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정 PD /사진제공=티빙
티빙 오리지널 '여고추리반3' 임수정 PD는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스타뉴스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여고추리반3'은 무서운 저주가 떠도는 학교로 전학 간 추리반 학생들이 학교에 숨겨진 진실에 다가갈수록 더욱더 거대한 사건을 마주하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어드벤처다. '여고추리반'은 지난 2021년 시즌1을 시작으로, 그해 12월 시즌2를 방영했다. 이후 올해 4월 시즌3을 방송했다.
'여고추리반'은 '대탈출 유니버스'를 만드는 정종연 PD의 입지가 크다. 이에 새 시즌에 대한 부담감이 컸을 터. 그는 "확실히 부담이 컸던 건 사실이다. 그보다 사실 시즌1, 2를 함께한 사람으로서 '여고추리반' IP가 사라지면 안 될 거 같다는 생각이 컸다. 책임감일 수도 있다. 시즌 2개를 하면서 (정종연 PD에게) 많이 배웠으니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있었다"라며 "누군가에겐 기대치 못 미치는 시즌일 수도 있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겐 현실성 있는 스토리로 그려진다고 해서 그 부분들을 좀 알아주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즌1, 2 당시 많은 분이 '현실성 없다', 'SF적인 요소가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런 부분을 좀 개선하고 싶었는데 그런 걸 할 수 있는 시즌"이라며 "우선 제작 여건상 촬영이 4번밖에 할 수 없었다. 4개의 회차가 기승전결이었다. 킥으로 생각한 게 스포츠 도박이었고 얽혀있는 무언가였다. 7~8화에서 풀리며 나올 거긴 하지만, 이야기가 1차원적으로 흘러가는 게 아니라 메타버스로 움직이는 느낌도 들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임수정 PD /사진제공=티빙
시즌 1, 2와의 차별성을 묻자, 임 PD는 "출연진들이 너무 늘었다고 해야 하나. 너무 '꾼'이 됐다. 상황을 주면 이젠 잘 보이나 보다"라며 "좀 더 어렵게 가야겠다는 생각에 출연진도 많고 믿을만한 사람인지 사건들도 촘촘하고 세세하게 짜고 추리의 영역이 사람들이 기대한 바인데 사람들은 좋아하지 않을까 싶었다. 출연자들도 열심히 머리 싸매고 하면서 고민하지 않을까 싶었다. 난이도를 높였다"라고 했다.
시즌2와 시즌3 사이엔 2년의 공백이 존재한 만큼, 멤버들의 위치도 달라졌다. 박지윤은 티빙 오리지널 '크라임씬' 시리즈로 또 한번 성장했고 장도연과 재재는 모두가 찾는 MC가 됐다. 비비는 프랑스 칸에 입성한 배우가 됐고 최예나도 솔로 가수로서 높은 위치를 차지했다. 긴 공백 이후 임수정 PD가 만난 이들은 어땠을까. 그는 "우선 스케줄 맞추기가 너무 어렵다. 다들 바빠져서 이번 주에도 코멘터리를 찍는데 이것도 오래 걸렸다. 바쁘고 잘 나가는 일상에서도 우리를 먼저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라며 "비비 씨는 늘 '여고추리반' 덕분에 잘됐다고 하고 앨범 나오면 우리에게 준다. 비비 잘된 거에 대해서 너무 축하한다. 다들 예능상 타고 오면 다 같이 케이크를 하고 그런 분위기에서 잘하고 그랬다"라고 훈훈한 분위기를 드러냈다.
임수정 PD /사진제공=티빙
지난 회차 중 최예나의 친오빠이자 가수 최성민이 등장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임수정 PD는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미나 오빠의 역할이 필요해서 다양한 분을 생각하던 와중에 후배 PD가 최성민 씨는 어떠냐고 하더라. 신선하다고 생각했다. (최성민과) 통화하다가 '예나 오니까 끊으라'고 하더라. 두 분이 같이 산다. 근데 보안을 철저히 유지했다. 예나가 그렇게 당황하는 건 처음 봤다"고 웃었다.
제작진이 멤버들의 돌발 행동으로 당황한 적도 있었을까. 임수정 PD는 2화 기봉권 선생님을 만나 동아리 창설하는 내용을 언급하며 "당시 소화제, 텀블러를 정수기 위에 뒀다. 근데 멤버들이 그걸 못 보고 화장실 가다가 우연히 발견했다"라고 털어놨다. 또한 "소용돌이 표식도 소화전 불빛을 보다가 갑자기 생각나 발견했다. 우리가 원하는 방향은 아니었지만 그렇게 풀리더라"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임수정 PD /사진제공=티빙
또한 공포 콘셉트와 관련해 "좀비처럼 걸어오는 미나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 현장은 어두워서 칠흑 같은 공포감이 크다"라면서도 "방송 공개는 낮 12시 아닌가. 그러다 보니 어두운 분위기가 잘 전달이 안 된 거 같다. 춥고 불 하나만 켜지고, 피 흘리면서 지나가는 모습은 현장에서 무섭고 으쓱했는데 화면상 두드러지지 않을 수 있겠다 싶더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6화에서도 무서운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다"라며 기대감을 자아냈다.
정종연 PD의 시리즈는 거대한 스케일 때문에 제작비 규모가 상당하다고 알려져 있다. 시즌3은 어땠을까. 임수정 PD는 "시즌2랑 동일하다"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물가 상승률에 비해 적게 사용한 거 아니냐고 묻자, 임수정 PD 또한 웃으며 "그런 거 같기도 하다. 사실은 더 촬영하고 싶었고 축제도 열고 싶었다"라고 장난스럽게 답했다.
'여고추리반'은 이미 매니아층을 형성한 만큼, 다음 시즌에 대한 가능성에 이목이 집중됐다. 임수정 PD는 "아직 시즌4 확정이 되진 않았지만, 하고 싶은 게 많긴 하다"라며 기대감을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