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운의 아이콘→늦깎이 성공신화, '한국의 케인' 주민규 이제 당당히 국대 주전

이원희 기자  |  2024.06.08 10:52
주민규(왼쪽)와 손흥민.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주민규(왼쪽)와 손흥민.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불운의 아이콘은 이제 옛말이 됐다. '늦깎이 성공신화' 주민규(34·울산HD)가 한국 축구대표팀 주전 공격수로 올라섰다.


드디어 주민규가 태극마크를 달고 꿈에 그리던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 득점과 도움 모두 기록했다. 주민규는 지난 6일 싱가포르 더 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C조 5차전 싱가포르와 맞대결에서 선발로 출전, 총 58분을 소화해 1골 3도움을 몰아쳤다. 한국도 7-0 대승을 거뒀다.

주민규는 지난 3번의 A매치 가운데 2번이나 선발로 나섰다. 주민규는 지난 3월에 열린 태국과 3차전에서 감격적인 대표팀 데뷔전을 치렀고, 한국 축구 역대 최고령 A매치 데뷔전(만 33세 343일) 새 역사까지 썼다. 주민규는 A매치 3경기 만에 득점까지 성공했다. 이 득점으로 주민규는 고 김용식 선생이 39세 274일의 나이로 기록한 득점에 이어 역대 최고령 A매치 데뷔골 2위(만 34세 54일)에 이름을 올렸다.


주민규는 전반 9분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의 골을 도운 것에 이어 전반 20분 김진수(전북현대)의 크로스를 받아 헤더골을 뽑아냈다. 주민규의 공격은 후반에도 날카로웠다. 후반 8분 손흥민(토트넘), 후반 9분 이강인의 골을 어시스트했다. 이외에도 주민규는 최전방에서 높이를 활용한 제공권 싸움에 공을 갖지 않아도 분주히 움직이며 공간을 만들어냈다.

다양한 능력을 발휘한 주민규를 향해 벌써 '한국의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골뿐만 아니라 넓은 시야, 정확한 패스로 동료들에게 찬스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시나스포츠도 "주민규의 활약에 한국 팬들은 '슈퍼스타' 케인을 떠올렸다"고 주목했다.


싱가포르전에서 주민규(가운데)가 김도훈 임시 감독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싱가포르전에서 주민규(가운데)가 김도훈 임시 감독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한때 주민규는 불운의 아이콘으로 불렸다. K리그1 득점왕을 차지하는 등 뛰어난 득점력을 보여주고도 좀처럼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파울루 벤투,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들은 주민규를 외면했으나, 클린스만 전 감독이 경질된 뒤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난 3월 처음으로 임시 사령탑을 맡았던 황선홍 현 대전하나시티즌 감독이 주민규를 처음 선발했고, 김도훈 감독 역시 주민규를 택했다.

주민규도 지난 3월 두 차례 A매치에선 골을 넣지 못해 아쉬움을 삼켰으나 이번 싱가포르전에서 믿음에 보답했다.

현재 분위기로는 주민규가 대표팀 공격 1옵션까지 노리는 모양새다. 황의조는 국대 자격 정지를 받은 상태고, 조규성은 지난 2023 카타르 아시안컵 부진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조규성은 유럽무대 진출 후 소속팀 미트윌란의 리그 우승을 이끌었지만, 이번 대표팀에선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했다. 대신 주민규가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김도훈 감독은 공격수로 주민규과 오세훈(마치다 젤비아)을 선발했다. 오는 11일에 열리는 C조 6차전 중국과 홈 경기에서도 주민규가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주민규가 중국전에서도 활약을 이어간다면 제대로 눈도장을 찍는 셈이다. 대표팀 주전 경쟁에서 한 발 앞서 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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