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류현진.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 시즌부터 '팬 퍼스트'를 위해 ABS와 피치 클락 등 새로운 제도를 적용한다. 1군 무대에서 피치 클락은 전반기 시범 적용 예정이고, ABS는 개막과 함께 곧바로 투입할 계획이다.
ABS의 경우 현재까지는 성공적으로 안착한 것으로 보인다. 시범경기 운영 첫날인 9일 사직 SSG-롯데전에서 트래킹이 되지 않거나 이어폰으로 신호가 나오지 않는 등 미숙한 점도 있었지만, 빠르게 안정을 찾으면서 잘 운영됐다.
가장 좋은 점은 선수와 심판 사이에 '감정 싸움'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볼 판정은 심판의 판단 영역이었기 때문에 선수들이 특정 코스에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군말 없이 받아들인다. NC 투수 이재학은 "사람이 볼 때는 (스트라이크를) 놓치면 감정이 있지만, 이제 그 부분이 없어 편하다"고 밝혔다.
정확도도 괜찮은 편이다. KBO가 지난 1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시범경기 첫 19경기에서 ABS는 99.9%의 투구 추적 성공률을 보였다. 와이어 카메라가 추적 범위를 침범해 트래킹에 실패한 걸 제외하면 100%에 가깝다.
이민호 주심이 지난 9일 SSG-롯데전에서 ABS(자동투구볼판정시스템)용 이어폰을 착용하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
구장마다 스트라이크존이 다르다는 의심도 있다. 이번 시범경기에서 대전(12일 KIA전)과 사직(17일 롯데전)구장 경기에 등판한 한화 류현진은 "구장마다 스트라이크존이 좀 다른 것 같다. 그걸 선수들이 빨리 캐치해야 할 것 같다"면서 "저번(12일)보다 오늘(17일) 높은 존의 스트라이크가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세계 최초로 도입되는 ABS가 과연 KBO 리그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에 시선이 모이진다.
/그래픽=이원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