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아 고가 25일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사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조직위원회 제공
리디아 고는 26일부터 29일까지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파72)에서 열리는 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에 출전한다.
2013년 12월 대만에서 열린 스윙잉 스커츠 월드 레이디스 마스터스에서 KLPGA 투어 대회 한 차례 우승 경험이 있는 리디아 고는 다시 한 번 국내대회 우승 도전에 나선다.
리디아 고는 26일 인천 서구 하나글로벌캠퍼스에서 열린 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공식 기자회견에서 "올해 한국에서 치르는 첫 대회다. 오랜만에 한국 팬 앞이라 설렌다. 메인 스폰서 대회라 더 잘하고 싶다"고 뉴시스와 뉴스1이 밝혔다.
리디아 고는 지난 8월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서 두 차례 올림픽에서 은메달과 동메달로 아쉬움을 남겼던 리디아 고는 LPGA 명예의 전당 가입에 필요한 1점을 획득하며 최고의 순간을 누렸다.
이어 LPGA 대회에서도 연이어 우승을 차지하며 시즌 3승을 거뒀다. 특히 지난 23일 LPGA 투어 크로거 퀸 시티 챔피언십 최종일 9타를 줄이며 역전 우승을 차지해 기세가 하늘을 찌르는 상태에서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 출전하게 됐다.
김효주(롯데) 등 참가 선수들로부터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힌 리디아 고는 우승 후 숨 돌릴 틈도 없이 24일 새벽에 한국 땅을 밟았다. 올 시즌 처음 나서는 KLPGA 투어 대회 우승의 가장 큰 과제로 시차 적응을 꼽았다. 리디아 고는 "최대한 빨리 시차 적응을 하는 게 관건"이라며 "이 대회가 끝나고 2주를 쉬기 때문에 나흘 동안 최선을 다해서 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제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리디아 고는 "꿈만 같은 두 달을 보내고 있다. 감사할 일이 많다. 왜 이렇게 좋은 일이 많이 생길까 하는 생각도 든다. 집에 있는 메달과 트로피를 볼 때마다 깨닫는다"며 "리우데자네이루, 도쿄 올림픽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따고 파리에서 금메달을 딸 줄은 몰랐다. 도쿄에서 동메달을 딴 게 하느님의 뜻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동화 같은 스토리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리디아 고(왼쪽에서 3번째)가 대회 기자회견에 참석한 동료선수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조직위원회 제공
2022년 말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아들 정준씨와 결혼하며 '현대가(家) 며느리'로도 불리고 있는 리디아 고는 "언론에서 나를 '현대 가 며느리'라고 표현하지만 난 사실 '현대가의 아들'이라서가 아니라 사람 정준 씨를 사랑하고 존경해서 결혼한 것이다. 좋은 남편과 좋은 시댁을 만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결혼이 그의 인생을 크게 바꿔놨고 이후 커리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리디아 고는 "인생에서 골프가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었다. 하지만 남편을 만나고 골프 외에도 다른 게 있다는 걸 알았고, 골프도 더 즐길 수 있게 됐다"며 "선수가 아닌 사람으로 저를 사랑해 주는 남편이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고 전했다.
시아버지인 정 부회장을 향해서도 "사업으로 성공하신 분이라 배울 게 많다고 생각한다"며 "내가 해외에 살아서 자주 찾아뵙지 못하지만 많이 이해해 주시고 딸처럼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한국 음식을 즐기는 리디아 고는 소울푸드로 월남쌈과 돼지 등갈비를 꼽으며 "최대한 건강식을 챙겨 먹으려고 하는데, 어제는 언니가 좋아하는 치킨과 찜닭을 먹었다"며 "파리 올림픽에서도 전자레인지를 가져가 찌개 같은 음식을 챙겨 먹었다. 또 시합 날엔 시부모님이 제육볶음 도시락 등을 챙겨주셔서 한국 음식을 많이 먹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엔 리디아 고를 비롯해 이민지(호주), 패티 타와타나낏(태국) 등 하나금융그룹 후원을 받는 LPGA 투어 선수들도 나선다. 아시아 골프 리더스 포럼(AGLF)이 주관하는 레이디스 아시안투어(LAT) 시리즈의 하나로 열리는 이번 대회는 출전 선수 108명 중 외국 국적 선수가 16명이나 된다.
2022년 10월 강원도 원주에서 열린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랐던 리디아 고는 커리어 2번째 KLPGA 투어 우승에 도전한다.
리디아 고(왼쪽에서 3번째)가 기자회견을 마치고 동료 선수들과 케이크를 들고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조직위원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