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강연자들
3일 방송된 MBC '심장을 울려라 강연자들'(이하 '강연자들')에는 추성훈이 강연자로 출연해 인생 이야기를 전했다.
이날 추성훈은 "저는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났고 아버지는 재일교포 3세, 어머니는 한국에서 태어나시고, 아버지와 결혼해 일본으로 넘어왔다. 두분 다 어릴 때 결혼했다. 어머니는 스무살까지 한국에서 생활해서 일본어 하나도 못하고, 친구도 없었다. 학생이니까 직장도 못 구하고, 아르바이트 하면서 우리 밥 먹이고, 돈이 모자라서 밥도 제대로 못 먹었다"고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이어 "예전 우리 집이 오사카에서 치안이 나쁜 동네였고, 거기 있는 친구들이 거의 다 야쿠자다. 나쁜 길로 빠지지 않았던 이유가 어릴 때부터 아버지 따라서 유도를 했다. 그래서 나쁜 길로 빠지지 않고, 유도만 바라보고 좋아했다. 중, 고등학교 때도 유도 선수를 활약했지만, 대학 학비가 비쌌다. 오사카 지방에서 유도대회 1등 하면 학비 지원받고 공짜로 대학을 갈 수 있다고 해서 유도 명문학교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 근데 저도, 아버지 꿈도 한국 유도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실업팀에 가려면 한국 국적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한 달에 월급 300만 원을 준다고 해서 현실 앞에서 엄청 흔들렸지만 꿈을 선택하려고 마음먹었다. 그래서 한국으로 가겠다고 했고, 부산시청에 입단했다. 태극마크가 달린 도복을 받을 때 진짜 눈물이 났다"고 밝혔다.
사진=MBC 강연자들
이어 "유도 같은 경우는 일본이 강하다. 제가 일본으로 귀화했다고 바로 국가대표 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귀화 후 1년 만에 일본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일본 국가대표로 출전한 제일 큰 경기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이었다. 익숙한 곳에 일장기가 달린 도복을 입고 있는 거다. 일본 선수촌 밖을 못 나갔다. 근데 결승 상대가 한국 선수였다. 운명이라고 생각했고, '추성훈 좋은 선수인데 정말 아깝네'라는 말이 듣고 싶었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당시 추성훈은 한국 선수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건 바 있다.
그는 "일장기가 가운데에 올라가고, 그 옆에 태극기가 올라가는 모습을 바라보는데 기쁘지만 기분이 이상하더라. 당시에 악플도 너무 많았고, 그렇다고 제가 일본에서 사랑받는 것도 아니었다. 일본에서도 악플이 많았다. 그때 '나는 도대체 어느 사람이야?'라는 혼란이 왔다"고 토로했다.
이어 :유도를 그만두고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아시다시피 이종격투기 선수가 됐다. 한국 경기가 결정됐을 때 사실 하기 싫었다. 부산 아시안게임 이후 쏟아진 악플이 트라우마가 됐다. 근데 경기에만 몰두해서 좋은 성적을 거뒀는데 예상치 못하게 한국 팬들이 열렬하게 응원해줬다"면서 "저는 일본 사람이지만, 제 몸속에 흐르는 피와 마음은 한국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