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세 이순재, 리허설 10번씩"..'개소리' 건강 악화도 극복한 '노령의 열정'[종합]

한해선 기자  |  2024.09.24 15:08
/사진=KBS /사진=KBS


이순재, 김용건, 예수정, 임채무, 송옥숙이 '시니어벤저스'로 뭉쳐 '개소리'를 듣고 사건 사고를 풀어나가려 한다.


24일 오후 KBS 2TV 수목드라마 '개소리'(극본 변숙경, 연출 김유진)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김유진 감독, 배우 이순재, 김용건, 예수정, 송옥숙, 박성웅, 연우가 참석했다.

'개소리'는 활약 만점 시니어들과 경찰견 출신 '소피'가 그리는 유쾌하고 발칙한 노년 성장기를 담은 시츄에이션 코미디 드라마. 이순재, 김용건, 예수정, 임채무, 송옥숙, 박성웅, 연우, 김지영, 이수경 등 화려한 출연진과 코미디와 미스터리를 넘나드는 장르적 변주로 하반기 기대작으로 꼽힌다. 특히 개와의 대화를 통해 사건 사고를 풀어 나가는 독특한 설정이 눈길을 끈다. '논스톱5'를 집필한 변숙경 작가가 극본을 맡고, '3인칭 복수'와 '훈남정음' 등을 연출한 김유진 감독이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극 중 이순재는 촬영장에서 벌어진 사건에 휘말리면서 한순간에 '국민 배우'에서 '갑질 배우'로 추락한다.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나빠지자 출연 중인 작품에서도 하차한 이순재는 거제도로 도피성 요양을 떠나고, 오랫동안 함께해온 방송가 동료들과 함께 거제도에 머물면서 여러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배우, 작가, 조명 감독, 분장 감독 등 역할부터 성격까지 5인 5색의 뚜렷한 개성을 자랑하는 시니어 5인방이 한데 모여 '시니어벤져스'를 결성하면서 드라마의 유쾌한 출발을 알릴 전망이다. 거제도에 정착해 낯선 사람들과 환경에서 적응해 가야 하는 이순재의 앞에 견공 소피가 나타나고, 이들이 우연히 의사 소통에 성공하며 흥미진진한 판타지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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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감독은 '개소리' 촬영 소감으로 "한 드라마에서 이 배우분들을 보기 힘든데 그런 작품을 연출할 기회가 주어져서 감독으로서 굉장히 영광스러웠다. 촬영하면서 주, 조연 가릴 것 없이 연기를 너무 잘해주셔서 제가 도움을 많이 받았다"라고 전했다.


'개소리'의 연출 포인트를 묻자 김 감독은 "타 드라마와는 다르게 이순재 선생님을 필두로 한 '시니어벤져스'가 포인트이자 강점이다. 촬영하는 내내 이 부분들을 부각시킬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드라마를 만들려고 했다. 다양한 강력사건이 많이 나오는데, 그 안에서 어르신들이 추리하고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젊은 세대가 봤을 때도 역동적으로 느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연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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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재는 '개소리' 출연 이유로 "제안이 와서 두 말 없이 오케이했다. 제목이 '개소리'가 이상했다. 우리나라 드라마 중에선 최초의 시도일 것 같다. 개와 인간이 직접 소통해서 사건을 해결하는 게 우리나라 최초의 시도인데, '작가가 한국의 아가서 크리스티가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20배우 이상이 나오는데 다양성을 가진 작품을 잘 만들면 물건이 되겠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김용건은 "예능은 제가 해왔지만 드라마를 안 한 지 6, 7년 정도가 됐다. '개소리' 대본을 받고 연습을 하면서 개와 인간이 소통하는 게 흥미로웠고, 그 중심에 이순재 선생님이 계셨기 때문에 같이 작업하면서 재미있게 작품이 만들어진 것 같아서 기대가 크다"라고 말했다.

배우들의 호흡을 묻자 김용건은 "이순재 선생님과 작품을 많이 했는데, 한 공간에서 7개월 동안 가까이 한 건 처음이었다. 연기 이전에 제가 잘 모셔야 작품이 잘 되겠단 각오로 했기 때문에 상당히 즐거웠다"고 말했다. 이어 "거리가 거제도라 사실 쉽진 않았다. 처음엔 드라이브 삼아서 가보자 싶었는데 만만치 않더라. 그런 부분이 힘들었지만 보람이 있었다. 저에게 잊지 못할 작품이 되겠다"고 전했다.

이순재는 김용건과의 연기 호흡에 대해 "우리 둘이 배우지만 서로 비슷한 배우라 경쟁심리가 있었다. 갈등이 있었는데 나중에 화해를 했다"고 전했다. 이에 김용건은 "제가 좀 버릇없이 나대고 그랬다. 연기생활도 오래 했다 보니 배우로서 소외되는 역할이었는데 이 선배님이 할 역할을 제가 하면서 버릇없었다. 나중엔 제가 잘 반성을 했다"고 덧붙였다. 예수정은 "언제나 작품 때 이견이 있기 마련인데 그런 게 생각나기 보다는 현장에 가면 푸근하고 친정에 온 것 같은 기억이 많이 난다"고 말했다.

송옥숙은 '시니어벤져스' 중 막내였다. 그는 "제가 드라마에서 최연장자인 경우가 꽤 있는데 '개소리'에 출연하면서는 너무 기대가 되고 감사했다. 예수정 선배님에 대한 개인적인 기대감과 호기심이 있었고 '우와 이 조합 죽인다' 싶었다. 선생님들이 저에게 나이가 들었다고 '옥숙아'가 아니가 '옥숙 씨'라고 부르더라. '시니어벤져스'가 드라마를 끌어가고 제가 막내와의 사이에서 중간이었는데, 나이 들어가는 선배님들을 보면서 내가 어떻게 나이 들어가고 모습을 단단히 굳혀갈지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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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웅은 자신이 맡은 이기동 역에 대해 "이순재 선배님의 늦둥이 아이인데 MBTI가 E였다. 코미디 드라마라고 했는데 저는 액션 드라마를 찍은 것 같다. 10월, 11월에 바다 속에 들어가기도 했다. 너무 고퀄리티였고 추리도 많이 꼬았고 반전도 있었다. 거제도에서 촬영을 하는데 베테랑 선배님과 함께 했다. 아버지 역으로 이순재 선생님과 함께 하는데 10번을 리허설을 하셨다. 선생님이 90세가 넘으셨는데도 저 정도의 열정을 가지셨네, 나는 아직 멀었구나 싶었다. 아주 교훈이 있는 현장이었다"고 전했다.

김용건은 "촬영 중간에 이순재 선생님이 건강이 잠깐 안 좋아져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그걸 극복한 후에 눈이 잘 안 보이는데도 대사를 다 보고 외우는 걸 보면서 정말 하셔야겠다는 완고함을 보면서 귀감이 됐다. 우리는 대사 하나도 안 틀리고 토씨 하나도 안 틀리고 재무장해서 작품을 잘 끝낸 것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순재는 "대본은 어차피 다 외워야 한다. 대사를 제대로 못 외우는 배우는 배우가 아니다. 글씨를 좀 크게 써서 다 외운 후에 배우들과 맞춰보고 슛 들어갔다"고 전했다.

연우는 "제가 현장에 갈 때마다 배우러 간다고 생각하면서 임했다. 제가 선배님들께 감동한 떄가 많았는데, 늘 다정하게 대해주시고 제가 긴장할까봐 일부러 장난도 쳐주시더라. 제가 무리가 새하얘져서 NG를 내면 선생님들께서 '천천히 해', '부담 갖지 마'라고 해주셔서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서 제가 다른 배우분들의 선배가 되면 선배님들처럼 멋지고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연우는 자신이 경찰 역을 맡았다며 "다른 작품도 모니터링했고 밝아야 하는 캐릭터여서 그런 부분도 신경 썼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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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소리'의 '시니어벤져스' 배우들은 실제 본명을 역할 이름으로 소화해 눈길을 끈다. 역할과 실제 배우의 비슷한 점을 묻자 이순재는 "시끄럽고 개하고 맨날 싸우는 역할이었다"고 했고, 김용건은 "어떻게 보면 실제 김용건 같았다. 저는 작업하면서 상당히 편했다"고 전했다. 예수정은 "상황을 잘 파악하려고 하고 본인이 말한 것에 대해 타인이 어떻게 들을까 미련한 부분은 많이 닮은 것 같다"고, 송옥숙은 "이름으로 부르니까 굉장히 재미있고 편했다"고 말했다.

박성웅과 연우는 극 중 특별한 관계로 등장한다. 박성웅은 "연우 배우와 스페셜한 관계가 있는데 그 장면을 위해 변태처럼 쫓아다니는 장면이 있었다. 진짜 변태처럼 나왔다"고 귀띔했다. 연우는 "박성웅 선배님과 바다에 빠지는 장면에서 고생을 좀 했는데 어떻게 나올까 궁금하다"고 전했다.

'개소리'에 등장하는 개 '소피'의 목소리는 배정남이 맡았다. 김 감독은 배정남의 캐스팅 이유로 "처음에 중후한 목소리이면서 웃긴 느낌이 나길 원했다. 소피가 거제에 사는 개니까 경상도 사투리를 하는 분들 원했다"고 설명했다. 이순재는 소피와 연기한 과정으로 "일단 개와 친해져야 한다. 그 다음에 전문가가 붙어서 만드는 거다. 개가 영리해서 잘 따라줘서 신통했다. 괜찮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개소리'는 오는 25일 오후 9시 50분 첫 방송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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