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5000만원' 36세 포수, 6월 타율 0.538이라니! 김경문호는 '포수왕국'을 꿈꾼다

안호근 기자  |  2024.06.15 10:40
한화 이재원이 14일 SSG전 안타를 때려내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이재원이 14일 SSG전 안타를 때려내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6월 타율 0.538(13타수 7안타).

김경문(66) 감독의 한화 이글스 사령탑 부임 이후 돋보이는 것 중 하나는 바로 포수 이재원(36)의 반등이다. 명실상부 한화의 주전 안방마님 최재훈(35)과 일으킬 시너지 효과에 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지난 3일 취임식을 가진 김경문 감독은 4일 KT 위즈전을 시작으로 5승 4패 1무로 5할 이상 승률을 기록 중이다.

이 중심에 있었던 타자 중 하나가 이재원이다. 지난 9일 콜업을 받은 이재원은 11일 두산전 최재훈이 경기 도중 허벅지 통증을 느끼자 대타로 출전해 2타수 2안타 1득점하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다음날 김경문 감독은 "(최)재훈이가 경기를 잘 풀어가고 있고 이재원 선수도 류현진 선수와도 그렇고 이전에 투수들과 호흡을 맞췄더라"며 "지금은 이재원 선수도 기용을 같이 해서 최재훈 선수도 보호를 하고 이재원 선수를 쓰다가 완전해질 때 최재훈 선수를 다시 기용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재훈의 부상이 심각한 것은 아니었지만 김 감독은 최재훈을 굳이 무리시키지 않았다. 이재원이 충분히 역할을 해줘 최재훈이 완전히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준 셈이다.


한화 포수 이재원.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포수 이재원.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이재원은 12일 두산전 선발 포수로 나서 4타수 3안타 1타점으로 맹활약했다. 3년여 만에 기록한 3안타 경기였다. 13일 두산전에도 포수 마스크를 쓰고 3타수 1안타 1타점, 14일 SSG 랜더스전에도 4타수 1안타 1타점을 날렸다. 3경기 연속 타점을 올렸다. 시즌 성적도 21경기 타율 0.293(41타수 12안타), 대타 타율도 0.417로 뛰어나다.

2006년 1차 지명으로 SK 와이번스(SSG 전신)에 입단해 17시즌째 한 팀에서만 뛰었던 이재원은 최근 부진과 함께 출전 기회를 잃어갔고 지난 시즌을 마치고 구단에 방출을 요청했다. 백업 포수를 강화하려던 한화가 손을 내밀었고 연봉 5000만원에 그를 영입했다. 2018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고 4년 69억원의 자유계약선수(FA) 대박을 터뜨렸던 기억은 허상이었을 뿐이다. 명예 회복을 위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5차례나 우승을 경험한 베테랑 포수지만 백업 포수라는 현실을 인정하고 원점에서 시작했다. 그럼에도 적은 기회 속 제대로 가치를 입증하지 못하고 5월 이후 지난 9일까지 퓨처스(2군)에서 시간을 보냈다.

포수 출신 명장이 부임했고 이재원을 불러올렸다. 김 감독의 한마디는 이재원의 심금을 울렸다. 김 감독은 "재원이는 야구를 잘했던 선수이지 않나. 끝을 그렇게 서운하게 끝내면 안 될 선수"라며 "여기서 조금 더 제가 도와줄 수 있는 건 도와주고 분발하게 시킬 생각이다. 제가 볼 때는 치는 것이나 송구도 보니까 충분히 더 할 수 있겠더라. 저에게도, 팀에도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백업에 불과한 36세 포수가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한 말이었다. 이재원은 "나이가 먹다 보니 기대치도 떨어지고 '좀 안 될 것 같다'는 생각도 주위에서 많이 하다보니 저도 위축됐던 건 사실"이라면서도 "그런 것도 이겨내야 하는 게 선수이고 감독님께서 '할 수 있다'고 말씀하신 걸 기사를 통해 봤는데 그러다 보면 선수는 '그래 한번 해보자' 이런 마음가짐이 든다. 앞으로도 잘할지는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하고 감독님이 계시는 한 실망시키지 않고 최선을 다하려는 마음가짐이 더 커졌다. 책임감 있게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뜬공을 잡아내고 있는 이재원.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뜬공을 잡아내고 있는 이재원.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김경문 감독이기에 더 기대가 된다. 김 감독 부임 후 최재훈도 타율 0.400(20타수 8안타)로 맹타를 휘두르던 터였다. 최재훈도 6월 맹타에 힘입어 시즌 타율을 0.298까지 끌어올렸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최재훈의 부상 이후 이재원을 적극적으로 기용했고 이재원의 맹활약과 함께 최재훈이 충분히 휴식을 할 수 있는 계기도 됐다.

최재훈도 김경문 감독과 특별했던 일화를 전했다. 김경문 감독이 두산 지휘봉을 잡고 있던 2008년 육성선수로 입단했던 최재훈은 그해 스프링캠프에서 김경문 감독의 눈에 들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했고 김 감독은 "쟤 남겨"라는 한마디로 최재훈의 인생에 큰 전환점을 만들어줬다.

이후 두산과 정식 계약을 맺고 첫해부터 1군 데뷔 기회를 가졌던 최재훈은 최근 당시를 회상하며 "고마운 감독님"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2일 경기를 앞두고 "아무래도 더 집중하게 되는 게 있다. 감독님께서도 세게 치려고 하지 말고 더 가볍게 치라고 조언해주셨다. 그런 부분에서 더 좋은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며 "감독님께서 포수 출신이셔서 포수 쪽에 더 잘해 주시는 것 같다. 공수교대 나갈 때마다 파이팅해주시고 응원해 주신다. 수비 마치고 들어올 때도 '네가 나가서 이렇게 해야 된다'고 얘기를 해 주시니까 포수로서 더 책임감 갖고 더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두산 감독 시절 2006년 입단한 양의지의 가치를 알아보고 일찌감치 경찰야구단에 보냈고 전역 후 2010년 20홈런을 때려내며 신인상으로 이끌었다. 김경문 감독은 2011시즌 도중 팀을 떠났지만 주전 포수로 자리를 잡은 양의지는 리그 최고 포수로 성장했다. 육성선수의 가치를 알아봐 길을 열어준 최재훈도 두산을 거쳐 한화에서 주전 포수로 자리매김했다.

김경문 감독이 한화에 오자마자 최재훈이 날아다녔고 이재원도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이들 외에도 박상언(27)이 있고 상무에서 전역을 앞두고 있는 허인서(21)도 있다. 김경문 감독 체제 하에 한화가 '포수왕국'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기대감이 높아진다.

한화 포수 최재훈.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포수 최재훈.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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