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위해 한국 왔다"는 외인 드디어 출격, '4연속 조기강판' 사령탑 선발 고민 지울까

안호근 기자  |  2024.07.14 14:08
두산 새 외인 투수 조던 발라조빅. /사진=김진경 대기자 두산 새 외인 투수 조던 발라조빅. /사진=김진경 대기자
20승 투수 라울 알칸타라를 대체하기 위해 미국에서 날아온 외국인 투수 조던 발라조빅(26)이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첫 출격한다.


발라조빅은 14일 오후 5시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시즌 12차전에 선발 등판한다.

두산은 지난 4일 알칸타라 방출을 결정했고 발라조빅과 총액 25만 달러(약 3억 4400만원)에 계약했다. 한때 메이저리그(MLB)의 주목을 받은 발라조빅이었기에 갑작스런 두산행에 관심이 집중됐다.


신장 196㎝·체중 97㎏의 건장한 신체 조건을 갖춘 발라조빅은 2016년 MLB 신인드래프트에서 미네소타 트윈스의 5라운드 지명을 받은 유망주 출신으로 MLB에 데뷔해 18경기에서 24⅓이닝을 소화하며 1승, 평균자책점(ERA) 4.44를 기록했고 마이너리그에선 138경기(83경기 선발) 29승 28패 7홀드 1세이브, ERA 4.40을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미네소타 산하 트리플A 세인트 폴 세인츠 소속으로 24경기(1선발)에 등판해 35⅓이닝을 소화하며 5승 4패 3홀드, ERA 5.60을 기록했다.

지난 9일 입국한 발라조빅은 구단을 통해 "한국에 오게 돼 설렌다. 지난해와 올해를 제외하면 커리어 내내 선발 투수로 준비했다. 90마일대 중반의 속구를 중심으로 괜찮은 변화구를 구사한다. 파워피쳐 유형의 선발 투수라고 스스로를 소개하고 싶다"며 "우승하기 위해 한국에 왔다. 등판 때마다 팀이 이길 수 있도록 보탬이 되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가 우승 트로피를 되찾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12일 선발 등판해 조기강판된 두산 곽빈. /사진=김진경 대기자 12일 선발 등판해 조기강판된 두산 곽빈. /사진=김진경 대기자
앞서 이승엽 감독은 "젊은 선수이고 스피드도 그렇고 볼넷 비율도 그렇게 나쁘지 않다. 구위적인 부분도 그렇고 구종도 그렇게 단조롭지 않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충분히 우리나라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했다"며 "이 시기에 좋은 대우를 받고 온 건 아니지 않나. 본인이 선발로 뛰겠다는 의지 하나만으로 오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마음이라면 저희와 함께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이후 후반기를 맞이한 두산은 KT 위즈를 상대로 연이어 임시 선발을 내보냈다. 2경기 연속 선발진이 3이닝도 지키지 못하고 강판됐다. 이 감독은 "선발 투수들이 맞는 게 아니고 자꾸 걸어서 나가게 하니까"라며 답답함을 보였다.

어느 정도 예견된 부분이기는 했다. 두산이 상위권 경쟁을 벌이는 삼성전에 맞춰 곽빈-시라카와 케이쇼-발라조빅을 정조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곽빈이 첫 경기에서 3⅓이닝 만에 5피안타 4사사구 2탈삼진 6실점(5자책)하고 강판됐다. 경기에서도 패했고 이후 5명의 불펜진을 더 활용해야 했다.

13일 경기에서도 시라카와가 3⅔이닝 만에 무너졌다. 3피안타 6사사구 3탈삼진 4실점(2자책). 야수진의 연이은 실책으로 인해 투구수가 불어나기도 했지만 많은 사사구는 아쉬움으로 남았다. 기대했던 곽빈과 시라카와도 조기강판되며 4경기 연속 일찌감치 불펜진을 가동해야 했고 그 과정에서 나온 많은 사사구가 치명타로 작용했다.

13일 삼성전 4회초 강판되는 시라카와(오른쪽).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13일 삼성전 4회초 강판되는 시라카와(오른쪽).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다행스러운 건 13일 경기에선 타선이 폭발하며 삼성전 6연패를 탈출했다는 것이다. 시즌 막판 순위 경쟁을 벌여야 할 팀이고 가을야구에서도 격돌할 가능성이 적지 않은데, 여전히 상대전적에선 2승 9패로 밀려 있지만 안 좋은 흐름을 깨고 자신감을 얻었다는 건 큰 수확이다.

이날 발라조빅은 두 가지 임무를 띄고 경기에 나선다. 첫째는 피해가지 않는 과감한 승부로 사사구를 남발하지 않는 것, 또 하나는 이를 바탕으로 삼성전 시즌 첫 연승의 발판을 놓는 것이다.

투구수가 관건이다. 이승엽 감독은 올 시즌 대부분을 불펜 투수로 뛰었던 발라조빅에게 80구 이상을 던질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이 감독은 "본인과 이야기했을 때는 60구 정도까지는 충분히 구위가 초반과 다르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그 이상은 벤치에서 판단해달라고 했다"며 "60구를 던지면서 그 후에 혹시라도 힘이 떨어지거나 스스로도 힘이 떨어진다거나 공이 자꾸 빠진다거나 하면 사인을 보내달라고 했다. 서로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첫 경기부터 무리시킬 생각은 없다. 본인은 60구에서 80구 정도까지도 괜찮을 것 같다고 하니 지켜보려고 한다. 4이닝에서 많으면 5이닝도 소화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4이닝, 나아가 5이닝 마운드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많은 사사구를 내주지 않는 게 중요하다. 사사구가 발생하며 투구수가 늘어난다면 곽빈, 시라카와와 마찬가지로 4이닝도 채우지 못한 채 강판될 수 있다. 그럴 경우 4경기 연속 조기 가동된 불펜에 크나 큰 부담을 지워줄 수 있다.

이날 호투를 펼쳐 두산에 승리를 이끈다면 삼성전 올 시즌 첫 2연승과 함께 위닝시리즈, 나아가 2위 탈환도 할 수 있다. 발라조빅의 첫 등판에 뜨거운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 9일 입국해 소감을 밝히는 발라조빅.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지난 9일 입국해 소감을 밝히는 발라조빅.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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