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 역전패→92억 지출' 그래도 불안한 뒷문, 장현식-김원중 혹은 노경은? 삼성 'FA 영입 경쟁' 참전 준비

안호근 기자  |  2024.11.09 15:07
삼성 마무리 오승환.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마무리 오승환.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가을 드라마'를 써냈던 삼성 라이온즈가 1년 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상황에서 다시 스토브리그에 돌입한다. 불펜 보강에 전력을 쏟아 붓고도 확실한 답을 얻지 못했던 삼성이 다시 뒷문 강화에 힘을 쏟을까.


삼성의 2024시즌은 빛났다. 개막 전 미디어데이에서 누구도 삼성을 5강 후보로 꼽지 않았으나 놀라운 반전드라마로 정규리그 2위,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성과를 냈다.

다만 1년이 지나 스토브리그의 성과를 살펴보자면 쉽게 합격점을 주기엔 부족함이 있었다. 불펜 보강에만 외부 자원에 66억원을 썼고 내부 FA였던 오승환에 2년 22억원, 김대우와 2년 4억원까지 총 92억원을 투자하고도 다시금 불펜 자원을 돌아보게 되는 상황 자체가 삼성의 현실을 잘 보여준다.


지난해 삼성은 61승 82패 1무, 승률 0.427로 8위에 머물렀다. 5위 두산 베어스와 승차는 무려 13.5경기에 달했다.

삼성의 진단은 불펜 불안이었다. 역전패가 38회로 1위였고 이는 최하위에 머문 불펜 평균자책점(ERA) 5.16으로 설명할 수 있었다.


특명을 안고 선임된 이종열(51) 신임 단장은 발빠르게 움직였고 KT 위즈 마무리 김재윤(34)과 4년 58억원, 키움 히어로즈 클로저 임창민(39)과 2년 8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오승환(42)까지 도합 691세이브의 트리오가 결성됐고 삼성의 7회 이후는 걱정할 게 없을 것처럼 보였다.

삼성 불펜 투수 임창민. /사진=김진경 대기자 삼성 불펜 투수 임창민. /사진=김진경 대기자
시즌 초중반까진 기대대로였다. 임창민과 김재윤이 안정적으로 팀의 리드를 지켜냈고 오승환은 세이브를 빠른 속도로 쌓았다. 문제는 생각보다 일찍 발생했다. 5월부터 김재윤이 흔들렸고 임창민, 오승환이 차례로 부진에 빠졌다.

유의미한 수치도 있었다. 오승환은 세이브 2위(27), 임창민은 홀드 2위(28), 김재윤은 홀드 4위(25)에 11세이브까지 수확했다. 조금만 더 자세히 들여다봐도 불안감을 읽어볼 수 있었다.


오승환의 ERA는 4.91에 달했고 이닝당 출루허용(WHIP)는 1.69, 피안타율도 0.321로 높았다. 블론세이브가 8차례, 패전이 9차례에 달했다. 그나마 김재윤과 임창민은 8월 이후 안정감을 찾았고 가을야구에서도 제 몫을 해냈다. 김재윤은 ERA 4.09, WHIP 1.26, 피안타율 0.232, 임창민은 WHIP은 1.66은 높았지만 피안타율은 0.279로 좀 나았고 ERA는 3.98로 가장 낮았다.

이러한 부진 속 역전패는 지난해보다 줄어든 31패였지만 7회까지 앞선 경기에서 승률이 0.853(64승 11패)로 최하위였다. 가장 강력해 보이는 클로저 세명을 갖추고도 7회 이후 리드를 지켜내는데 가장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0.906(48승 5패·8위)보다도 심각했다.

가을야구에서도 불안한 뒷문은 너무도 뼈아프게 다가왔다. 선발 듀오 원태인과 데니 레예스의 역투, 타선의 화끈한 장타를 바탕으로 준우승을 기록한 뒤 박진만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올해 활약을 해서 신구 조화가 잘 이뤄져 좋은 성과를 냈다"면서도 "작년에도 그랬지만 불펜 쪽에 보완을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1년을 치르면서 장기레이스에선 불펜 쪽에 안정감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느껴졌다. 선발진은 잘 꾸려가면서 활약을 해줬는데 불펜진을 재정비해서 내년에도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삼성 불펜 투수 김재윤. /사진=김진경 대기자 삼성 불펜 투수 김재윤. /사진=김진경 대기자
오승환이 시즌 막판 떨어진 구위를 회복하지 못하고 끝내 가을야구 엔트리에서도 제외된 상황이라 내년 시즌 행보에 대해서도 물음표가 남아 있는 상황이기에 더욱 불펜 보강이 절실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불펜 투수 영입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시장엔 우규민(KT 잔류, 2년 7억원)을 제외한 모든 불펜 투수들이 모두 남아 있다. 이 중에서도 눈여겨 볼 투수는 A등급의 김원중(31)과 구승민(34), 노경은(40), B등급의 장현식(29), 이용찬(35), 임기영(31), C등급의 김강률(36), 임정호(34), 문성현(33)이 있다.

김재윤과 같이 적지 않은 금액이 필요하더라도 확실한 성적을 거뒀거나 상대적으로 나이가 젊은 선수에게 투자하는 방식 혹은 임창민처럼 나이가 많더라도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이 아닌 단기간에 팀 승리를 위해 확실히 도움이 될 선수를 영입하는 두 가지 방향으로 접근해볼 수 있다.

전자라면 장현식과 김원중을 꼽을 수 있다. 5승 4패 16홀드 ERA 3.94를 기록한 장현식은 묵직한 빠른 공과 날카롭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로 타자들을 제압할 수 있는 유형이다. 보상선수(25인 보호선수 외 1명) 부담이 A등급보다 적고 올해 연봉도 1억 6000만원으로 보상금에 대해서도 크게 걸림돌이 되지 않아 시장에서 가장 인기 매물로 떠오르고 있다.

김원중은 3승 6패 25세이브 ERA 3.55를 기록한 롯데 자이언츠의 마무리로 커리어는 가장 우수한 투수지만 A등급으로 보상선수(20인 보호선수 외 1명)는 물론이고 연봉도 5억원으로 보상금 부담도 크다는 게 단점이다.

적은 금액으로 불펜을 탄탄히 하기 위한 전략이라면 나이가 많은 게 걸림돌이지만 38홀드로 이 부문 1위에 오르며 건재함을 과시한 백전노장 노경은(연봉 2억 7000만원)과 유리몸 우려가 있으나 2승 2패 1세이브 12홀드 ERA 3.00을 기록한 김강률(연봉 1억 5000만원), 혹은 올 시즌엔 최악의 부진을 겪었지만 통산 173세이브를 수확한 이용찬(연봉 4억원)의 반등 가능에 희망을 걸어볼 수도 있다. 혹은 불펜의 다양성을 따져볼 땐 잠수함 임기영(연봉 2억 5000만원), 좌완 임정호(연봉 1억 3500만원)에 관심을 가져볼 수도 있다.

박진만 삼성 감독. /사진=김진경 대기자 박진만 삼성 감독.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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