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주.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자이언츠는 5일 "면담을 통해 내야수 이학주, 오선진, 투수 이인복, 임준섭 4명의 선수에게 방출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중에서 눈에 띄는 이름은 이학주다. 충암고 졸업 후 2008년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컵스와 계약한 그는 한때 트리플A까지 올라갔지만, 부상으로 인해 빅리그에 오르지 못했다. 결국 귀국 후 독립리그 등에서 뛰던 그는 201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삼성 라이온즈의 지명을 받아 KBO 리그 생활을 시작했다.
첫 시즌부터 이학주는 11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2, 7홈런 36타점 43득점 15도루 OPS 0.701의 성적을 올렸다. 투고타저 시즌이었음에도 유격수치고는 준수한 타격을 보여주면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이후로는 점점 기회가 줄어들었다. 2020년 64경기, 2021년 66경기 출전에 그쳤고, 특히 2021년에는 선수단 내규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아 논란이 됐다.
그래도 재능에 대한 기대가 있었고, 2022시즌을 앞두고 롯데로 트레이드됐다. 당시 롯데는 기대주 투수 최하늘과 2023년 신인 지명권(3라운드)을 내줄 정도로 기대를 했다. 그러나 롯데에서도 눈에 띄는 활약은 없었다. 2022년에는 91경기에서 타율 0.207, 3홈런에 그쳤고, 이듬해에는 104경기에 나왔으나 FA 노진혁의 입단으로 122타석 소화에 그쳤다.
이학주.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김태형 감독(왼쪽)과 이학주.
그러나 이후 들쭉날쭉한 기회 속에 타격감이 떨어졌고, 5월 23일 사직 KIA전에서 4년 만에 멀티 홈런을 기록한 걸 제외하면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내야진에 고승민이나 손호영, 박승욱 등이 주전으로 자리를 잡으며 이를 비집고 들어가지 못했다. 결국 7월 12일 사직 KT전 이후 1군 기회는 없었고, 그대로 시즌이 끝나게 됐다. 최종 성적은 타율 0.263(95타수 25안타) 2홈런 4타점 13득점 OPS 0.709였다.
비록 많은 기회를 얻지는 못했지만, 이학주는 지난 2년보다는 나은 모습을 보여줬다. 내년이면 35세가 되기에 나이가 적은 편은 아니지만, 유틸리티 백업으로는 효용가치가 있다. 꼬리표처럼 달렸던 워크에식에 대한 의문부호만 해소할 수 있다면 여전히 타 팀에서 관심을 보일 수 있는 자원이기도 하다.
이학주와 동갑이자 같은 해외파 출신인 김동엽(34)은 올 시즌 종료 후 삼성에서 방출됐지만, 곧바로 키움 히어로즈와 계약을 맺었다. 올 시즌 김동엽은 1군에서 이학주보다도 저조한 성적(8경기 타율 0.111, 0홈런)을 거뒀지만 파워를 인정받으며 새 둥지를 찾았다. 이학주에게는 희망이 될 수 있는 소식이다.
김동엽.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