷으로 반전매력을 뽐내기도 했다.
지난해는 돌이켜봐도 아쉬움이 가득했다. 대보 하우스디 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김재희는 S-OIL 챔피언십에서는 최종라운드를 챔피언조에서 출발해 버디 4개만 낚으며 첫 우승 기대감을 키웠지만 갑작스런 악천후로 인해 라운드가 취소됐고 결국 3라운드까지 성적으로 순위를 매겼다. 김재희는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그렇기에 이날 우승이 더욱 남다르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김재희가 10일 싱가포르의 타나메라 컨트리클럽 탬피니스 코스(파72)에서 막을 내린 2024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개막전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에서 우승을 결정짓는 퍼트를 성공시키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KLPGT
김재희가 10일 싱가포르의 타나메라 컨트리클럽 탬피니스 코스(파72)에서 막을 내린 2024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개막전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에서 우승 직후 동료들로부터 물 세례를 받고 있다. /사진=KLPGT
생일 우승은 특별한 의미다. "평소 생일 때는 친구들이랑 놀기만 했었다"며 "이번 시즌에는 생일에 대회가 있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우승까지해서 정말 큰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도 날씨가 좋지 않았다. 전날까지 선두는 아마추어 오수민이었다. 지난해의 악몽이 재현되는 게 아닐까 우려가 뒤따랐다. 김재희는 "어제 최종라운드 때도 날씨가 좋지 않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물론 3라운드 1위가 아마추어 선수라 상금을 많이 받을 수는 있었겠지만 꼭 최종라운드를 플레이하고 싶었다"며 "상금보다 꼭 우승하고 싶다는 생각이었고 우승할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이 있었다"고 우승에 대한 간절했던 마음을 전했다.
비시즌 기간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자신 있던 아이언샷에 숏게임의 정확도를 높였다. "샷은 작년부터 항상 자신감이 있었다. 대신 퍼트가 작년보다 좋아져서 우승할 수 있었다"는 그는 "작년부터 코치를 홍석전 프로님으로 바꾸면서 샷에서는 문제가 없다고 스스로 생각했다. 퍼트와 쇼트게임이 문제였는데 전지훈련에서 하루종일 퍼트 연습만 하기도 했다"고 훈련 비화를 공개했다.
김재희가 10일 싱가포르의 타나메라 컨트리클럽 탬피니스 코스(파72)에서 막을 내린 2024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개막전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LPGT
김재희가 10일 싱가포르의 타나메라 컨트리클럽 탬피니스 코스(파72)에서 막을 내린 2024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개막전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에서 우승 후 기자회견에 나서고 있다. /사진=KLPGT
퍼트 때 '박인비 그립'으로도 유명한 역그립으로 바꾼 이유에 대해 "정그립을 잡았을 때 손목이 노는 느낌이 들어서 작년 중순부터 역그립으로 바꾸고 연습했다"고 전했다.
이젠 당당히 우승자 대열에 합류했다. 김재희는 "승수를 하나씩 추가해가면서 상금왕과 대상을 노려보겠다"고 당찬 포부를 나타냈다.
이번 대회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오수민은 아쉬움을 남겼다. 2위 그룹에 3타 앞선 단독선두로 였던 최종일을 시작했는데 이날 버디 4개, 보기 3개로 한 타를 줄이는 데 그치며 선두와 2타 차,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 단독 3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최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서 우승을 차지한 패티 타바타나킷(태국)은 전예성(23·안강건설), 노승희(23·요진건설) 등과 함께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로 공동 4위를, 박현경(24·한국토지신탁)은 11언더파 277타로 공동 8위로 톱 10 진입에 성공했다.
박민지(26·NH투자증권)는 10언더파 278타 공동 12위로, 지난해 3관왕 이예원(21·KB금융그룹)은 3언더파 285타로 공동 38위로 아쉬움을 남겼다.
오수민이 10일 싱가포르의 타나메라 컨트리클럽 탬피니스 코스(파72)에서 막을 내린 2024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개막전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 최종일 우드 티샷을 하고 있다. /사진=KLPGT
오수민(오른쪽)이 10일 싱가포르의 타나메라 컨트리클럽 탬피니스 코스(파72)에서 막을 내린 2024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개막전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에서 3위를 차지하고 상패를 받고 있다. /사진=KLPG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