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훈 /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20일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영화 '탈주'(감독 이종필)의 배우 이제훈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탈주'는 내일을 위한 탈주를 시작한 북한병사 규남과 오늘을 지키기 위해 규남을 쫓는 보위부 장교 현상의 목숨 건 추격전을 그린 영화. 이제훈은 내일을 향한 탈주를 시작한 북한 병사 임규남 역을 맡았다.
이제훈은 '탈주'를 촬영하며 심적으로, 육체적으로 고통스러운 순간이 많았다며 "매 상황마다 긴장되고, 쫓기고, 장애물을 넘어서야 하는데 그 고통을 스스로 느껴야 스크린을 통해서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될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더 저를 몰아붙이지 않았나 싶다. 감독님께서 안쓰럽게 봐주시지만, 만족시켜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다"고 전했다.
이제훈은 '탈주' 시나리오를 본 뒤 고생을 예상했다면서도 촬영 당시를 회상하며 "시나리오에 나와있는 부분도 있고, 제가 장애물을 넘는 과정에서 '이제 좀 포기했으면 좋겠다. 할 만큼 다 했다. 충분히 잘 싸웠다'고 얘기할 수도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에게 '네가 원하는 걸 끝까지 해냈으면 좋겠다'라는 응원을 바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힘들었던 게 뛰어갈 때 촬영하면서 뛰어가는 모습을 앞을 보여주기 위해서 차량에 카메라를 매달고, 따라가야 하는데 차를 따라갈 순 없다. 근데 어떻게 해서든 저걸 따라가겠다는 마음이 강했다. 사람이 너무 숨을 헐떡여서 스스로 숨이 멎을 수도 있겠다고 느끼는 경험을 했다. 좀 무모하기도 했지만, 뒤에 총알이 빗발치고, 빠르게 도망치지 않으면 죽는 상황에서 스스로 극한을 경험하고 체험해야 잘 표현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제훈은 "무식하지만, 계속해서 내달렸다"면서 "지쳐서 바닥에 쓰러져 있었던 순간이 많았다. 마지막 산 속 장면은 촬영할 수 있는 시간이 적었다. 너무 많은 횟수를 왔다갔다 했다. 제작진도, 감독님도 그만하면 됐다고 하는데 저는 숨이 멎는 순간까지 뛰어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자유에 대한 표현을 극적으로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제훈의 이러한 열정은 몸의 '혹사'로 이어지기도 했다. 촬영 중 몸무게가 58kg까지 빠졌다는 그는 "오른쪽 바깥 무릎 인대가 좀 안 좋아졌다. 높은 곳에서 계단을 내려올 때 그 시간이 좀 길어지면 무릎이 접히질 않더라. 무리가 많이 간 것 같다. 앞으로는 조심해야겠다는 진단을 받아서 너무 슬펐다. 또 짧은 시간 안에 피폐해지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먹는 거에 대한 제한을 강하게 뒀다. 밥차도 외면하는 게 힘들었지만, 그렇게 했어야만 했다"며 "다시 이런 작품이 오면 할 것인가에 대해 물어보신다면 확답할 순 없지만, 후회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탈주'는 오는 7월 3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