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구 안면 강타→좌완불펜 이탈' 김헌곤이 잘해야 할 이유, "(백)정현이 형 몫까지" [KS1 현장]

광주=안호근 기자  |  2024.10.23 13:45
삼성 김헌곤이 22일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삼성 김헌곤이 22일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데뷔 후 가장 빛나는 포스트시즌을 치르고 있는 김헌곤(36·삼성 라이온즈)에겐 잘해야만 하는 확실한 이유가 있었다. 바로 플레이오프(PO) 직전 자신이 친 타구에 맞고 대열에서 이탈한 절친한 선배 백정현(37) 때문이다.


김헌곤은 22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KIA 타이거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1차전 서스펜디드 게임이 우천 순연된 뒤 취재진과 만나 백정현에 대한 마음의 짐이 있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한 살 차이로 절친한 형, 동생 사이로 지내고 있는 둘이지만 PO를 앞두고 청백전에서 백정현은 김헌곤이 친 타구를 글러브로 막아서려다 오른손 엄지에 맞고 얼굴에 공을 맞았다.


당초 우려를 자아냈던 얼굴 부위의 부상은 천만다행으로 왼쪽 눈두덩이 타박상 소견에 그쳤지만 문제는 손가락이었다. 오른손 엄지가 미세 골절됐고 결국 엔트리에 오를 수 없게 됐다.

올 시즌 부상 여파로 뒤늦게 합류해 선발 로테이션을 지킨 백정현은 필승조 최지광이 부상, 오승환이 구위 저하로 이탈한 상황에서 좌완 불펜 자원으로 가을야구를 준비 중이었지만 또 다른 이탈병이 됐다.


김헌곤은 "저에게는 정신적으로 많이 의지가 되는 동료이자 형이었다. 진짜 많이 놀랐다. 치자마자 뒤가 생각이 안 났을 정도로 바로 마운드로 뛰어갔다"며 "제가 고의적으로 맞춘 건 아니지만 그래도 선수가 다친 걸 보니까 마음이 참 안 좋았다. 그래도 정현이 형은 또 괜찮다고 해줬다"고 다잇 상황을 돌아봤다.

김헌곤이 21일 1차전 6회초 선제 솔로 홈런을 날리고 포효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김헌곤이 21일 1차전 6회초 선제 솔로 홈런을 날리고 포효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이어 "거의 매일 연락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정현이 형의 몫까지 '내가 한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누구보다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LG 트윈스와 PO에서 타율 0.364(11타수 4안타) 2홈런 4타점 맹타를 휘둘렀고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되긴 했지만 1차전 완벽투를 펼치던 제임스 네일을 상대로 주무기인 스위퍼를 밀어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으로 0의 균형을 깼다.


함께 하지 못하지만 백정현은 멀리서도 김헌곤의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하고 있다. "서로 안부 묻고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등 항상 진부한 얘기를 많이 한다"고 밝힌 김헌곤은 "정현이 형은 저에게 명상하라는 얘기를 많이 한다. 서로 그런 걸 공유하고 선수들을 잘 다독여서 잘 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얘기도 했다"고 전했다.

누구보다 친한 사이라는 걸 잘 알 수 있었다. 진지하게 이야기를 이어나가던 김헌곤은 "눈 이렇게 부어 있는 걸 보니까 사실 조금 웃기더라"며 "마음은 안 좋기도 하지만 정현이 형이 너무 유쾌하게 대해준다. 글러브를 안 맞고 바로 눈에 맞았으면 진짜 끔찍했을 것이다. 그런데도 정현이 형이 '그래도 다행이다'라고 얘기를 해줘서 마음이 그래도 조금은 가벼워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PO 2차전에서 연타석 홈런으로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던 백정현. 이날 오후 4시부터 재개될 1차전 다음 타석에서 홈런을 치면 다시 연타석 홈런 기록을 쓰게 된다. 백정현을 위해 그 기록에 도전하는 게 어떠냐는 이야기에 김헌곤은 "정현이 형을 위한 건 이제 이 정도면 됐다"고 웃으며 "팀을 위해서 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헌곤(가운데)이 홈런을 치고 홈을 밟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김헌곤(가운데)이 홈런을 치고 홈을 밟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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