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제임스 네일.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올 시즌 개막 전부터 KIA는 우승 후보로 꼽혔다. 외국인 선수 듀오에 양현종, 윤영철, 이의리까지 압도적인 선발진과 강력한 타선의 힘으로 가장 전력적으로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타선은 시즌 내내 불을 뿜었다. 팀 타율은 0.301로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3할을 웃돌고 이를 바탕으로 유일무이한 822득점을 기록했다. 800득점 이상 팀도 KIA뿐이다.
문제는 선발진이었다. 이의리가 일찌감치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했고 외국인 투수 윌 크로우마저 팔꿈치에 문제를 나타내 대열에서 이탈했다. 7월엔 윤영철이 척추 피로 골절로 선발진에서 빠졌다. 설상가상으로 8월엔 제임스 네일이 타구에 턱을 강타 당해 수술대에 올랐다.
크로우의 시즌 아웃으로 KIA는 캠 알드레드를 영입했지만 신통치 않았고 결국 지난달 에릭 라우어를 다시 영입했다. 네일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에릭 스타우트를 임시로 데려왔지만 그마저도 지난 19일 두산전에서 투구 도중 햄스트링 부상을 입어 일찌감치 짐을 쌌다.
다행스러운 건 KIA가 지난 17일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는 것이다. 6경기를 남겨두고 있지만 큰 부담 없이 가을야구에 대비한 체제로 치를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 19일 두산전에선 대패를 앞둔 상황에서도 "잘생겼다 이범호", "KIA 없이는 못 살아" 응원가가 울려퍼질 정도로 팬들도 우승팀의 여유를 만끽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하고 축승회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KIA 선수단.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다만 변수는 투수진이다. 현재로선 양현종과 라우어만이 정상적으로 가용활 수 있는 선발진이다. 황동하와 김도현이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경험이 적어 가을야구에서 선발 투수로 한 자리를 맡기기엔 우려가 따른다.
그렇기에 KIA에 더 없이 반가운 소식이 있다. 바로 윤영철과 네일의 복귀다. 윤영철은 지난 17일 퓨처스리그에서 3이닝 동안 3피안타 3탈삼진 1실점 호투를 하며 컨디션을 점검했다. 이젠 1군에서 마운드에 올라 테스트를 거칠 예정이다.
이범호 감독은 지난 19일 두산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광주로 돌아가 치르는 첫 경기인 21일 NC 다이노스전에 던지게 하고 마지막 원정 2경기 중에 선발로 한 번 내보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윤영철은 이날 NC전에 선발 등판한다. 지난 7월 13일 SSG전 이후 무려 2개월여 만에 1군 복귀전이다.
네일도 드디어 돌아올 준비를 한다. 올 시즌 26경기에서 12승 5패, ERA 2.53으로 특급 활약을 펼치던 에이스라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는 상황에서의 복귀가 더욱 반갑다.
21일 NC전 복귀전을 치르는 윤영철.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윤영철보다는 아직 몸 상태를 끌어올리지 못한 상황이다. 다만 부상 부위가 투구하는 데는 상관이 없는 턱이었기에 특별한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다.
이 감독은 "지금 봤을 땐 피칭을 하고 있고 투구수도 70~80개까지 올리고 있는 상황이라 전혀 문제없이 던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제임스에게는 시범경기를 치르고 개막 때 던지는 느낌으로 준비를 하도록 말을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여유롭게 가을야구에 대비하고 있다. 라우어도 지난 19일 두산전 선발 투수로 예고됐지만 손톱에 불편감이 있어 쉬어갔다. 이 감독은 "지금 무리시킬 필요가 없다. 남은 경기에서 한 번 정도는 던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역대 사례를 봐도 한국시리즈 직행팀은 절대 우위를 보인다. 한 가지 우려스러운 점은 경기 감각. 이 감독은 "경기 감각을 선수들이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선수로서는 한국시리즈를 치러봤지만 어떻게 준비를 하는 게 좋을지 이야기를 나눠보고 난 뒤에 준비를 하면 문제 없이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 계획을 철저히 세워서 그에 따라 움직일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부상을 당한 뒤 시구자로 깜짝 등장했던 네일.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