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승민.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자이언츠 투수진의 '정신적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 구승민(34)이 생애 첫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었다. 몇몇 우려에도 과감히 시장의 판단을 받기로 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5일 "2025년 FA 자격 선수로 공시된 30명 중 FA 승인 선수 20명의 명단을 공시했다"고 전했다.
총 20명의 선수가 신청한 가운데, 롯데에서는 김원중(31)과 함께 구승민이 자격을 행사했다. 두 선수 모두 생애 첫 자격 획득이고, 연봉 순위 등을 감안한 FA 등급에서 A등급을 받았다. A등급 선수를 영입하려는 타 구단은 보상선수 1명(20인 보호선수 외)과 전년도 연봉 200% 또는 전년도 연봉 300%를 원소속팀에 지급해야 한다.
김원중의 FA 신청은 예고된 일이었다. 올 시즌 56경기에서 3승 6패 25세이브 평균자책점 3.55를 기록한 그는 7월(ERA 11.05)에 크게 흔들렸지만, 이외에는 괜찮은 모습이었다. 나이도 많은 편이 아니기에 충분히 타 팀의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선수였기에 당연한 움직임이었다.
다만 구승민은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올 시즌 다소 흔들리면서 기대만큼의 성적을 올리지 못한 데다가, 내년 시즌 종료 후에는 만 35세로 첫 FA 신청을 하면 자동으로 C등급이 돼 보상선수 부담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승민은 과감히 도전을 선택했다.
구승민.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구승민(왼쪽)과 김원중.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2024시즌에는 초반 흔들리면서 4월까지 무려 9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1.94로 무너졌다. 5⅓이닝 동안 17개의 안타를 맞아 피안타율도 0.548로 높았다. 하지만 2군에 다녀온 후 안정을 찾았고, 최종 66경기에서 5승 3패 13홀드 평균자책점 4.84의 기록을 냈다.
구승민은 또한 그라운드 밖에서도 어린 선수들에게 도움을 아끼지 않고 있다. 투수 김진욱(22)은 "조언도 많이 해주시고, 저도 항상 필요할 때마다 찾는 게 승민 선배님이다"며 "꼭 남아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앞서 지난해 부임한 김태형 감독은 취임식에서 "항상 FA 말씀 많이 하시는데, 그 부분은 구단에 필요하다고 말씀드렸고, 구단에서 판단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자리에 참석한 구승민과 김원중을 향해 "당연히 팀에 남아서 저를 도와달라고 하고 싶다. 감독은 선수가 많을 수록 좋고 욕심이 있다"며 "대표님께 필요한 선수라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과연 34세에 처음으로 맞이하는 FA에서 구승민은 어떤 평가를 받게 될까. FA 시장은 6일부터 본격적으로 열리게 된다.
롯데 구승민(왼쪽)이 지난해 10월 열린 신임 감독 취임식에서 김태형 감독에게 꽃다발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