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도영이 23일 광주 삼성전 1회 말 선두타자 홈런으로 홈을 밟으면서 KBO 리그 단일 시즌 최다 득점 신기록을 경신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김도영이 23일 광주 삼성전 1회 말 선두타자 홈런을 때려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는 23일 광주광역시 북구에 위치한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진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삼성에 5-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84승 2무 53패를 기록한 정규시즌 1위 KIA는 2위 삼성(77승 2무 62패)과 승차를 8경기로 다시 벌렸다.
이미 정규시즌 1, 2위를 확정해 각각 한국시리즈와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두 팀의 경기는 빠르게 진행됐다. 이날 챔피언스필드에는 평일임에도 2만 500명의 만원 관중이 들어섰다. 9월 7일 광주 키움전부터 홈 6경기 연속 매진이자 시즌 27번째 만원관중이다. 이는 올 시즌 2번째 6경기 연속 매진이며(종전 5월 24일 광주 두산 3연전~6월 2일 KT 3연전), 구단 최다 기록 타이다.
만원관중 앞에서 김도영은 자신의 손으로 KBO 리그 역사를 다시 썼다. 개인 통산 첫 1회 말 선두타자 홈런으로 홈을 밟은 그는 시즌 135득점을 2014년 서건창(당시 넥센)의 134득점을 넘어 KBO 리그 단일시즌 최다 득점 신기록을 경신했다. 5회 초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시즌 40호 도루에 성공하며 KBO 리그 국내타자 최초 40-40 대기록 중 도루를 먼저 채웠다. 총 3타수 3안타(1홈런) 1타점 3득점 1도루로 타율도 0.344에서 0.345로 높였다.
중·고교 시절 김도영의 라이벌로 불린 윤도현은 4타수 3안타 1삼진 1타점 1득점 맹타를 휘두르며 KIA 홈팬들을 배부르게 했다. 이밖에 최원준이 2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척추 미세 골절 부상으로 2개월 간 재활에 매진했던 KIA 선발 투수 윤영철은 3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탈삼진 무실점으로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다. 정해영은 9회 초 2사에서 등판해 공 5개로 경기를 끝내면서 시즌 31번째 세이브를 올렸다.
한편 삼성은 이승민이 갑작스러운 선발 등판에도 4이닝 7피안타(2피홈런) 1볼넷 1탈삼진 2실점으로 무난한 피칭을 보였다. 구자욱, 이재현이 빠진 삼성 타선은 전병우만 3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1볼넷 2출루로 분발했을 뿐, 팀 전체 5안타로 부진했다.
KIA 윤도현(맨 오른쪽)이 23일 광주 삼성전에서 수비 후 미소와 함께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김도영(왼쪽)이 23일 광주 삼성전 5회 말 2루를 훔치면서 시즌 40번째 도루에 성공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이날 KIA는 김도영(지명타자)-윤도현(3루수)-박찬호(유격수)-소크라테스 브리토(좌익수)-이우성(1루수)-한준수(포수)-최원준(우익수)-최정용(2루수)-박정우(중견수)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윤영철.
이에 맞선 삼성은 김현준(중견수)-김헌곤(좌익수)-르윈 디아즈(지명타자)-박병호(1루수)-김영웅(3루수)-전병우(2루수)-이성규(우익수)-이병헌(포수)-안주형(유격수)으로 타선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이승민.
당초 삼성의 선발 투수는 우완 황동재였다. 그러나 경기 준비 중 황동재가 어깨 통증을 호소하면서 선수 보호 차 좌완 이승민으로 교체됐다. 양 팀 감독의 합의하에 라인업 변동 없이 진행됐다.
시작부터 KBO 대기록이 쓰였다. 1회 말 선두타자로 나선 김도영은 이승민의 4구째 시속 132㎞ 직구를 걷어올려 중앙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25m의 시즌 38호 포였다. 김도영의 개인 통산 첫 1회 말 선두타자 홈런이기도 했다. 또한 이 홈런으로 직접 홈플레이트를 밟으면서 시즌 136번째 득점에 성공, KBO 리그 단일 시즌 최다 득점 기록을 갈아치웠다. 종전은 팀 동료 서건창이 2014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 시절 달성한 135득점이었다.
지난 7월 이후 첫 1군 복귀전을 치른 윤영철은 예정대로 40구 이하의 투구 수를 소화했다. 1회 초 1사 1루에서 디아즈를 병살타 처리해 이닝을 끝냈고, 2회 초에는 박병호, 김영웅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3회 초도 삼자범퇴로 마무리한 윤영철은 4회 초 수비를 앞두고 김기훈과 교체됐다.
이날 윤영철은 3이닝 동안 총 37구(직구 14구, 슬라이더 8구, 커터 7구, 체인지업 6구, 커브 2구)를 던지면서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피칭을 했다. 최고 직구 시속은 140㎞, 평균은 138㎞이었다.
KIA 윤영철이 23일 광주 삼성전서 3회 초 수비를 마친 뒤 미소 짓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김기훈이 23일 광주 삼성전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뒤이은 좌완 김기훈도 안정적인 무실점 피칭을 선보였다. 4회 초를 삼진 하나를 포함해 공 12개로 솎아는 김기훈은 5회 초 박병호를 3구 삼진, 김영웅을 11구 끝에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전병우에게 볼넷을 주고 교체됐으나, 구원 등판한 장현식이 이성규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김기훈의 최종 성적은 1⅔이닝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이 됐다.
KIA 타선도 끊임없이 불을 뿜었다. 4회 말 선두타자 소크라테스가 우측 담장 너머로 아치를 그렸다. 이승민의 3구째 시속 129㎞ 슬라이더를 통타해 120m 밖으로 보냈다. 소크라테스의 시즌 26호 홈런.
5회 초에는 김도영이 또 한 번 홈을 밟았도영은 바뀐 투수 육선엽을 상대로 볼 4개를 골라내 출루했다. 이어진 윤도현의 타석에서 초구에 2루 도루를 감행했고 다소 여유있게 세이프 판정을 받아냈다. 그리고 윤도현의 중전 안타 때 2루에서 홈까지 내달려 자신의 KBO 리그 최다 득점 신기록을 다시 세웠다. 뒤이어 박찬호가 우전 안타, 소크라테스가 볼넷으로 출루해 만루를 만들었고 이우성의 병살 타구 때 윤도현이 홈을 밟아 KIA가 4-0으로 앞서갔다.
6회 등판한 최지민은 안주형에게 안타를 맞은 뒤 한준수의 실책으로 김헌곤을 내보냈으나, 디아즈를 3루수 파울 뜬 공으로 잡아내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막았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최지민은 이창용을 삼진으로 잡았으나, 김영웅에게 볼넷을 주고 폭투로 2루 진루까지 허용했다. 전병우를 좌익수 뜬 공 처리한 뒤에는 이성규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1실점 했다. 바뀐 투수 전상현은 류지혁을 초구 내야 뜬 공으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김도영의 타격감은 경기 내내 뜨겁게 유지됐다. 7회 말 선두타자로 나와 좌전 안타로 출루한 김도영은 박찬호의 좌중간 2루타 때 홈을 밟았다. 9회 초 임기영이 전병우에게 좌월 투런포를 맞았으나, 정해영이 남은 아웃 카운트 하나를 깔끔하게 처리하면서 KIA의 5-3 승리가 확정됐다.
KIA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23일 광주 삼성전서 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