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서호철이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서호철은 15일 NC의 마무리훈련(CAMP 1)이 열리는 창원NC파크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가을야구의 뜨거운 열기를 느껴보니 진짜 좋았다. 그래서 포스트시즌을 가야 잘 끝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NC는 지난해 정규리그 4위로 마감한 후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부터 플레이오프 2차전까지 포스트시즌 6연승을 질주했다. KT 위즈에 플레이오프 리버스 스윕을 당하면서 돌풍은 멈췄지만, NC의 활약은 2023년 가을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그리고 그 출발점에 서호철이 있었다. 그는 두산 베어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0-3으로 뒤지던 4회 말 상대 선발 곽빈에게 만루홈런을 터트리면서 순식간에 경기를 뒤집었다. 이어진 김형준의 백투백 홈런까지 나오면서 5-3 역전에 성공했고, 결국 14-9로 승리하며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올해 포스트시즌도 지켜보고 있다는 서호철은 "KT가 업셋을 하는 걸 보니 작년 우리 팀을 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도 만약에 한 번 더 할 수 있다면 작년보다는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NC 서호철이 2023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4회 말 만루홈런을 터트린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팀이 치른 144경기 중 단 3경기 결장에 그쳤고, 생애 첫 두 자릿수 홈런도 기록했다. 주전 3루수로 나서다 2루수 박민우가 잔부상으로 빠지는 날이면 2루로도 자리를 옮겨 뛰곤 했다.
서호철은 "체력을 어떻게 관리할지 조금은 알 것 같고, 많은 게임을 나가다 보니 경기의 흐름 등을 더 많이 경험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시즌 마지막 경기(10월 1일 롯데전)에서 햄스트링 쪽이 당겼다는 그는 "그때는 '내가 좀 지쳤구나'라는 게 느껴지더라"며 "다행히 마지막 경기였다"고 했다.
1군 데뷔 후 첫 10홈런 고지를 밟은 서호철은 "홈런 타자가 아니기 때문에, 맞자마자 넘어가는 걸 직감하기보다는 라인드라이브로 넘기는 유형이다. 그렇게 하나하나씩 치다가 8개쯤 되니 의식 아닌 의식을 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의식을 하니 홈런이 안 나와서 '내 주제에 무슨 홈런이냐...' 하다가 홈런이 다시 나왔다"며 웃었다.
그렇다고 해서 장타자로 변신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서호철은 "올해는 작년에 비해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하기는 했지만 올해보다는 내년에 감량을 하려 한다"며 "2루수도 해야 하고 다양한 포지션을 해야 하기에 스피드 있는 모습을 보이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홈런은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를 날리면 알아서 따라올 것이다"며 의식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여줬다.
서호철이 지난 9월 24일 잠실 LG전에서 시즌 10호 홈런을 터트린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이제 30대를 눈앞에 둔 서호철은 NC 팀 내에서는 중간 나이에 해당한다. 강인권 전 감독은 그에 대해 "먼 미래를 봤을 때는 서호철이 팀의 리더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특히 올 시즌에는 손아섭(36)과 박건우(34)가 이탈한 후반기에 어린 선수들을 이끌었다. 그는 "나부터 움직여서 밝은 에너지를 주려고 했다"며 "후배들에게 '우리는 젊으니까 패기를 보여주자. 눈치 보지 말고 하자'고 말했다"고 얘기했다.
지난해 와일드카드 결정전의 영웅 서호철은 다시 포스트시즌을 꿈꾸고 있다. 그는 "휴가 기간에 TV로 경기를 보고 있으니 너무 힘들었다. 야구가 너무 하고 싶고, 가을야구에 또 가고 싶었다"며 "내년에는 그 열기와 분위기 속에서 꼭 하고 싶다"고 했다.
올해 창원NC파크는 무려 12번이나 매진되며 총 74만 9058명의 관중을 동원, 창단 후 최고의 기록을 냈다. 끝으로 서호철은 이렇듯 많은 사랑을 보내준 팬들을 향해 "올해 유독 덥고 비도 많이 왔는데 매일 야구장에 찾아주셔서 '끝까지 포기하지 마라'는 말을 해주셨다"며 "덕분에 시즌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고, 내년에는 꼭 가을야구에 가서 팬들과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전했다.
NC 서호철(오른쪽). /사진=김진경 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