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카리나, 배우 김도훈 /사진=이동훈 기자 지난 18일 공개된 '미스터리수사단'은 이용진, 존박, 이은지, 이혜리, 김도훈, 카리나가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기묘한 사건들을 추적하고 해결하는 어드벤처 추리 예능이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스타 PD의 역량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나영석 PD와 김태호 PD는 워낙 연출·기획력도 빛나지만, 각각 KBS 2TV '1박 2일'과 MBC '무한도전'에서 멤버들과 완벽한 호흡을 보여주며 더 유명해졌다. 티빙 '환승연애'의 이진주 PD처럼 특정한 영역에서 프로그램이 너무 잘 돼 이름을 알린 경우도 있다. '미스터리수사단'을 연출한 정종연 PD도 마찬가지다. 그는 tvN '더 지니어스'를 시작으로 '대탈출', 티빙 '여고추리반' 등 추리 영역에서 독보적인 프로그램을 제작해 이름을 알리고 마니아 팬층을 형성했다. 최근 작품인 넷플릭스 '데블스 플랜'도 성공을 거둔 만큼, 자연스레 차기작인 '미스터리 수사단'에도 이목이 쏠렸다.
'미스터리수사단'은 정종연 PD의 밑바탕도 있겠지만, 출연 라인업으로도 큰 화제를 모았다. 추리 예능에 출연하기 위해선 많은 부분이 필요하다. 특정 상황 속에서 이뤄지는 빠른 판단, 문제를 쉽게 풀 정도의 뛰어난 지능, 여기에 난관을 헤쳐나가려는 적극성과 대담함도 돋보여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상황에 완전히 몰입해 다양한 리액션이라도 보여줘야 한다. 그 때문에 제작진이 어떤 훌륭한 상황을 주더라도, 출연진의 능력이 부족하면 실패하기 마련이다. 이런 측면에서 '미스터리수사단'을 바라보면, 의외의 조합이라 생각된다. 존박은 티빙 '더 타임 호텔' 우승 경력이 있지만, 그 외 멤버들은 그동안 추리 예능에서 쉽게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반전이 있었다. 특히 예능에서 가장 새로운 인물이었던 카리나와 김도훈이 '미스터리수사단'을 제대로 잡았다.
이용진, 존박, 이은지, 정종연 PD, 혜리, 카리나, 김도훈이 18일 오전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예능 '미스터리 수사단'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06.18 /사진=이동훈 두 번째 에피소드인 '심해 속으로'는 '대탈출'에서 볼 수 없었던, 압도적인 스케일과 이야기다. 넷플릭스 드라마 '스위트홈'에서나 볼 법한 크리처와 멤버들을 압박하는 시간 등은 엄청난 긴장감을 유발한다. 시체들이 잠수함 안에 즐비하고, 언제 크리처가 덮칠지 모르는 상황이라 멤버들은 더 무서워하고 주춤한다. 이때 김도훈의 적극적인 플레이가 돋보인다. 위험한 상황 속에서도 먼저 나서서 행동하고, 크리처가 다니는 환풍구에 들어가고, 그를 마주했을 때 멤버들을 구하는 사람도 김도훈이었다.
아쉬운 게 있다면, 멤버들이 전반적으로 상황에 완벽히 녹아들지 못한 점이다. 위험한 공간인데도 크게 행동하거나 큰 소리를 내는 모습은 출연진이 그저 '미스터리수사단' 속 한 캐릭터를 연기한다고 느끼게 한다. 추리 예능에선 몰입도가 가장 중요하다. 아무리 현실성 없는 얘기라 해도 출연진의 리액션 하나하나가 실제 상황이라 느끼게 하고 몰입감을 준다. 근데 '미스터리수사단'은 출연진 자체가 상황을 이미 '가짜'로 인식하고 있는 듯해 시청자도 초반엔 어떤 긴장감을 받을 수 없다. 또 멤버들이 대체로 안전한 방식을 추구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스토리 전개가 무난하게 흘러간다. 특히 '심해 속으로'는 다양한 선택지가 있었음에도 가장 안전한 걸 선택해 세트장의 모든 걸 즐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런 점들은 '미스터리수사단'의 전체 회차가 너무 짧고, 멤버들의 합도 얼마 없었기 때문에 벌어진 거라 생각한다. 정종연 PD는 '미스터리수사단' 제작발표회에서 회차와 관련해 "자주 보고 싶어서 짧게 했다"라고 답한 바 있다. 그의 말처럼 '미스터리수사단' 시즌2가 이른 시일 내에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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