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 타점→명품 캐치→실책성 수비', 냉온탕 오간 홍창기 "(수비) 안 좋은 결과, 엘리에 고맙다" [PO3 현장]

잠실=안호근 기자  |  2024.10.17 22:32
LG 홍창기가 17일 삼성과 PO 3차전에서 승리를 거둔 뒤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LG 홍창기가 17일 삼성과 PO 3차전에서 승리를 거둔 뒤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이토록 희노애락이 확실한 경기가 있을까. 홍창기(31·LG 트윈스)가 한 경기에도 몇 차례나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LG는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3차전에서 1-0으로 이겼다.

2연패 후 1승으로 짜릿한 승리를 챙겼다. 임찬규와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 단 2명으로 무실점 경기를 펼쳤고 홍창기가 천금 같은 결승 타점을 올렸다.


홍창기에겐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하루였다. 1회말 안타로 시작했고 3회엔 볼넷까지 얻어냈고 팽팽한 0의 균형이 이어지던 5회말 1사 1,3루에서 좌익수 방면 뜬공 타구를 때려 3루 주자 박동원을 불러들였다.

6회초 수비에선 윤정빈의 대형 타구가 나왔다. 1,2차전에서 8개의 홈런을 얻어 맞았고 다시 한 번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한 타구였다.


홍창기(왼쪽에서 2번째)가 결승 타점을 올리고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홍창기(왼쪽에서 2번째)가 결승 타점을 올리고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그러나 홍창기가 펜스를 등지고 날아올랐고 타구를 낚아챘다. 이날 가장 아찔한 장면이었다. 에르난데스는 홍창기를 기다려 고마움을 표했다.

이후 장면들은 아쉬움이 남았다. 7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영웅의 타구 때 빠르게 뛰어나왔고 몸을 날렸으나 포구에 실패했다. 타구는 뒤로 빠졌고 중견수 박해민이 빠르게 커버를 했지만 김영웅은 3루까지 내달렸다. 에르난데스가 이재현을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워 한숨을 돌렸다.

한 점이 더 필요한 상황에서 맞은 8회말 1사 1루 기회. 홍창기는 유격수 방면 병살타를 때려냈다. 끝까지 긴장감을 놓을 수 없었던 이유이기도 했다.

역사는 승자만 기억하는 법. 홍창기는 결국 해피엔딩을 맞았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홍창기는 수비 실수에 대해 돌아보며 "아차 싶었지만 그게 제일 베스트였다고 생각했고 스타트가 잘 걸렸기 때문에 (다이빙을 하지 않아도) 못 잡을 것라고 생각했다. (박)해민이 형이 뒤에 커버를 잘 와주실 거라고 생각하고 일단 해봤는데 제가 생각한 제일 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홍창기의 희생플라이 때 홈을 파고드는 박동원(왼쪽). /사진=김진경 대기자 홍창기의 희생플라이 때 홈을 파고드는 박동원(왼쪽). /사진=김진경 대기자
이어 "조금 아쉬웠는데 엘리(에이저)가 잘 던져줘서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고마움을 표현할 시간은 딱히 없었고 이기는 게 너무 중요했기 때문에 이따 들어가서 고맙다고 말해야 될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타격감은 준수했다. 결승 희생플라이에 대해선 "1,3루였고 땅볼을 쳐도 3루 주자가 들어올 수 있었다"며 "안타가 나오면 좋겠지만 플라이 하나만 쳐도 들어올 수 있다고 생각을 해서 일단 컨택트를 해보자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윤정빈의 타구를 훔친 점프 캐치에 대해선 "생각보다 타구가 멀리 왔고 처음부터 잡을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 펜스에 붙었는데 펜스 앞에 떨어져서 잡을 수 있었다"며 "잡기 전까지 괜히 글러브 끝에 맞고 넘어갈 수도 있는 타구였기 때문에 끝까지 긴장하면서 잡았다"고 말했다.

예상치 못한 1-0 신승이었다. 홍창기는 " 1-0이 됐을 때 빨리 추가점을 내야 된다고 생각을 했는데 계속 안 풀리다 보니까 '제발 잘 던져줘라'는 마음으로 계속 수비를 했다"고 덧붙였다.

결승타의 주인공에 돌아가는 '오늘의 한 빵!'과 함께 100만원의 상금도 챙겼다. 아찔한 장면도 있었지만 팀 승리로 더할 나위 없는 마무리를 한 하루였다.

홍창기가 '오늘의 한 빵' 상을 수상하고 미소짓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홍창기가 '오늘의 한 빵' 상을 수상하고 미소짓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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