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윤기 PD "14년 전에도 '추적 60분' 이관 강행, 소름 끼치는 트라우마"

언론노조 KBS 본부=최혜진 기자  |  2024.07.16 15:25
김은곤 부회장(왼쪽부터), 김민회 PD, 강윤기 PD/사진=최혜진 기자 김은곤 부회장(왼쪽부터), 김민회 PD, 강윤기 PD/사진=최혜진 기자
KBS 시사교양국 강윤기 PD가 '추적 60분' 보도본부 이관을 반발하며 14년 전에도 이와 같은 사태가 있었다고 고발했다.


16일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에서 KBS 1TV 시사 교양 프로그램 '추적 60분' 보도본부 이관 사태와 관련한 제작진 긴급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추적 60분' 현 제작진이자 시사교양 1구역 중앙위원인 김민회 PD를 비롯해 14년 전 보도본부 이관 시 '추적 60분'을 담당한 강윤기 PD, 김은곤 KBS PD협회 부회장이 참석했다.

앞서 KBS 사측은 지난 12일 제작1본부 산하 시사교양국에서 맡고 있는 시사 프로그램을 보도국으로 이관하는 조직개편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에 제작진은 기자회견을 열고 조직개편에 대한 반발하는 뜻을 전했다.


이날 강윤기 PD는 "나는 시사 PD가 되고 싶어 입사를 했다. 면접에서도 '추적 60분'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입사 후 3년 반 동안 '추적 60분'을 했다. 그 시기에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1년쯤 됐을 때 김인규 전 사장이 보도본부 이관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강윤기 PD는 이번 이관 사태에 대해 "나는 이 일이 데자뷔 같다. 소름 끼치고 트라우마처럼 다가온다. '데일리 시사', '시사 360' 등 이런 프로그램이 사라지고, 본부가 이관됐다. 또 '더 라이브'가 아무 이유 없이 삭제도 됐다. 우연의 일치라고 말하기엔 석연치 않다"며 "또 그 당시에 어떤 일이 있었냐면, 시사교양 PD라는 직종을 없애고 방송 저널리스트라는, 전 세계에 없는 직종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4년 전 일들이 또 일어나는 게 소름 끼치고, 우연의 일치가 아닌 거 같다"고 덧붙였다.


과거 사측의 압박에 대해 고발한 강윤기 PD는 "당시 2010년에는 PD 6명이 삭발했다. 그때도 폭력적인 방법으로 '추적 60분'이 이관됐다. 이후 기억하기 싫은 일들이 벌어졌다"며 "첫 번째는 업무 방식을 강제적으로 할 것을 요구받았다. 우리는 트레이닝 방법이 다 다르다. 기자들은 데일리뉴스 중심으로 훈련받고, 우리는 조금 더 긴 호흡을 가지고 영상미를 추구하는 훈련을 받는다. 그런데 보도본부로 이관되자마자 업무 방식을 강요했다. 시사를 생략하고, 원고를 먼저 써야 했고, 그 원고를 검열받은 후 문제 되지 않아야만 방송을 낼 수 있었다. 여러 번 항의했으나, 보도국에 왔으니 따라야 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위 말하는 검열이었다"며 "아이템 검열은 수시로 이뤄졌다. 정치적으로 예민한 방송들은 어김없이 빨간펜으로 수정을 받았다. PD들 경우도 원고가 수정되는 과정은 무시되고 일방적인 지시가 있었다"고 했다.

또 이 밖에도 시사 프로그램이 정치적으로 예민한 아이템을 다루면 수시로 결방, 연기됐다고 주장했다. 예산상, 인사상의 불이익도 빈번했다고 밝혔다.

강윤기 PD는 "이건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아니라고 믿고 싶지만 누군가가 PD들이 만드는 시사 프로그램에 대해 적개심이나 오해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사람은 역사를 통해서 배운다고 하는 데 실패로 끝났던 역사를 왜 시나리오 하나 틀리지 않고 반복하려 하는지 답답하고 분노가 계속 생긴다"며 "이 논란이 지겹고 짜증나고 분노스럽지만, 그런 희망은 가능하지도 않고 또다시 실패할 거다. 서로 힘 빼지 말고, '추적 60분' 이관은 그만둬라"고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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