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정한용이 31일 대전 삼성화재전 득점하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정한용은 3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전 삼성화재와 2024~2025 도드람 V리그 남자부 1라운드 홈경기에 아웃사이드 히터로 선발 출전해 서브 5득점, 블로킹 2득점 포함 양 팀 최다인 2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정한용의 활약 속 대한항공은 세트 스코어 3-0(25-21, 25-23, 25-16) 완승을 거뒀다. 2연패에서 탈출한 것은 물론이고 2승 2패, 승점 8로 단숨에 선두로 뛰어올랐다.
아웃사이드 히터 이준과 미들 블로커 김규민의 발목 부상, 요스바니의 어깨 통증, 정강이 부상 여파로 공격이 아닌 수비 전문인 리베로로 뛰고 있는 정지석까지 대한항공은 시즌 초반을 불완전한 전력으로 보내고 있다.
경기를 앞두고도 걱정이 컸지만 서브 에이스만 9개를 작렬하며 삼성화재의 리시브 라인을 흔들었고 그 덕에 손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 홀로 서브 5득점을 기록한 정한용이 단연 중심에 있었다.
스파이크를 준비하는 정한용. /사진=KOVO 제공
지난해 급성장했다. 데뷔 후 가장 많은 36경기에 나섰고 338득점, 공격 성공률도 52.01%를 기록했다. 서브 성공률 또한 0.218로 데뷔 이래 가장 좋았다.
누구나 올 시즌 팀을 대표하는 에이스로 거듭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컵대회에서 부진했고 개막전에서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빠르게 자리를 되찾았다. 지난 23일 수원 한국전력전 19점, 27일 천안 현대캐피탈전 22점, 이날은 3세트 경기임에도 22점을 올렸고 트리플 크라운(서브·블로킹·백어택 각 3득점 이상)에 블로킹 하나가 모자란 활약을 펼쳤다.
경기 후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다른 라인업으로 준비했고 더블 스위치로 준비한 선수들도 잘했다"며 "몇 명 빠져 있지만 그 안에서 잘 준비해 이런 결과가 나와 굉장히 기쁘다"고 만족감을 감추지 못했다.
득점 후 기뻐하는 정한용. /사진=KOVO 제공
트리플 크라운 욕심에 대해선 "트리플 크라운은 생각 안했는데 막판에 블로킹 하나 더 해볼 걸하는 아쉬움은 있었다"면서도 "그래도 빨리 끝나는 게 저에게나 모두에게 좋지 않나"라고 말했다.
주축 선수들이 줄 이탈한 상황에서 시즌 초반부터 정신줄을 꽉 부여잡았다. 정한용은 "주변에서도 시즌 초반부터 주전으로 뛸 것이라고 예상을 했는데 코보컵에서 그런 모습을 보이지 못했고 시즌 초반에도 스타팅으로 시작하지 않아 자신감이 없었다"면서도 "기회가 왔을 때 다시 자신 있는 부분을 하면서 끌어올리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통합 4연패의 원동력은 끊임없는 경쟁이었다. 데뷔 초반 기회를 잡기 어려웠던 이유이기도 했지만 이는 정한용의 빠른 성장을 이끌었다. "동기부여가 많이 되고 형들을 제치려면 리시브나 공격에서도 어중간하면 안 되고 완벽하게 해야 하기에 긍정적인 면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치열한 경쟁시스템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리시브 또한 엄청난 안정감을 보였다. 이날 리시브 효율은 52.17%, 시즌 리시브 효율도 42%로 데뷔 후 가장 좋다. 정한용은 "삼성이 서브가 강한 팀이라 리시브 연습을 했다"며 "리시브가 잘되니 나머지 부분에서도 더 자신 있게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제 선배들의 부상 속에 에이스로 거듭났지만 자신감은 넘친다. "우리가 시즌 초반부터 잘 나간 적이 없다"며 "형들과 초반만 잘 버텨보자는 이야기를 많이 했고 초반 잘 버티고 부상 선수들도 돌아오면 우리의 모습을 되찾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스파이크를 날리는 정한용(왼쪽). /사진=KOVO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