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이 지난 7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4일 SBS는 안세영이 시대에 맞지 않는 배드민턴 대표팀 내 악습에 시달렸다는 내용의 자료를 입수해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안세영의 부모님이 지난 2월 대한배드민턴협회 관계자들을 만나 소속팀에서 재활하게 해달라는 요청했다. 더불어 선수촌 내 생활 문제 개선도 함께 이야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안세영이 처음 대표팀 생활을 시작한 건 7년 전인 2017년 중학교 3학년 때부터다. 이후 7년 동안 막내였던 그는 방 청소, 빨래뿐 아니라 일부 선배들의 끊어진 라켓 줄까지 갈아줘야 했다. 훈련 등 일과 후 제대로 쉬지 못할 환경이였던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협회는 당시 안세영 측과 면담을 가진 뒤 대표팀 악습을 개선해야 할 것 같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코칭 스태프는 오래된 관습인 만큼 당장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점진적으로 고쳐나가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안세영은 지난 5일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허빙자오(중국)를 꺾고 우승했다. 1996 애틀랜타 올림픽 방수현 이후 28년 만에 배드민턴 단식 금메달이다.
하지만 안세영은 금메달의 기쁨도 누리기 전인 경기 직후 "저희 대표팀에 실망했다.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과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는 작심 발언을 던졌다. 이어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부상을 겪는 상황에서 (협회에) 정말 크게 실망했다.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처음에 오진이 났던 순간부터 계속 참으면서 뛰었다. 그런데 지난해 말 상태가 더 악화됐다. 앞으로 협회에서 어떻게 해줄지는 잘 모르겠다. 배드민턴만 할 수 있다면 모든 상황을 견딜 수는 있다"고 말했다.
또 "대표팀을 떠난다고 해서 올림픽을 뛸 수 없다는 건 야박한 일이라 생각한다"며 "선수의 자격(권한)이 박탈당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협회는 모든 것을 다 막으면서 자유라는 이름으로 방임하는 측면이 있다. 나는 한국 배드민턴이 더 많은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이 1개밖에 나오지 않은 건 협회가 돌아봐야 할 시점이지 않나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안세영은 대표팀에 소속되지 않은 채 개인 자격으로 향후 국제 대회에 출전할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문화체육관광부가 나섰다. 배드민턴협회를 상대로 감사에 착수했다. 문체부는 미흡한 부상 관리와 복식 위주 훈련, 대회 출전 강요 의혹 등에 대한 경위 파악뿐만 아니라 그간 논란이 된 제도 관련 문제, 협회의 보조금 집행 및 운영 실태까지 종합적으로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안세영이 지난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