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이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안세영(가운데)이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짧은 인터뷰 후 관계자의 안내를 받아 빠르게 현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뉴스1
문화체육관광부는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문화체육관광부는 12일부터 배드민턴협회에 대한 조사를 착수한다"며 "안세영 선수는 지난 5일 선수 부상 관리와 훈련 지원, 협회의 의사결정 체계 및 대회 출전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24 파리올림픽 직후 관련 경위를 파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고 알렸다.
안세영은 파리올림픽 여자 단식 배드민턴 금메달이 확정된 후 "부상을 겪는 과정에서 (협회에) 실망을 많이 했다. 이 순간 이후로 계속 가기는 힘들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은 "안세영의 얘기를 직접 들어보겠다. 오해가 있으면 대화로 풀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배드민턴 그랜드슬램(올림픽,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 아시아선수권 우승)을 달성한 안세영의 충격적인 폭로는 중국 내에서도 큰 화제다. 중국 매체 '소후닷컴'과 '시나스포츠' 등이 안세영의 발언을 주목했다.
'시나스포츠'의 중국 누리꾼은 "안세영을 중국으로 데려와라", "공식 석상에서 이런 발언이 나오다니"라는 등 댓글을 달았다.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도 안세영의 중국행을 설득하는 듯한 게시글이 여럿 나왔다.
국제적 시선이 쏠리는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는 배드민턴협회의 전반적인 실태 조사를 예고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안세영 선수의 인터뷰로 논란이 된 대회 출전 강요 의혹 등에 대한 경위 파악뿐만 아니라 그동안 논란이 된 제도 문제, 협회의 보조금 집행 및 운영 실태도 종합적으로 살피겠다"고 전했다.
조사단장인 이정우 체육국장은 "안세영 선수뿐만 아니라 우리 선수 누구든지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다. 선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문체부와 체육단체가 지녀야 할 당연한 자세다"며 "이번 조사의 근본적인 질문은 협회가 선수를 위해 제 역할을 하고 있는가다"고 밝혔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대회 대한민국 선수단 결단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6일 파리 샤를 드골 공항에서 출국 전 취재진을 향해 배드민턴 대표팀 기자회견 참가를 막았다는 입장을 나타냈던 안세영. /사진=뉴시스
실태 조사는 12일부터 곧바로 행해졌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오늘(8월 12일)부터 즉시 조사에 착수한다"며 "배드민턴협회와 국가대표팀 등 관계자의 의견 청취, 현장 조사와 전문가 자문회 등 다각적인 조사를 실시하겠다"며 "9월 중 결과 발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국민적 의혹이 남지 않도록 엄정하고, 한쪽에 편향됨 없이 공정함을 원칙으로 한다"고 알렸다.
이어 문화체육관광부는 제도 개선 사항으로 ▲국가대표 선발 과정의 공정성, ▲훈련과 대회 출전 지원의 효율성을 꼽으면서 "배드민턴 포함 대다수 종목에서 명확한 규정은 없지만, 관행상 금지되고 있는 개인 트레이너 국가대표 훈련 과정 참여의 필요성도 살피겠다"고 했다.
이밖에도 ▲협회의 후원 계약 방식이 '협회와 선수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고 있는지', ▲배드민턴 종목 선수의 국제대회 출전 제도 합리성, ▲선수의 연봉체계 불합리성을 조사하겠다고 덧붙였다.
안세영이 지난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