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오타니는 2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024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팀의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첫 타석부터 오타니의 안타가 나왔다. 그는 1회 말 선두타자로 등장해 샌디에이고 선발 마이클 킹의 초구 몸쪽 높은 패스트볼을 공략했다. 타구는 우익선상에 떨어진 후 바운드로 담장을 넘어가는 인정 2루타가 됐다. 까다로운 코스였지만 타구 속도 110.4마일(177.7km)의 날카로운 타구를 만들었다.
이로써 오타니는 시즌 95번째 장타(2루타 35개, 3루타 7개, 홈런 53개)를 기록했다. 이는 1930년 베이브 허먼이 세운 다저스 구단 단일시즌 최다 장타 기록(94개)을 넘어서는 새로운 역사였다. 이어 다음 타자 무키 베츠의 내야 땅볼 때 유격수 잰더 보가츠의 송구가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면서 안전진루권을 통해 홈을 밟았다.
이후 오타니는 2회 볼넷으로 출루했지만 득점을 올리지 못했고, 5회 3번째 타석에서는 왼쪽으로 절묘한 코스로 타구를 날렸지만 좌익수 주릭슨 프로파의 다이빙 캐치에 걸려 아웃됐다. 이어 7회에는 좌완 태너 스캇에게 3구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 사이 1-0으로 앞서던 다저스는 역전을 허용했다. 다저스는 2회 초 선발 랜던 낵이 제이크 크로넨워스에게 역전 2점 홈런을 맞으며 경기를 뒤집혔다. 이어 4회에도 보가츠의 적시타와 크로넨워스의 2루타로 3점 차로 벌어졌다.
가장 결정적인 장면은 9회 말 나왔다. 침묵하던 다저스는 상대 마무리 로버트 수아레스를 상대로 선두타자 윌 스미스가 좌전안타로 출루에 성공했다. 이어 토미 에드먼의 우중간 안타로 무사 1, 3루 기회를 만들었다.
번트를 대는 미겔 로하스. /AFPBBNews=뉴스1
이에 로하스는 초구 번트 모션을 했지만 배트를 거둬들였고, 스트라이크 판정이 나왔다. 그런데 2구째는 강공으로 전환했고, 몸쪽 패스트볼을 받아쳤다. 하필 타구는 3루수 매니 마차도의 정면으로 갔고, 직접 베이스를 밟은 뒤 2루로 송구했다. 2루수가 1루에도 송구해 세 명의 선수가 모두 아웃되는 삼중살이 완성됐다.
다저스는 1루 주자의 아웃 타이밍에 대해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다. 하지만 느린 그림에서 에르난데스보다 3루수 마차도의 송구가 먼저 도착한 것이 나왔다. 결국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고, 샌디에이고가 4-2로 승리하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반면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 매직넘버를 지우지 못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경기 후 로하스는 "초구 스트라이크가 나온 뒤 벤치에서 번트 사인이 취소됐다"고 말했고,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 역시 이를 인정했다. 초구 번트 모션이 나오자 샌디에이고가 3루수를 앞으로 내면서 압박 수비를 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결국 결과는 최악으로 돌아왔다.
이에 현지에서는 통렬한 비판이 쏟아졌다. 미국 매체 ESPN의 블레이크 해리스는 자신의 SNS를 통해 "당연히 삼중살을 생각하진 않았겠지만, 초구에 번트 시도를 해놓고 2구째 강공 전환할 이유가 있었을까"라며 "번트를 했으면 오타니가 고의4구로 나가며 만루가 됐을 것이고, 설령 삼진을 당했다고 해도 오타니가 타석에 들어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말 믿을 수 없다(I'm just in disbelief)"고 이야기했다.
오타니 본인도 실망한 듯 보였다. 일본 매체 스포니치 아넥스에 따르면 오타니는 경기 종료 후 14분 만에 옷을 갈아입고 클럽하우스를 빠져나가 귀가했다고 한다.
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