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지도자협회 "정해성 위원장 사실상 경질... 정몽규 회장, 축구인 들러리로 세우지 말라"

이원희 기자  |  2024.07.02 00:02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축구지도자협회가 정해성(66)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과 관련해 정몽규(62) 대한축구협회장을 비판했다.


지도자협회는 1일 성명을 통해 "지난 2월 선임돼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 선임업무를 이끌어온 정해성 위원장이 6월28일 돌연 축구협회에 사의를 전달했다. 이는 사실상 정 위원장을 경질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정몽규 회장이 원하는 감독을 사실상 내정해 두었으나, 전력강화위원회가 정몽규 회장의 의중과 다른 감독을 추천하자 결국 정몽규 회장이 정 위원장뿐만 아니라 전력강화위원회 자체를 불신하고 부담스러워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도자협회는 "정 위원장 선임부터 사실상 경질까지의 과정을 보면 이미 많은 축구인들은 정몽규 회장의 협회 운영이 얼마나 주먹구구식이고 땜질식인지를 여실히 증명하는 또 하나의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경질된 뒤 차기 사령탑 선임을 위해 정해성 위원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전력강화위원회가 구성됐다. 하지만 정 위원장은 4개월 만에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갑작스러운 결정이었다. 그동안 정 위원장은 새 감독을 선임 작업을 이끌었지만, 제대로 나온 결과물은 없었다.

이에 지도자 협회는 "전력강화위원회는 클린스만 감독의 위약금 충당 등으로 충분치 못한 예산으로 한껏 높아진 수준의 세계적 명장 감독 선임이란 막중한 임무를 받아들었다. 후보군 감독들이 축구협회의 낮은 연봉을 잇달아 거절하자 예산에 적합한 외국인 감독과 국내 감독을 현실적 대안으로 제시했다"며 "그런데 외국인 감독중 협상 후보군에 들었다가 이미 다른 나라 대표팀이나 클럽팀을 선택한 감독은 우리가 제시한 연봉으로는 수락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는 것은 이미 축구협회도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해성 전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정해성 전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또 지도자협회는 "이런 일련의 과정에 대한 의사결정은 모두 정몽규 회장이 실질적이고 공식적 최종 결정권자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우리 축구팬들과 축구인들은 정몽규 회장이 축구인들에게 책임만 지우고 회장 명의의 어떠한 입장표명도 들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도자협회와 축구인들은 정몽규 회장의 이 같은 위선적 행태를 지적하고 더 이상 축구인을 들러리로 세우거나 본인의 치적과 4선 연임을 위해 축구인을 소모품으로 활용하고 폐기하는 것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며 "정몽규 회장이 향후 축구협회를 이끌어갈 수장으로서의 자격이 있는지 우리 축구인들과 더불어 심한 우려와 회의감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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