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왜' SD-김하성 애초부터 관심 없었나... LA-류현진과 이렇게 다르다니→그래도 차라리 잘 된 이유

김우종 기자  |  2024.11.06 06:41
김하성이 지난 2월 1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스프링캠프에서 타격 훈련을 마친 뒤 벤치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김우종 기자 김하성이 지난 2월 1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스프링캠프에서 타격 훈련을 마친 뒤 벤치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김우종 기자
김하성의 수비 모습. /사진=샌디에이고 공식 SNS 김하성의 수비 모습. /사진=샌디에이고 공식 SNS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내야수 김하성(29)을 향해 원소속팀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부터 퀄리파잉 오퍼(QO·Qualifying Offer)를 제시하지 않았다. 애당초 김하성에게 뜨거운 관심이 없었던 것일까.


5일(한국 시각) 미국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 따르면 원소속팀으로부터 QO를 받은 13명의 명단이 공개됐는데, 김하성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 2012년 도입된 QO 제도는 FA 자격을 취득하는 선수들에게 원소속팀이 1년짜리 계약을 제시하는 것을 말한다. 금액은 메이저리그 상위 125명 평균 연봉으로 정해진다. 올해 QO 금액은 지난해 2032만 5000달러(한화 약 280억 3000만원)보다 오른 2105만 달러(약 290억 3000만원)로 정해졌다.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기에, 구단은 꼭 필요한 FA 선수에게만 신중하게 QO를 제안할 수밖에 없다. 만약 선수가 QO를 수용할 경우, 해당 연봉을 받고 1년을 뛰면 된다. 이번에는 'FA 유격수 최대어'로 꼽히는 윌리 아다메스(밀워키 브루어스)를 비롯해 강타자 피트 알론소(뉴욕 메츠), 코빈 번스(볼티모어 오리올스) 등이 QO를 받았다.

그동안 메이저리그에서는 2012년 QO 제도를 도입한 뒤 131명이 QO를 받았다. 하지만 그중 QO를 수락한 선수는 13명에 불과했다. 결과적으로 QO를 받을 정도의 대형 FA 선수들은 QO에 만족하지 않고, FA 시장에 나가 평가를 받고 싶어한 것이다.


하지만 QO를 받아들인 선수 중 우리에게 제일 익숙한 주인공이 있었으니, 바로 류현진(현 한화 이글스)이었다. 류현진은 LA 다저스와 6년 계약이 끝난 2018시즌 종료 후 LA 다저스 구단으로부터 QO 제안을 받았다. 그리고 고심 끝에 QO를 받아들였다. 당시 QO 연봉 금액은 1년 1790만 달러(247억원). 그해 총 7명만 QO 제안을 받았는데, 류현진만 수락했다. 당시 그는 QO 수락 배경에 관해 "몸 상태도 그렇고, 모든 면에서 자신 있어서 수락했다. 1년 후 더 기회가 많이 생길 거라 봤다. 제 몸만 괜찮으면 내년이 더 좋은 기회가 될 거라 생각했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현 김하성의 상황과 비슷했다. 2018시즌 류현진은 15경기에서 7승 3패 평균자책점 1.97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다만 사타구니 부상으로 3개월 이상 자리를 비우기도 했다. 결국 부상 이슈라는 불확실성을 가진 상태에서 FA 시장에 나가지 않았고, QO를 수락하면서 1년의 시간을 벌었다. 이듬해 결국 류현진은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8000만 달러의 대형 계약을 맺었다.

김하성은 앞서 8월 19일 콜로라도 로키스와 경기 도중 어깨에 통증을 느끼며 교체 아웃됐다. 당초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부상이 심각하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경기가 올 시즌 김하성의 마지막 경기였다. 김하성은 약 두 달 만인 지난 10월 오른쪽 어깨 관절 와순 수술을 받았다.


김하성. /AFPBBNews=뉴스1 김하성. /AFPBBNews=뉴스1
김하성. /AFPBBNews=뉴스1 김하성. /AFPBBNews=뉴스1
김하성은 2021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당시 샌디에이고와 4+1년 최대 3900만 달러(한화 약 534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4년 2800만 달러(약 384억원) 보장 계약이었다. 그리고 이번 시즌을 끝으로 보장 계약 4년도 마무리됐다. 김하성과 샌디에이고가 2025시즌 상호 옵션을 실행하면, 김하성은 연봉 800만 달러(약 110억원)를 받고 샌디에이고에 잔류할 수 있었다. 하지만 김하성은 이를 거부하고 FA 시장에 나오기로 최종 결단을 내렸다.

그래도 샌디에이고가 김하성을 잡을 수 있는 기회는 있었다. 바로 QO를 제시하는 것. 하지만 샌다에이고는 그런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김하성의 가치를 연봉 2105만 달러보다 낮게 매긴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차라리 잘 됐다고 볼 수 있다. 만약 샌디에이고가 QO를 제시했다면, 향후 김하성을 영입하는 팀은 내년 신인드래프트 지명권을 샌디에이고에 보상으로 넘겨야만 했다. 하지만 샌디에이고가 QO 제안조차 하지 않으면서, 지명권을 내주지 않아도 돼 보상 문제에서 자유로워졌다. 보다 원활한 협상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김하성을 향한 현지 평가는 나쁘지 않다. MLB.com은 김하성을 'QO를 받지 못한 FA 선수 중 주목할 만한 선수'로 선정했다. 김하성은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수비력을 자랑하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다. 유격수와 2루수, 3루수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MLB.com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2025년의 비시즌 기간 포지션별 최고 FA(프리에이전트)를 꼽았는데, 김하성은 유틸리티 부문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지난 4일에는 이번 오프시즌 최고의 FA 선수 25명을 꼽았는데, 김하성은 유격수를 주 포지션으로 하는 FA 자원 중 아다메스에 이어 2위에 자리했다. 과연 김하성의 내년 시즌 거취는 어떻게 될 것인가.

김하성의 수비 모습. /사진=샌디에이고 공식 SNS 김하성의 수비 모습. /사진=샌디에이고 공식 SNS
김하성이 2월 1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스프링캠프에서 타격 훈련에 임하고 있다. /사진=김우종 기자 김하성이 2월 1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스프링캠프에서 타격 훈련에 임하고 있다. /사진=김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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