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모신' 이병규 코치도 아웃, 삼성 박진만 감독 "불펜 보강 필요" 바람 이뤄질까

안호근 기자  |  2024.11.01 17:41
지난해 스프링캠프 때 박진만 감독(왼쪽)과 이병규 당시 수석코치.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지난해 스프링캠프 때 박진만 감독(왼쪽)과 이병규 당시 수석코치.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정반대 성향을 가졌고 현역 시절 마땅히 접점이 없었음에도 박진만(48)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직접 이병규(50) 코치를 수석으로 모셔왔다. 그러나 2시즌을 보낸 현재 둘은 작별하게 됐다.


삼성은 1일 "타치바나 1군 타격코치, 이병규 퓨쳐스 감독, 이정식 퓨처스 배터리 코치, 강봉규 육성군 타격코치, 권오준 재활군 코치 등 5명과 재계약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삼성과 3년 총액 12억원에 계약을 맺은 박진만 감독은 부임 후 가장 먼저 이병규 수석코치를 모셨다. 자신보다 선배에 성향도 달랐지만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 하나로 손을 내밀었고 이병규 코치는 연고도 없던 대구에 둥지를 틀게 됐다.


함께 한 첫 시즌 삼성은 8위에 머물렀다. 다소 실망스러웠지만 당장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지 않았고 가능성 있는 젊은 선수들의 성장으로 올 시즌을 더 기대케 했다.

올 시즌 삼성은 상승세를 탔다. 시즌 초반 8연패와 함께 최하위에서 시작했으나 이후 안정을 찾았고 4월말부터는 줄곧 상위권에 머물렀다.


그러나 선두 KIA 타이거즈에 1.5경기 차 2위까지 올랐던 삼성은 6월말 급격히 흔들렸고 5연패에 빠지며 전반기를 마감했다.

지난 5월 이병규 수석코치(왼쪽)가 홈런을 친 이성규를 반기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지난 5월 이병규 수석코치(왼쪽)가 홈런을 친 이성규를 반기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원인을 찾자면 흔들리는 뒷문이 가장 근본적인 이유로 보였다. 김영웅과 이성규 등의 반등에 지분이 있음에도 삼성은 지난 7월 5일 "후반기 팀 쇄신을 위해 코칭스태프 일부 개편 및 보직 변경을 했다"며 이병규 수석 코치와 정대현(46) 퓨처스 감독의 자리를 맞바꿨다.

물론 결과적으로 이후 삼성은 많은 부상 선수에도 불구하고 줄곧 2위를 지켰고 플레이오프(PO)에 직행한 뒤 한국시리즈까지 올라 준우승을 이뤄냈다.


가을야구까지 모두 마치고 바로 선수단 정리에 나섰다. 준우승을 거둔 박진만 감독이 직접 데려온 코치이기에 더욱 눈길이 가는 대목이다. 박진만 감독은 아쉬움 속에 한국시리즈를 준우승으로 마친 지난달 28일 "젊은 선수들이 올해 활약을 해서 신구 조화가 잘 이뤄져 좋은 성과를 냈다"면서도 "작년에도 그랬지만 불펜 쪽에 보완을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1년을 치르면서 장기레이스에선 불펜 쪽에 안정감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느껴졌다. 선발진은 잘 꾸려가면서 활약을 해줬는데 불펜진을 재정비해서 내년에도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과연 삼성 구단에서 박진만 감독의 이 바람에 응답할지에 시선이 쏠린다. 불펜진 보강은 지난해부터 이어온 구단의 숙제 중 하나라고 하지만 '박진만의 사람'이라고 보이는 이병규 퓨처스 감독이 옷을 벗은 상황이기에 더욱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삼성은 지난해 허약한 불펜진으로 인해 리그 최다인 38차례나 역전패를 당했고 신임 이종열(51) 단장은 불펜 보강에 초점을 맞추고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주전 마무리 김재윤(34)과 임창민(39)을 데려왔다. 둘의 영입에 66억원을 썼다.

오승환.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오승환.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291세이브 듀오의 합류와 함께 한국 최고 클로저 오승환(42)까지 있었기에 삼성의 뒷문은 리그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시즌 중반 이후 급격히 힘이 떨어졌고 약점이라는 평가와 함께 가을야구를 맞이했다. 오승환은 구위 저하로 인해 결국 포스트시즌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내년 시즌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도 아직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만약 삼성이 불펜 보강을 하지 않는 선택을 하더라도 그것이 곧 박진만 감독에게 협조하지 않는 것이라고만 해석할 수는 없다. 이미 뒷문에 마무리를 맡을 수 있는 선수가 3명이나 되는 상황에서 김원중(롯데)과 이용찬(NC)은 팀의 주전 마무리를 맡고 있는 선수들이고 노경은(40·SSG)과 우규민(39·KT) 등은 베테랑 선수들이 많은 삼성 불펜진 상황에 잘 맞아떨어지는 선수는 아닐 수 있다.

장현식(29·KIA)과 서진용(32·SSG) 정도에 눈길이 가지만 올 시즌 후반기 필승조로서 역할을 다한 최지광(26)과 가을야구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김윤수(25), 지난해 트레이드 후 드디어 반등한 김태훈(32), 좌완 불펜으로서 활약한 이상민(34)가 있기에 내부 자원 육성에 더 힘을 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내년 시즌에도 '윈나우'를 택한다면 불펜 보강이 필요해 보이는 건 사실이다. 삼성은 올 시즌 '이기거나, 팬들을 열광시키거나'라는 뜻의 'WIN OR WOW'를 캐치 프라이즈로 활용했다. 가을야구 들어서는 이 구호를 'NOW OR NEVER'로 바꿨다.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는 뜻이다.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던 문구였다.

내년이 계약 마지막 해인 박진만 감독으로서는 성적에 욕심이 날 수밖에 없다. 올 시즌 준우승을 맛봤기에 내년 목표는 자연스럽게 우승에 맞춰질 수밖에 없을 터. 이를 위해 직접 공언한 불펜 보강이 절실하게 느껴질 박 감독이다. 과연 구단이 박 감독의 바람을 이뤄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는 스토브리그가 될 전망이다.

박진만 삼성 감독. /사진=김진경 대기자 박진만 삼성 감독.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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